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꽃, 별이 지나' 후기(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영등포아트홀)
지난 주말 영등포아트홀에서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20주년 퍼레이드 세 번째 작품인 연국 '꽃, 별이 지나'가 열렸습니다.
두 달전 영등포아트홀에서 기획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재빨리 예약(영등포구민 30% 할인), 제일 앞 좌석을 선점해서 관람했네요.
영등포아트홀에서는 지난 5일 2시와 6시 두 차례 열렸고, 전 두 번째 공연인 오후 6시였는데요.
탤런트 진선규와 이희준, 고보결, 트와이스의 정연, 연극배우 최미령 등 빵빵한 출연진으로 시작부터 기대한 작품이었습니다.
연극 꽃, 별이 지나 정보
러닝타임 100분
관람연령 중학생 이상
출연 아래 출연진 참고
작, 연출 민준호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
연극 '꽃, 별이 지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픈 선택에 대해서 인지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힌트를 주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꽃으로 태어나 별이 된 사람들과 아픈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위로와 치유를 선사하는 차원으로 제작한 연극입니다.
여기에 탄탄한 대본과 더불어 ‘간다’ 특유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작품입니다.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공연계에서 흔히 '간다'로 줄여 부르는 극단으로, 마음 맞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연극을 만들자는 취지로 만들어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2004년 작가 겸 연출가인 민준호와 단원들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시절 100만 원을 지원받아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작품에 평강공주의 시녀로 김지현이, 야생소년으로 진선규가 출연한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만들었는데요.
쉽고 재밌으면서 특별한 무대장치가 필요치 않아 지역 연극제, 학교 등의 공연 요청이 잇따랐고,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오는 게 아니라 공연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간다는 의미에서 단체 이름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라고 붙였다고 합니다.
진선규, 김지현, 이희준, 오의식, 정연, 양경원 등이 대표적인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출신의 배우들이라고 합니다.
"우리 모두 누군가한테
사랑을 건네고, 마음을 건네고,
그러다가 아프기도 하고.
그렇게 다 이별할 때가 있는 거야"
연극 '꽃, 별이 지나'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극단 창립 20주년을 맞아 '템플', '그때도 오늘'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인데요.
지난 2022년 성수아트홀에서 약 일주일 간 ‘사랑의 형태’라는 제목으로 공연된 바 있고, 이번 공연은 더욱 탄탄하고 완성도 있는 대본과 함께 대폭 수정되었다고 합니다.
지난 6월에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공연을 시작으로, 8월 세종예술의 전당에 이어 이번 영등포아트홀 공연이 세 번째입니다.
앞으로 간다의 대표작 '나와 할아버지' '뜨거운 여름'도 계획돼 있다고 합니다.
연극 '꽃, 별이 지나' 줄거리
제주도에서 꽃집을 하고 있는 미호는 오늘도 창문을 활짝 열고, 춤을 추며, 아침을 맞이한다.
친구 희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꽃을 만들려는 그녀에게 떼어내고, 털어내도, 보고 싶지 않아도 자꾸만 생각나고, 계속해서 보이는 두려움이자 과거의 인물들이 함께한다.
아픈 기억들을 하나하나 다시 마주하려는 미호는, 꽃에 비유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녀의 이야기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만화 같았던 희민과 지원의 사랑 이야기, 오빠에게 떠넘겼던 치매 할머니의 병간호, 그리고 엄마의 죽음까지...
제주도의 어느 꽃집에서 미호가 만들어간 꽃은, 어떤 모습으로, 어떤 향기로 희민의 손에 쥐어져야 하는 걸까?
'꽃, 별이 지나'는 간다의 다양한 시도를 종합한 작품입니다.
부모와 사랑하던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입은 지원과 그를 짝사랑하는 희민의 이야기,
치매 할머니를 돌보는 정후의 이야기,
그리고 희민의 친구이자 정후의 동생으로 이들의 아픔을 나누지 못해 부채감을 느끼는 미호의 이야기로 구성됩니다.
짝사랑 상대를 앞에 두고 머뭇거리고 실수를 연발하는 희민과 지원의 이야기는 '그 자식 사랑했네'처럼 연애 감정을 일깨우고, 치매 할머니를 돌보는 정후의 이야기는 '나와 할아버지'류의 가슴 따뜻한 감동을 전하며, 지원의 심리를 앙상블의 마임과 춤으로 표현한 점은 신체극 '템플'을 떠올리게 합니다.
연극 '꽃, 별이 지나' 출연진
(빨간 사각박스는 공연관람 당시 출연배우)
강아지 다루와 함께 제주도에서 꽃집을 경영하는 미호 역은 김지현과 정연의 더블캐스팅
김지현은 한예종 출신으로 극단 간다 소속이며, 드라마 ‘D.P 시즌 2, 갯마을 차차차, 녹두꽃, 공작도시 등’, 뮤지컬 ‘일 테노레, 그날들, 김종욱 찾기 등’, 영화 '더 박스, 파일럿' 등 매체와 공연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연극, 뮤지컬, TV, 영화를 넘나드는 배우입니다.
정연은 뮤지컬 ‘사의 찬미, 해적’ 등을 통해서 인상 깊은 연기와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 뮤지컬 배우이며, 영화 '아이캔 스피크',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혼례대첩'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미호 역의 정연은 섬세하면서도 감정이 묻어나는 연기로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잘 표현해 내,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미호의 오빠이며, 홀로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고 있는 정후 역은 진선규와 김설진의 더블캐스팅
진선규는 한예종 연기과 출신으로 영화 ‘외계+인 2부, 공조2, 극한직업 등’,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킹더랜드, 빈센조 등’을 비롯해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깊은 연기 내공을 가진 배우로 ‘간다’의 원년 멤버 중 한 명이며 4년 만에 극단 작품에 출연했다고 합니다.
김설진은 한예종 무용과 출신으로 안무가이자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2017년 드라마 흑기사에 출연한 이후부터 배우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꽃, 별이 지나에서 안무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정후 역의 진선규는 특유의 강렬한 존재감과 완벽한 감정 이입으로 무대를 장악하며, 캐릭터의 고뇌와 갈등을 생생하게 전달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정후와 미호의 외할머니 역에는 최미령과 이다아야가 연기합니다.
최미령은 청주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연극 ‘템플’, ‘복길잡화점’에 출연한 배우이고, EBS1의 모여라 딩동댕에서 레드문, 아차로 활동하고 있는 연극배우입니다.
이다아야는 한예종 연기과 출신으로 ‘사랑의 형태’에 출연했던 연극배우입니다.
할머니 역의 최미령은 세대를 초월한 따뜻한 인간미를 발산하며, 가족 간의 애정과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내어 무게감을 더했는데요.
유연한 몸놀림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고 있더군요.
미호의 친구이자 지원의 남자친구 희민 역은 이희준과 김대현이 맡았습니다.
이희준은 한예종 출신으로 드라마 지배종, 살인자 ㅇ난감, 빈센조, 전우치 등’, 영화 '핸섬가이즈, 남산의 부장들, 마양왕 등'을 비롯해 공연과 예능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기자입니다.
김대현은 뮤지컬 ‘이솝이야기, 해적, 아랑가 등’ 등을 통해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뮤지컬, 연극배우입니다.
희민 역의 이희준은 진지하면서도 코믹한 요소를 자연스럽게 결합한 연기로 관객들의 몰입을 도왔고, 그의 감정 변화가 극의 흐름을 잘 이끌었습니다.
미호의 친구이자 희민의 여자친구인 지원 역은 고보결이 맡았습니다.
고보결은 드라마 ‘성스러운 아이돌, 아스달 연대기, 마더 등’에 출연한 바 있고, 최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에서 최나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바 있는데요.
너무 예쁜 모습에 마음을 뺒길 정도...
지원 역의 고보결은 섬세한 감정 연기와 다채로운 표정으로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표현해 내, 이야기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영등포아트홀
옛 영등포구민회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2009년에 개관한 복합문화센터로 영등포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꽃, 별이 지나는 영등포구민에겐 30% 할인으로 선보였습니다.
오늘의 캐스팅
미호의 정연, 정후의 진선규, 할머니의 최미령, 희민의 이희준, 지원의 고보결
모두 연기파 배우라 믿고 보는 연극임에 틀림이 없었습니다.
꽃, 별이 지나는 특별한 세팅 없이 고정된 무대로만 진행이 되었습니다.
90분이 넘자 연극은 모두 끝났습니다.
연극 꽃, 별이 되나는 꽃으로 태어나 별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데요.
어머니의 죽음과 치매 할머니 등 가족으로 인한 상처를 가진 미호는 강아지 다루와 제주도에서 꽃집을 하며 살아가고, 그의 오빠 정후는 치매 할머니를 보살피며 살아갑니다.
미호의 친구 희민은 미호의 친구 지원을 짝사랑하다 고백하며 사귀기 시작합니다.
미호가 제주도로 떠나기 전 엄마와의 이별, 치매 할머니와의 상처에 대한 회상, 할머니의 죽음까지 아픔을 풀어 나가고요.
희민은 지원을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 아픔 등을 통해 크고 작은 오해로 틀어진 이들이 마지막에는 화해하며 마무리되는 이야기로 구성됐습니다.
1열에서 관람해서 배우들의 표정부터 숨소리까지 들으며 관람했는데요.
진선규와 이희준, 고보결 등의 연기파 배우들과 연극배우들의 하모니가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연극이었습니다.
재미와 감동까지 갖춘 연극 '꽃, 별이 지나'
아마추어 배우로 연기하는 대학로 연극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이었고요.
모처럼 재미와 감동, 잔잔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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