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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북권 여행

북악산 한양도성 성곽길 산행(와룡공원 ~ 창의문)

by 휴식같은 친구 2017.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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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산 한양도성 성곽길 산행(와룡공원 ~ 창의문)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한양도성 성곽길북악산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2년 전에 큰 마음먹고 북악산을 가려고 나왔는데 일행 중에 한 명이 신분증이 없어서 삼청동으로 그만 내려온 일이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가 딸아이가 산에 가고 싶다고 해서 늦은 오후에 부랴부랴 도시락 싸들고 다녀왔습니다.

사무실이 안국역 근처라 주차하고, 안국역에 가서 마을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한양도성은 조선왕조를 개국한 태조가 즉위 후 한 달도 못되어 한양천도 계획을 명하게 되죠. 태조 4년(1395년)에 경복궁, 종묘, 사직단이 건립되자 곧바로 정도전이 수립한 도성 축조계획에 따라 한양도성을 수축하기 시작했습니다.

18.8km의 성곽을 농한기인 겨울(1396년 1~2월)에 49일동안 12만여 명을 동원해 대부분 완공하고, 가을 농한기인 8, 9월 49일 동안 8만여 명을 동원해 못다 쌓은 동대문 구역을 완공하고 4대문과 4소문을 완공했다고 하니 그 옛날 공사속도가 어마어마했네요.

 

이후 숙종 30년(1704년)에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북한산성까지 쌓아 도성의 방어체제를 정비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들어서면서 숭례문과 흥인지문 좌우의 성벽이 끊기고 서대문과 혜화문(동소문)이 헐리는 수난을 겪었지만 현재까지 18.6km 중 13.5km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한양도성은 총거리가 18.6km로 네 코스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코스는 혜화문에서 창의문까지의 북악산 구간으로 5.3km, 

2코스는 광희문에서 혜화문까지의 낙산코스로 3.2km, 

3코스는 숭례문에서 광희문까지의 남산구간으로 5.4km, 

4코스는 창의문에서 숭례문까지의 인왕산구간으로 5.3km입니다.

 

 

우리는 북악산 1코스로 와룡공원에서 창의문까지 3.5km  정도를 걸었는데 구간 중 제일 높은 산이고 계단이 너무나 많은 구간입니다.

"와룡공원 ~ 말바위전망대 ~ 말바위안내소 ~ 숙정문 ~ 백악곡성 ~ 청운대 ~ 1.21사태 소나무 ~ 백악산(북악산정상) ~ 백암쉼터 ~ 창의문"

 

또한 이 구간 중 말바 위안 내소부터 창의문까지는 반드시 신분증이 있어야 등산하실 수 있습니다.

북악산 아래 청와대가 있어 수방사의 군사지역이기 때문이죠.

이 구간은 그동안 통제되다가 10년 전부터 시민에 개방된 구간이랍니다

 

안국역 2번 출구 앞에서 와룡공원으로 가는 마을버스 종로 02번을 타고 이동합니다.

우리가 안국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5분 정도인데 마을버스엔 손님들이 제법 많습니다.

그리고 말바 위안 내소에서 4시가 마감이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네요.

 

마을버스를 7분 정도 타고 가서 '성균관대 후문, 와룡공원'에서 하차합니다. 여기서 5분 정도 걸으면 와룡공원이 나옵니다.

 

우측으로 가면 혜화문과 낙산으로 가는 구간이고 좌측으로 가면 북악산으로 가는 코스입니다. 낙산구간은 서울 전망이 좋고 경사가 높지 않아 두어 번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4시가 되기 26분 전 정도, 마음이 급해지네요. ㅎㅎ

 

오래된 한양도성 성곽길, 하단의 돌부터 상단까지 많은 세월 동안 허물어지고 새로 쌓기를 반복했다 합니다. 조선 태조 때 만들어지고, 숙종 때 보수를 하고, 그리고 근대 들어 일부 복원을 거친 역사가 깊은 한양도성의 성곽 길입니다. 

외곽에서 성으로 올라가는 높이가 제법이라 외적이 침입해도 끄떡없을 것 같은 방어막입니다. 하긴 왕의 궁궐이 있는 곳인데 이 정도는 돼야겠죠?

 

 

말바 위안 내소까지 700미터라고 적혀 있는데 잘못 적혀 있는 듯합니다. 중간쯤 가면 성곽길을 막아놔서 우회로를 가야 하는데 대략 1.3킬로미터는 되는 것 같네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헉헉~~ㅠㅠ

 

말바위 안내소로 가는 길에는 곳곳에 '취병'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놨습니다.

 

조선시대의 독특한 조경기법인 취병은 식물을 소재로 만든 친환경 울타리로 궁궐의 핵심지역과 일부 상류층의 정원에만 사용되었고, 공간을 깊고 아늑하게 만들어 생기가 나는 아름다음이 있습니다. 

취병은 일제강점기 이후 사라졌으나 창덕궁 후원에 복원시켜 놓았다고 합니다.

 

시간에 쫓기더라도 풍경은 보고 가야겠죠?

말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성북동 모습입니다.

산속에 자리 잡은 주택들, 자주 가던 길상사도 보이고, 고급빌라가 있는 성북동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성북동 위쪽의 삼청각이 웅장하게 보이네요.

 

1970년대 요정정치의 산실이기도 한 삼청각은 1999년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후 문화시설로 지정되고 2001년에 새로운 전통문화공연장으로 문을 연 곳입니다.

하마터면 민간인의 손에 넘어가 고급빌라로 바뀔 처지에 있었는데 다행입니다.

 

드디어 4시 5분 전에 말바위 안내소에 도착했습니다. ㅎㅎ

입장 마감시간이라 올라가는 탐방객들은 거의 없고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분들만 있습니다.

한양도성 성곽길 중 유일하게 신분증을 확인하는 구간으로 북악산 자락에 청와대가 있어서 군사지역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신분증을 준비하시면 되고(개인별 필히 지참), 어린이들은 주민번호만 기입하면 됩니다. 반대편인 창의문에서도 신분증이 있어야 들어올 수 있습니다. 

(외국인도 갈 수 있는데 여권이 있어야 합니다)

 

 

 

북악산 성곽길 개방시간하절기인 3월 ~ 10월은 09:00 ~ 16:00까지이고, 나머지 동절기(11월 ~ 2월)에는 09:00 ~ 15:00까지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휴무일도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은 북안산구간은 개방하지 않습니다. 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 날인 화요일이 휴무일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인원 제한은 두지 않는다고 합니다.

신분증 확인하면 번호인식표(표찰)를 목에 걸고 가면 되고 표찰 반납은 창의문이나 말바위 안내소 두 군데 아무데나 반납해도 됩니다.

 

말바위 안내소에서 330미터 지점, 5분 정도 가면 숙정문이 나옵니다. 흔히 한양도성 북대문이라고도 불립니다.

숙정문은 해체 보수공사 중입니다. 2018년 1월 13일까지 공사를 진행 중이네요.

 

한양도성은 알다시피 4대문과 4소문으로 8개의 성문이 있습니다.

4대문은 흥인지문(동대문), 돈의문(서대문), 숭례문(남대문), 숙정문(북대문)인데 이 중 유일하게 돈의문만 사라지고 없습니다.

4소문은 혜화문(동소문), 창의문(자하문 또는 북소문), 소의문(서소문), 광희문(북소문)이고, 현재 소의문만 없는 상태입니다.

 

가까운 곳에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북악 스카이웨이의 팔각정이 보입니다.

한양도성 북악산 성곽길은 북악스카이길 옆으로 이동하는 길과 인접해 있습니다.

 

북악산 등반을 하면서 흙길을 기대했는데 이런 계단만 수두룩하네요. 

그나저나 저렇게 높게 짧은 시간에 성을 축성했다는 것이 의아스럽습니다.

 

해발 293미터의 청운대입니다.

저 멀리 동북권의 서울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성곽 곳곳에는 사복 군인(수방사겠죠?)들이 지키고 있고 초소도 중간중간 있습니다.

 

위 사진은 청운대에서 찍은 사진으로 경복궁의 일자 배열 모습과 광화문, 세종대로가 눈에 들어오는 곳입니다.

이 날 미세먼지가 조금 있어서 전망이 썩 좋지는 못해 아쉽네요.

 

1시간 여를 걸어가니 1.21 사태 소나무가 보입니다.

1968년 1월 21일, 북한 124 군부대 김신조 일당 31명이 청와대 습격을 위해 들어왔다가 우리나라 군인들과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진 곳으로 15발의 총탄 흔적이 있는 소나무입니다.

 

 

14일간 작전결과 31명 중 1명은 도주, 29명 사살, 1명(김신조)은 생포하였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향토예비군이 창설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북악산 정상인 342m의 백악산입니다.  백악산과 북악산은 같은 명칭이라고 합니다.

원래 백악산, 즉 북악산 정상에는 북한군의 공중위협으로부터 청와대를 보호하기 위해 1979년 10월 15일부터 발칸진지를 설치, 운영하여 오다가 2000년에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개방된 곳이라고 해요.

 

북악산 정상에서 이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 올라갈 때에는 몰랐는데 간만의 등반이라 내려가는 길에 다리가 후덜덜 떨리네요. ㅎㅎㅎ

초딩인 딸아이는 땀 뻘뻘 흘리며 군소리 없이 잘 따라와 줍니다.

 

저 멀리 북한산과 평창동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네요.

한 없이 이어지는 계단길...우리의 등산길은 이런 데를 원한 건 아닌데요...ㅎㅎ 

 

딸아이도 창의문이 다 와가는데서 지쳤나 봅니다.

계단에 그냥 앉아 먼 산(?)만 바라보네요. ㅎㅎ

 

드디어 목적지인 창의문에 도착, 약 3.5km 구간을 1시간 35분 정도 걸려서 내려왔습니다.

도시락을 가져갔으나 먹을만한 마땅한 공간이 없어서 그냥 내려왔어요.

우리가 마지막 팀인지 중간쯤에선 우리를 추월하는 사람도, 맞닥뜨린 사람도 없이 호젓하게 왔습니다.

 

창의문을 나오면 바로 언덕에 윤동주 시인을 기리기 위해 만든 윤동주 문학관이 있습니다. 전에 두어 번 들린 곳이라 전시관은 패스!

문학관 위로는 카페가 있고 그 위에는 시인의 언덕이 있는데요.

거기서 싸 간 도시락을 간단히 해결했네요.

 

윤동주 문학관 위의 카페에서 팥빙수를 먹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서울도성한양스탬프투어도 하는데요.

말바위안내소와 돈의문 터가 있는 강북삼성병원 정문 보안실, 숭례문 초소, 흥인지문 관리소 등 네 곳에서 스탬프를 찍어오면 완주기념 배지를 드린다고 합니다.

 

쉽지 않은 등산길을 잘 따라와 준 딸아이가 대견하네요.

간만의 등반이라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지만 즐거운 등반이었습니다.

북악산은 산길이 아닌 계단길이라고 보시면 되고 서울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성곽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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