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대 사찰이었던, 산수유가 예쁜 금강산 건봉사의 봄 풍경
강원도 고성에 있는 금강산 건봉사는 거진읍 금강산이 시작되는 초입에 있는 삼국시대 신라의 승려인 아도가 법흥왕 7년(520)에 창건(당시 이름은 원각사)한 사찰로 폐허가 된 후 복원되었지만 그 자리만큼은 15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법흥왕 7년이면 신라가 불교를 공인하기 이전이고 아도 화상은 고구려에 불교를 전파한 승려입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사명대사가 승병들을 훈련시키기도 했으며, 6.25전까지만 해도 설악산 신흥사와 백담사, 양양의 낙산사를 거느렸던 대사찰로 조계종 31본산의 하나였으며, 통도사와 해인사, 송광사와 더불어 전국 4대 사찰로 규모가 상당한 사찰(당시 3,183칸 규모)이었습니다.
1878년 건봉산 화재로 3000여 칸이 소실됐고, 그 뒤 한국전쟁으로 완전 폐허가 된 후 일부 복원되어 지금은 3교구 본사인 설악산 신흥사의 말사로 있습니다.
건봉사 입구의 벚꽃이 만개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건봉사를 방문했는데, 지난주 벚꽃은 피지 않은 상태이고 대신 산수유와 매화꽃이 핀 상태였습니다.
산수유가 예쁜 금강산 건봉사의 봄 풍경을 구경해 보세요.
건봉사 입구인 불이문
한국전쟁으로 건봉사가 폐허가 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남은 것이 바로 이 불이문입니다.
건봉사 불이문은 다른 사찰의 2개와 다르게 독특하게 기둥이 4개이며, 1920년에 세워졌는데 해강 김규진 선생이 적은 글씨입니다.
김규문은 서예의 각체에 두루 능하며 활달한 대필서로 이름을 날린 서예가였습니다.
주차장에 핀 목련(4.6)
서울보다 봄꽃이 7~10일 정도 늦게 파고 있습니다.
건봉사 입구에 있는 연화교
나무로 만들어진 특이하게 생긴 다리입니다.
건봉사에서 꼭 봐야 할 것!
극락전 쪽에 수많은 화마를 피해서 한결같이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300년 된 소나무와 사명대사가 의병들을 훈련시키며 씻고 음용한 냉천약수(장군샘)입니다.
연화교 아래 건봉사 주차장에는 만해 한용운 기념관과 사명대사 기념관이 있습니다.
한용운은 백담사에서 출가했지만, 건봉사에서 안거수행 후 만화선사로부터 전법을 받아 만해라는 당호를 받아 실질적인 출가 본산은 건봉사였으며, 사명대사는 건봉사에 머물며 승병을 훈련시키기도 했고, 승병기 이후에도 왜국에 탈취되었던 통도사의 사리 일부를 찾아 건봉사에 봉안한 이유로 건봉사에 기념관을 건립한 것입니다.
만해 한용운 기념관과 사명대사(사명당) 의승병기념관(고성 건봉사)
건봉사 범종각
건봉사 극락전
건봉사는 최초로 만일염불회를 개최한 우리나라 최고의 염불사찰로 만일회의 효시입니다.
신라 경덕왕 17년(756년)에 건봉사에서 만일염불회(10,000일 동안 염불을 계속하는 모임, 무려 27년 4개월)를 개최한 것이 효시라고 합니다.
신라 법흥왕 7년(520) 아도가 창건하며 원각사라 했고, 758년(경덕왕 17)에 발징이 중건하고 만일염불회를 열었습니다.
그 후 도선국사가 사찰을 중수하여 서봉사라 개칭했으며, 1358년(공민왕 7)에는 나옹이 중수하고 다시 건봉사라 명명했습니다.
1464년(세조 10)에 어실각을 짓고 역대 임금의 원당으로 삼았습니다.
한국전쟁 때 아군 5, 8, 9사단, 미군 10군단과 북한군 5개 사단이 이 일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며 모든 것이 폐허가 되고 말았습니다.
극락전에서 바라본 건봉사 일대 모습
예전의 거대한 사찰은 온데간데없이 아담한 전각 몇 개만이 복원되어 있습니다.
주변엔 온통 산수유가 피어 노랗게 물들어 있습니다.
건봉사로 들어가는 능파교(보물 1336호)
대웅전과 극락전을 연결하는 무지개 모양의 다리인 홍교로 1700년대 초반 숙종대에 만들어진 다리입니다.
이후 대홍수로 붕괴된 것을 영조 25년(1749)에 중수하였고, 고종 17년(1880)에 다시 무너져 장대석으로 축조하여 다리를 다시 구성했다고 합니다.
폭이 3m, 길이가 14.3m, 다리 중앙부의 높이가 5.4m이며, 중앙 부분에 큰 아치를 틀과 좌우에는 장대석으로 축조하여 다리를 구성했습니다.
능파교는 축조연대와 건립자 등을 알려주는 비석이 함께 있어 홍예교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고, 보존상태도 양호해 우리나라 돌다리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현재의 능파교는 2003년 보수하다가 훼손되어 2005년에 복원한 것입니다.
건봉사 능파교 주변 계곡의 산수유
이제 막 피기 시작해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금강산 건봉사의 봉서루
능파교 앞에 세워진 십바라밀석주는 좌우로 158cm의 사각형 석주로, 십바라밀의 도형이 음각되어 있습니다.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조성연대는 1920년대라고 합니다.
십바라밀은 대승불교의 기본 수행법(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 방편, 원, 력, 지)이라고 합니다.
4월 6일의 건봉사 벚꽃 모습
이번주에 방문하면 더욱 화려한 건봉사의 봄 풍경을 맞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건봉사 대웅전
대웅전 석가모니
대웅전에서 바라본 봉서루
대웅전 옆 건봉사 명부전
명부전 내부 모습
대웅전 우측으로 가면 건봉사에서 꼭 봐야 할 첫 번째, 일명 냉천약수인 장군샘을 볼 수 있습니다.
등공대 올라가는 길
예약해서 방문하는 곳으로 758년 발징화상이 정신, 양순 등 수행승 31인과 신도 1,820명의 참여로 아미타 만일염불회를 결성하여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며 만일 동안 신행을 닦았는데 이를 기념하여 세운 비석이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건봉사 장군샘
장군샘은 무색, 무미, 무취의 광천약수로 유명하며 임진왜란 당시 국난극복을 위해 사명대사가 전국의 승려를 모아 건봉사에서 훈련시키며 이 물로 씻고 음용케 하여 질병을 퇴치했다고 전해집니다.
지금도 수질검사를 하고 있는데 적합인 상태로 시원하게 물 한잔 마시고 왔습니다. ㅎㅎ
대웅전에서 능파교를 건너 적멸보궁과 소나무를 보러 이동합니다,.
양지바른 곳의 벚나무는 이제 벚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템플스테이하는 아래쪽에도 능파교에 세워진 십바라밀석주가 있습니다.
건봉사에서 꼭 봐야 할 두 번째, 건봉사 왕소나무
수많은 화마를 어떻게 이겨내고 300년을 한 자리에 이렇게 늠름하게 살아남은 소나무입니다.
건봉사 산신각
건봉사 적멸보궁 가는 길
건봉사 적멸보궁
건봉사에 봉안된 석가모니 부처님 진신치아사리는 신라 지장율사가 선덕왕 5년(636)에 중국 오대산에 건너가 문수보살전에 기도 끝에 얻은 진신사리 100과 중 일부입니다.
지장율사는 643년에 귀국해 통도사, 월정사, 법흥사, 정암사, 봉정암 등 5대 적멸보궁에 나누어 봉안했으나 임진왜란 때 왜군들이 통도사에 난입해 사리를 탈취해 갔고 사명대사가 1605년 일본으로 건너가 되찾아왔습니다.
사명대사는 통도사 금강계단을 중수하여 봉안했고, 1724년(경종 4) 건봉사에 사리탑을 세워 이 진신치아사리를 다시 봉안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은 1986년 사리탑이 도굴되면서 알려졌는데요.
당시까지만 해도 건봉사는 민통선 안에 있어 일반인 출입이 어려웠고 그만큼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도굴을 당하고 만 것입니다.
이후 도굴범들로부터 12과 중 8과의 사리를 회수하였고, 3과를 적멸보궁 사리탑에 봉안했습니다.
적멸보궁 옆 독성각
독성각 내부
가장 우측이 부처님 사리가 모셔진 보궁치아사리탑이며, 그 옆 작은 비석은 석가여래치상입탑비, 그리고 그 옆 조금 큰 비석이 석가여래명아탑봉안비입니다.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이 통도사에 난입해 금강계단에 있는 사리를 탈취해 가져 갔는데요.
1605년 사명대사가 일본에 건너가 되찾아 왔다고 합니다.
당시 사명대사는 통도사 금강계단을 중수하여 사리를 다시 모시고, 그 가운데 12과를 나누어 건봉사에도 봉안했습니다.
매화꽃도 이제 피기 시작하네요.
예전엔 전국 4대 사찰이란 거대한 사찰이라고 하는데, 그때의 모습을 잃어버려 아쉬운 곳이었습니다.
대신 그때의 영화로운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아담하고 풍경이 예쁜 사찰이라 고성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관광지이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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