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궁 경원당, 건국대 캠퍼스에 숨어있는 문화재
건국대 서울캠퍼스에 일이 있어서 잠깐 들렀는데요.
학교 안에 예스러운 건물이 있어서 가봤습니다.
예전 사직동에 있던 덕흥대원군 사당을 지키는 후손의 살림집 중 하나였던 도정궁 경원당이라는 건물입니다.
학교 외진 곳에 이런 조선왕족이 머물렀던 건물이 있다는 것이 특이하네요.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에 있는 도정궁 경원당 모습입니다.
건국대 공예관 아래, 과학관 앞에 있어서 건국대 서울캠퍼스 제일 동쪽에 있다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이 건물은 1979년 당시 성산대로 개통으로 철거위기에 몰리자 소유주 정재문이 건국대학교에 기증하면서 사직동에 있던 것이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조선 철종 때 제주도에 유배되어 사사된 도정 이하전의 봉제사를 지내던 가옥인데요.
이하전의 호를 따서 도정궁이라고도 하고, 사직동 정배문가라고도 합니다.
선조의 아버지인 덕흥대원군의 제사를 지내던 후손은 도정이라는 벼슬을 세습했으므로 도정궁이라 불리웠다네요.
도정궁은 덕흥대원군의 사저이자 선조의 잠저인 것입니다.
건대 공예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메타세콰이어나무
도정궁은 1913년 화재로 150칸이나 되었던 도정궁에 딸린 건물 대부분을 잃자 1914년을 전후하여 다시 지어졌는데요.
현재의 경원당은 이때 만들어진 건물로 보이나 1920년대에 지어졌다는 의견도 있다고 합니다.
경원당은 도정궁의 사랑채로 보고 있습니다.
건국대 공예관 앞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도정궁 경원당은 들어갈 수 없게 잠겨져 있습니다.
도정궁의 장행랑은 당시에 한양 5대 명물로 꼽힐 만큼 대단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하전은 조선후기의 왕족으로 헌종이 후사없이 죽자 왕 후보물망에 올랐으나 안동김씨의 반대로 철종이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그때부터 왕위를 위협하는 존재로 각인되다가 유배되어 사사되는 비운의 왕족입니다.
이하전은 고종이 즉위하면서 흥선대원군이 집권하자 신원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건물구조는 'ㄱ'자 형인데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에 방을 두고 큰방 옆에 낸 부엌 앞으로 마루와 방, 누마루를 낸 형태입니다.
당시 일제강점기 시대에 많이 볼 수 있는 형식입니다.
안채 서측면과 사랑채 남측면은 팔작지붕 합각으로 연결하고 사랑방 앞에는 출입문 격으로 포치(porch)를 설치했습니다.
안채는 서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건넌방, 대청, 안방, 부엌이 차례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 건축기법을 간직하면서도 돌출된 현관, 유리문 같은 처리는 일제강점기 시대의 근대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옮기면서 내부를 다소 고치고 편의시설을 설치하였으나 전체 모습은 잘 남아 있다고 합니다.
경원당 건물 뒤쪽 모습
도정궁 경운당은 현재 서울 민속문화재 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도정궁은 화마와 도시개발로 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사직동 도정궁터에 개보수된 현대그룹 회장가와 고.운경 이재형가(운경재단) 안채(연비려천)와 사랑채(긍구당)가 개보수 된 채 남아 있고, 이곳 건국대 캠퍼스에 있는 도정궁 경원당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건국대를 나와 중랑천을 건너는데 서울하늘이 정말 맑네요.
여름부터 계속 돼온 서울맑음이 너무나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맑은 날 보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중무역전쟁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겨울철 대기오염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건데요.
미세먼지의 주범이기도 하고 스모그의 원인인 석탄공장을 다시 가동할 수 있다는 우울한 기사가 나왔습니다.
올 겨울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기습할 거라는데 걱정이네요.
그렇지 않아도 미중무역전쟁으로 새우등이 터지고 있는 우리나라인데, 미중무역전쟁의 직접적인 피해와 2차 피해까지 당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 서글퍼집니다.ㅠㅠ
G2로부터 자유러워지는 대한민국은 언제 올까요?
'서울시 강북권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반에 개방한 첫 미군기지 건물에 '용산공원갤러리' 오픈 (44) | 2018.12.10 |
---|---|
합정역 메세나폴리스 연말 풍경 (56) | 2018.12.06 |
오진암의 무계원, 종로골목 100년 전 세월을 따라 걷다 (47) | 2018.12.05 |
서촌 가볼만한 곳 (통인시장 / 박노수미술관 / 상촌재 / 대오서점) (30) | 2018.12.01 |
탑골공원과 원각사지십층석탑,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 (44) | 2018.11.23 |
왕십리곱창맛집, 왕십리곱창거리의 '정은이네 곱창' (52) | 2018.11.12 |
일회용품 없는 '서울새활용플라자', 다양한 업사이클링체험(유리공예) (50) | 2018.11.08 |
수도박물관, 상수도 100년사의 현장 (36) | 2018.11.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