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예쁜 남한산성 산행 (마천역-서문-수어장대-남문-산성역)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는 지난 주말,
단풍구경도 하고, 가을산행도 즐길 겸 해서 남한산성을 찾았습니다.
(11월 3일 남한산성 단풍현황)
남한산성은 예전에 자동차로 드라이브하면서 남한산성행궁 쪽만 잠시 다녀온 것 외에는 가본 적이 없었는데요.
이번에 4시간 가량 산행하면서 단풍도 실컷 보고, 산행까지 즐겁게 다녀왔네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남한산성의 가을풍경 여행으로 떠나볼까요?
제가 다녀온 남한산성 등산코스는
마천역 - 성골마을 - 서문 - 수어장대 - 남문 - 산성역(버스이용)
남한산성은 한양도성의 방어를 위해 쌓은 산성으로 경기도 광주시 산성면 일원에 있습니다.
한양도성 북쪽에 있는 산성은 북한산성, 남쪽에 있는 산성을 남한산성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 발굴조사 결과 8세기 중반에 조성된 성벽과 건물터 등이 확인되어 통일신라시대의 주장성의 옛 터 였을 거라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1963년에 사적으로 지정되고, 2014년 6월 22일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남한산성을 산행하는 코스는 10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마천역에서 가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5호선 종점 마천역에서 남한산성 올라가는 방법
1) 마천역 1번출구로 나감
2) 1번 출구로 나와 좌측으로 올라가세요
(하늘산성교회, 세븐일레븐이 있는 골목)
3) 200여미터 가면 삼거리에서 우회전
4) 100여미터 가면 버스가 다니는 큰 길이 보임(거여삼거리)
5)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직진,
위 사진이 걸어가는 방향 거리모습
6) 3~400여미터 걸어가면 버스 종점과 만남의 장소가 보입니다.
7) 이곳을 지나면 성골마을 출발점입니다.
남한산성 도립공원 등산안내도 입니다.
남한산성 등산코스는 총 10코스가 있습니다.
마천역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1코스로 산성암-연주봉옹성-북문-동장대지-정상의 6.4km코스입니다.
우리는 마천역에서 출발해 서문과 남문을 거처 내려왔는데요.
아이가 동반한다면 거꾸로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서문으로 올라가는 길이 계단 등이 많아 험하고, 남문에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오기가 불편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산성은 작년에 개봉한 남한산성이라는 영화로 더욱 많이 알려진 곳이죠.
1636년 인조 14년에 발생한 병자호란,
쇠퇴해 가는 명을 위해 대의를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신흥 강국으로 떠오른 후금의 청나라의 요구를 따를 것인가?
새로운 군신관계를 요구하는 청의 요청을 척화로 맞서자 청이 병자호란을 일으켰는데요.
청과의 화친을 주장하는 이조판서 최명길과 청과 맞서 싸워 대의를 지키자는 예조판서 김상헌의 주장을 다룬 영화입니다.
결국은 인조가 남한산성까지 피신해 왔으나 굴욕적으로 군신관계의 형제동맹을 맺고 일단락되는데요.
인조는 죄인의 신분으로 청나라 황제 앞에서 삼배구고두(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행위) 라는 굴욕을 당하게 된 곳이 바로 남한산성이네요.
성골마을 출발점으로 진행하는 골목인데요.
식당과 등산복을 판매하는 상가가 올망졸망 모여 있습니다.
이곳이 등산코스 시작점입니다.
남한산성 입장료는 2007년부터 폐지되었고, 대신 남한산성행궁은 관람료를 받고 있습니다.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 그 외 무료)
그리고 남한산성 주차요금이 이번에 오른 듯 합니다.
하루 1,000원에서 평일에는 3,000원, 주말에는 5,000원으로 올랐네요.
가을이 한창이라 남한산성 곳곳에서는 예쁜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첫번 째 갈림길
우익문인 서문과 수어장대로 가는 방향
우리는 우익문으로 향했습니다.
남한산성 등산코스 중간 중간에는 남한산성과 관계된 내용이 정리되어 있어서 읽으며 오를 수가 있습니다.
옛날에는 밥을 해 먹거나 난방을 위해서 나무를 하는 일이 일상이었죠.
석탄과 가스, 석유가 나오면서 나무를 하는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것이 1970년대라고 합니다.
중간 중간 빨갛고 노란 단풍이 힘겨움을 덜해 줍니다.
마천역에서 서문까지 거리는 약 2.3km이고,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정도 잡는데 딸 아이랑 같이 가다보니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됐습니다.
마천역에서 서문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렇게 가파른 계단이 주로 많이 있습니다.
참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 있습니다.
마천역에서 남한산성 서문 방향의 단풍은 이런 정도의 단풍이라 그리 예쁘지 않습니다만, 서문이 있는 곳과 수어장대, 남문으로 가는 길이 단풍나무가 많아 상당히 아름다웠습니다.
높은 하늘이 가을임을 알려주는 듯 하네요.
남한산성에는 호랑이에 대한 설화도 있는데요.
산성리의 '길 안내하는 호랑이' 설화에서는 수호신인 이희 장군의 사당까지 길을 잃은 마을 사람들을 안내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일제는 1915년부터 1942년까지 대형 동물을 제거하면서 이때 남한산성에서의 호랑이도 사라졌다고 합니다.
바위 위에서 잠시 휴식
지속적인 오르막 계단이 많아 생각보다 힘이 들 수도 있습니다.ㅎㅎ
1시간 넘게 걸려 드디어 우익문인 남한산성 서문에 도착했습니다.
남한산성에는 동서남북 4곳의 성문이 있습니다.
동문은 좌익문, 서문은 우익문, 남문은 지화문, 북문은 전승문이라고 하죠.
마치 한양의 4대문처럼 한양도성의 문 이름과 비슷합니다.
남문인 지화문은 가장 크고 넓으며, 서문인 우익문은 가장 작은 규모의 문으로 산성을 처음 쌓았을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문은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하기 위해 세자와 함께 남한산성을 나간 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암문(비빌의 문)은 16곳이 설치되어 있는데 우리나라 산성 중 가장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서문에서 북문으로 향하는 성의 바깥모습
남문으로 향하는 성벽 모습
이곳에서 만나는 두 번째 갈림길
수어장대, 일장천약수, 남문으로 가는 방향
북문으로 향하는 길 등입니다.
서문에 머물다 마천역으로 그냥 내려갈까 하다가 수어장대도 들리고 싶고, 남문이 생각보다 멀지 않아 남문까지 가서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서문으로 들어서니 큰 은행나무가 우리를 반깁니다.
남한산성 서문엔 단풍나무가 제법 있어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성 주위에 있는 단풍나무
서문에서 바라본 아래 쪽 풍경
고운 자태의 단풍나무
조금 올라가니 매탄터가 나옵니다.
지름 5미터, 깊이 1미터 정도의 구멍이 파여 있는데 이곳에서 목탄을 태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남한산성 서문 북동쪽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산허리에는 누런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아래쪽 공기는 미세먼지가 많은지 시야가 많이 가려져 있어서 아쉽습니다.
저 멀리 롯데월드타워가 독보적으로 보입니다,
공터 공사 중인 곳은 위례신도시 개발지인 듯 보이네요.
날씨가 맑으면 전망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남한산성에는 소나무도 제법 있고, 보존하고 있는데요.
소나무 자태가 정말 멋있기도 합니다.
서문 쪽에 빈 공간도 있고, 테이블이 몇 개 있어서 자리에 앉아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미리 준비한 김밥과 마천역에서 산 장수막걸리
그리고 귤과 고구마 등으로 간단히 점심으로 먹었는데 꿀맛이 따로 없네요.
막걸리를 사 가지고 간 것은 탁월한 선택입니다,ㅎㅎ
물론 산에서 과음은 피해야겠죠?
오후 2시 쯤 되자 주위가 시끄러워지길레 이동했습니다.
왠 상감마마 복장의 연기자들이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남한산성을 사수하자'라는 공연인데요.
서문에서 수어장대 구간에서 병자호란 당시의 상황극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공연은 서문에서 시작하고, 걸어서 이동하면서 수어장대 중간 지점과 수어장대에서 마지막으로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이동하는 동선과 동일해서 세 곳에서의 공연을 모두 보게 되었네요.ㅎㅎ
수어장대 가는 길목 중간에서는 김상헌 대감을 위로하는 무희의 아름다운 한국무용 공연이 있었습니다.
수어장대 근처의 소나무 모습
수어장대 앞에 있는 단풍나무
다시 걸어서 남한산성 수어장대에 도착했습니다.
수어장대는 한양 남쪽의 상비군인 수어청이 있는 곳입니다.
남한산성 방위의 총사령관인 수어사는 조선시대 군사제도인 5군영 제도 중 하나인 수어청의 수장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인조가 최명길과 김상헌의 주장 중 어느 것을 다를 것인지 고민하는 장면의 연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어장대 모습
우측은 무망루라고 하는데 병자호란 때 인조가 겪은 시련과 8년 간 청나라 심양에 볼모로 잡혀갔다가 귀국 후 북벌을 꾀하다 승하한 효종의 원한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영조가 이름지은 것이라 합니다.
리대통령 각하 행차 기념식수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이 다녀간 후 기념석을 세운 듯 합니다.
공연에 이어 등산객들끼리의 즉석 게임이 이루어졌습니다.
최명길과 김상헌 대감의 주장 중 누구의 말에 따라야 하는 것인지 편을 나누어 등산객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게임을 했답니다.
결국은 명에 무릎을 꿇고, 훗날을 도모하자는 최명길 팀이 승리~
남한산성을 사수하라는 앞으로 16년간 매년 내용을 달리해서 공연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수어장대에서 남문으로 가는 길은 평탄하고 넓어서 이동하기가 편합니다,
그리고 곳곳에 단풍나무의 형형색색 모습을 감상하며 갈 수 있어서 좋답니다.
남한산성 암문입니다.
암문은 적의 관측이 어려운 곳에 설치한 성문으로 남한산성에는 총 16개가 있다고 합니다.
남문으로 내려가는 길
칼 쓴 십자가
천주교 비극의 역사, 남한산성
남한산성 성지 내부에는 순교자들이 옥에 갇혀 있을 때 쓰고 있던 칼이 채워져 있는 독특한 십자가상이 있습니다.
신유박해 때 남한산성에서 첫 순교자가 발생하는데, 천주교 신자가 잡히면 남한산성 포도청으로 이송되어 감금되었다고 합니다.
남문에 거의 도달해 가는 지점,
남한산성행궁이 보입니다.
드디어 도착한 남한산성 남문인 지화문
남문은 남한산성 정문에 해당되는 성문으로 4개의 성문 중 가장 크고 웅장합니다.
서문에서 남문까지 2킬로미터 정도로 30분 조금 넘게 소요됩니다.
병자호란 때 인조가 가장 큰 정문인 지화문(남문)을 통해 들어왔으나, 청나라에 항복하러 갈 때에는 가장 작은 문인 우익문(서문)으로 나갔다고 하니 왠지 씁슬해집니다.
남문에서 바라본 모습
남한산성행궁으로 가는 길
돌탑도 보입니다.
남문 아래쪽에 있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는 느티나무
거대한 고사목도 보입니다.
바깥쪽으로 내려가면 8호선 산성역이 나오는데 남문에서 거의 5킬로미터 정도 되더군요.
다리가 조금 아파서 더 이상 걷는 것은 포기.
남한산성행궁 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산성역으로 내려갔습니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아 버스 타는 것도 너무 힘들더군요.
오랜만의 가을 산행을 한 듯 합니다.
남한산성의 단풍도 어느 곳 못지않고 예쁘네요.
단풍을 조금이라도 보려면 서둘러야 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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