단양 가볼만한 곳,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
지난 6월에 단양여행을 와서 방문하지 못한 구인사를 이번에 다녀왔습니다.
구인사는 대한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절이라고 합니다.
언덕과 계곡을 따라 건물이 빼곡히 줄지어 있어 일반적으로 보아온 대한불교 조계종과는 확연히 차이나는 모습이었습니다.
규모가 어마어마하지만 설법보전과 대조사전, 관음전을 제외한 전각이 기도실 내지 대중생활실로 사용하고 있어서 전각을 불공드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조계종 사찰과는 달라 보였거든요.
실제 구인사는 3일 기도를 드리면 한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있어서 많이들 구인사를 찾았고, 이로 인해 절이 번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단양 가볼만한 곳, 천태종 총본산인 거대한 규모의 구인사 전각들과 풍경을 담았습니다.
구인사 제일 꼭대기에 자리한 대조사전
구인사 가는 길, 구인사 주차장과 셔틀버스 등에 대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구인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타면 800여 미터 올라와 구인사 공용버스정류장에 내려줍니다.
단양 구인사 가는 길, 구인사 주차장 및 셔틀버스, 구인사버스터미널 시간표 등
구인사 버스터미널에서 조금 올라오면 소백산 구인사라고 적힌 일주문이 구인사의 시작입니다.
일심을 상징하며 사찰에 들어서기 전에 흐트러진 마음을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구인사는 대한불교 천태종 총본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천태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불교의 종파인 조계종과 천태종, 태고종의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불교 종파에는 조계종, 천태종, 태고종, 화엄종, 법상종, 진각종 등 총 27개가 있다고 함)
불교는 개인의 깨달음을 중시하는 소승불교(동남아시아)와 부처나 보살이 많은 사람을 이끌고 함께 가는 것을 중시하는 대승불교로 나누어지는데,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대승불교 국가입니다.
그리고 대승불교인 우리나라에서 불교를 나누는 방법으로 원효대사에 의해 시작된 선종과 의상대사에 의해 시작된 교종이 있습니다.
선종은 불경을 읽지 않더라도 깨달음을 얻는 것이고, 교종은 불경을 읽어야 깨달음을 찾는 것입니다.
불경을 일어야 하는 건 교종, 읽지 않아도 되는 건 선종이라고 이해하면 편할 듯...
보조국사 지눌(공식적 중흥조는 태고보우)에 의해 선종 중심의 교종을 가미한 조계종이 생겼고,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 교종 중심으로 선종을 가미한 천태종이 생겼습니다.
조계종의 경전은 금강경이며, 천태종의 경전은 법화경이라고 합니다.
조계종은 참선을 위주로 하고, 천태종은 염불을 위주로 합니다.
조계종의 총본산은 서울 조계사이며, 천태종의 총본산은 구인사입니다.
조계종(선종)은 스님 되는 것이 수월하고 사찰을 마음대로 지을 수 있으며, 조계종에 기부하지 않는 한 사유재산으로 인정을 해 줍니다.
중국의 참선 예선 스님이 살고 있던 절의 뒷산 이름인 조계산에서 유래하였으며, 이름만 이곳에서 가져왔을 뿐 종단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우리의 종단입니다.
이에 비해 천태종(교종)은 7년 수행을 잡일을 하며 견뎌내야 스님이 되며 스님의 사유재산 소유는 인정하지 않고 따로 천태종 사찰을 지을 수도 없다고 합니다.
천태종은 우리나라에는 사찰이 많지 않은 편이나 동아시아 불교의 대표적인 종파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에 의해 창종 됐으나 조선시대엔 명맥이 끊어지고 1996년에 구인사 상월스님에 의해 종단을 조직해 전파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태고종이라는 종파도 있는데 한국불교의 전통종단으로 태고 보우국사의 통불교 사상과 원융정신의 실천을 종지로 삼고 있는 한국불교 27종단 중 하나입니다.
태고종의 총본산은 순천시의 선암사입니다.
불교신자도 아니고 불교신자라 하더라도 불교종파를 구분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인 것은 확실하네요. ㅠㅠ
우리나라 천태종의 중창조는 상월스님인데요.
1930년에 중국과 티베트에서 곤륜산, 오대산의 문수도량과 아미산의 보현성지를 순례한 뒤 1945년 소백산 기슭에 초가집을 지은 것이 구인사의 시작(억조창생 구제중생 구인사)이라고 합니다.
이후 1966년에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로 개축하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절로 발전하였습니다.
90년대만 하더라도 구인사 스님들은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 기도 수행하는 철저한 천태종의 가르침을 수행하는 등 기도열이 상당했는데, 지금은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하네요.
구인사 천왕문(사천왕문)
조계사 천왕문은 단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비해 구인사 천왕문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1층은 통행문으로 사용하고 2층에 사천왕이 있습니다/
천왕문 2층에 있는 사천왕
동쪽을 지키는 지국천왕, 서쪽을 지키는 광목천왕, 남쪽을 지키는 증장천왕, 북쪽을 지키는 다문천왕 등입니다.
조계종의 사천왕은 악귀들이 발아래 있는데 비해 천태종 사천왕에는 악귀들은 없네요.
구인사에는 1만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설법보전과 목조 대강당인 광명당, 관음전, 천태역대조사전, 수도시설인 판도암, 설선당, 침식공간인 향적당, 총무원, 대중 수행공간인 인광당, 관성당, 도향당 등 50여 개의 전각이 언덕을 따라 거의 일렬로 세워져 있습니다.
장문당과 인광대라고 적혀있는 건물인데 템플스테이 홍보관, 도서관, 대강당 등을 갖추고 있는 건물입니다.
건물 하나가 정말 웅장하게 느껴집니다.
구인사의 건물 대부분이 불공이 아닌 수행 기도 용도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구인사의 수행 기도 열기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예전에는 기도실인 설법보전의 3층과 4층이 주말마다 가득 차 발 디딜 틈 하나 없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예전보다는 못하다고 합니다.
이날 방문했을 때에도 관광객보다는 기도하러 오는 신자들이 제법 많이 보였습니다.
구인사 템플스테이는 소문난 곳으로 1박 2일 템플스테이 체험하는데 6~7만원이면 됩니다.
아울러 만들기 체험, 사찰 참배, 공양과 오관계, 스님과 차담, 명상과 좌선 등의 특별한 산사체험도 준비되어 있더군요.
구인사 전각들은 계곡 언덕을 따라 지어졌기 때문에 경사진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경사가 있는 부분은 이런 돌들을 45도로 눕혀 조성한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소백산 구인사 전각 안내 및 참배 순서
구인사에서 봐야 할 곳들
홍보관, 석가모니부처님 진신사리탑, 방종루, 5층 설법보전(대웅전), 관음전, 광명전, 대조사전, 역대조사전 등
이들만 관람하는 데에도 1~2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천태홍보관
방문 당시에는 문이 닫혀 있어서 구경은 못했습니다.
구인사 접수실 및 총무원
건물들은 30도 이상의 경사로에 차곡차곡 지어진 느낌입니다.
구인사 3층 석탑
석탑을 세 마리의 코끼리가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네요.
2대 종정 남대충 대종사가 1983년에 인도 기원정사에서 모셔온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고 합니다.
삼보당(좌)과 설법보전(우)
설법보전 법당 입구
5층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벽화가 화려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식당과 문도실 방향 풍경
구인사 설법보전은 만여 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5층짜리 현대식 콘크리트 건물인데요.
구인사 개산조인 상월원각 대조사가 1945년에 지은 초가삼간 터에 1980년에 새로 지은 중심 전각입니다.
설법보전은 일반 사찰의 대웅전 격으로 구인사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입니다.
중앙 석가모니불을 본존으로 한 삼존상과 삼세불탱이 모셔져 있습니다.
구인사의 주법당으로 5층에 법당이 있고 나머지 1~4층은 승려, 일반 신도들을 위한 수행처, 기도실입니다.
설법보전에서 바라본 풍경
건물은 암벽이 있는 곳을 그대로 활용해 전각을 지어서 곳곳에 암벽이 드러나 있습니다.
가공하지 않은 자연석을 주춧돌로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구인사 도향당
식당 건물에는 커다란 항아리들이 있습니다.
구인사 삼보당
구인사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향적당
향적당 앞 선도
구인사 설선당
구인사 관음전은 관세음보살을 본존으로 모시는 건물로 구인사에는 옥석으로 조성한 옥관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리고 뒤에는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으로 중생을 살피고 구제하는 관세음보살의 원력을 의미하는 천수천안도가 모셔져 있습니다.
구인사 광명전
사찰 전각이면서도 내부에 엘리베이터가 있는데요.
원래 엘리베이터가 없었지만 높은 곳을 노약자들이 오르내리기 불편해서 설치하였다고 합니다.
광명전에서는 대법회나 행사들을 봉행합니다.
광명전 계단
구인사 판도암
구인사 제일 위쪽에 자리한 대조사전이 나타납니다.
구인사 대조사전은 건물 전체에 금박 단청을 입힌 것이라고 합니다.
1992년에 시작하여 2000년에 완공한 건물입니다.
구인사는 돈도 많으면서 문화재다운 건물을 만들지 않는다는 세간의 비판에 따라 작정하고 만든 건물이라고 하는데요.
전통건축의 장인들이 참여했고, 안은 지붕까지 트인 통층 구조이나 바깥에서 봤을 때에는 3층 구조의 목조건축물입니다.
목조 3층 건물은 사례가 드물어 국내에서는 국보로 지정된 금산사의 미륵전과 이곳의 대조사 뿐이라고 합니다.
구조는 법주사 팔상전과 닮은 모습이라고 합니다.
대조사전에는 불상 대신 한국 천태종 중창조인 상월원각 대조사의 존상을 봉안한 곳입니다.
구인사 대조사전 앞마당
대조사님 탄신 100주년 법등
아래쪽 구인사 풍경
내려오면서 만난 천태종 역대조사전
천태종의 역사에서 한국과 중국은 사자상승의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고려출신으로 천태 16조에 오른 의통스님을 비롯하여 중국에서 전멸된 천태의 사상을 다시 이은 지관 스님 등의 활약이 대표적입니다.
1층은 스님들의 교육공간인 강원이며, 2층에는 한국의 조사 18명, 중국의 조사 17명의 존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구인사는 1966년 이후에 신축된 건물이라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보지를 못했습니다.
다만 구인사 소개 책자를 보니 국보 2건, 보물 9건, 충북도지정 24건 등의 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천태종 개창조인 대각국사 의천스님(1055~1101)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가 동아시아에 산재되어 있는 역대 고승들의 경전에 관한 논소를 수집, 흥왕사에 교정도감을 성치하고 교장을 간행한 것이라고 합니다.
천태종 종단에서는 오랜시간 동안 정전 수집을 해온 결과 국보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주본, 보물 묘법연화경삼매참법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단양 구인사는 일반적으로 보아 왔던 사찰과는 많이 다른 모습의 사찰이었습니다.
천태종이라는 종단의 사찰이며, 소백산 기슭 계곡을 따라 언덕에 만들어진 사찰이라 구경하는데 다소 힘이 들기도 하였네요.
워낙 많이들 찾는 사찰이며 천태종 총본산이니 한 번은 다녀올만한 사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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