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Corona Paradox), 우리의 지구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홍역을 치르다가, 이제 조금 수그러들면서 진정세로 돌아선 분위기네요.
우리나라도 이태원 클럽 발 지역감염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과 방역으로 위기를 벗어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더욱이 미국의 바이오기술기업인 모더나(Moderna)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서 실험대상 45명 전원이 항체를 형성했다는 소식에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증시가 급반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이제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의 순간,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공장이 멈추거나 차량 운행이 줄어들고, 각 국의 도시가 봉쇄되면서 보이지 않던 야생동물이 출현하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이 많이 발견되었죠.
이를 코로나의 역설(Corona Paradox)이라고 부르는데요.
오늘 너무나 선명하게 맑았던 서울 풍경과, 지구촌에 나타난 코로나의 역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멋진 풍경을 보여준 서울의 하늘 모습
얼마 만에 이렇게 선명한 파란 하늘을 보는 것인지 감사하게만 느껴집니다.
화질이 선명하지 않은 고장 난 텔레비전을 보다가 고화질의 올레드 텔레비전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물론 아침까지 내리던 비와 다소 강하게 분 바람 때문이었겠지만, 매년 봄만 되면 미세먼지와 황사로 희뿌옇던 날씨가 많았던 예년에 비하면 확실히 맑고 선명한 날이 많아졌음은 확실합니다.
실제 서울을 비롯하여 전 세계 주요 도시 10개국의 초미세먼지(PM 2.5 이하) 농도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보도가 미국의 CNN에서 있기도 했습니다.
최악의 오염 도시라는 오명이 붙은 인도의 뉴델리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초미세먼지가 무려 64% 감소했다고도 합니다.
실제 인도 북부 잘란다르에서는 160km 떨어진 히말라야 산맥의 눈 덮인 정상이 수 십년 만에 육안으로 보이기도 했고요.
물론 일부에서는 화력발전소의 가동 중단 등 정부의 계절관리제로 미세먼지가 줄어들기도 했고, 금년 잦은 비와 돌풍이 미세먼지를 줄였다는 보도도 있지만, 코로나로 인한 역설적인 상황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환경부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효과분석 자료에서 초미세먼지 평균농도 개선 기여율을 보면 기상영향이 43%, 국외영향이 21%, 계절관리제 정책효과가 18%, 코로나 등 기타가 18%라고 밝혔습니다.
국외영향(코로나로 인한 경제활동 줄어듦)과 코로나 등 기타비율을 합하면 무려 36%에 이릅니다.
(36% 전체가 코로나19로 인해 개선된 건 아니지만)
실제 국내 고속도로 통행량 감소, 항공수요 급감, 고속철도 승객감소 등으로 인한 효과가 있다는 진단이 있습니다.
구름은 끼었지만 멀리 떨어진 건물들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코로나는 감염과 죽음에 공포에 떨게 했지만, 인류가 그동안 지구환경에 얼마나 많은 해악을 끼쳤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 신문의 기사처럼 질주 본능에 길들여진 인류에게 제동을 걸고, 그 관성의 기관차를 탈선의 위험에서 멈추게 한 것이라는 평가가 과한 것일까요?
지금 지구는 코로나로 인해 다시 살아나고 있고, 생기를 되찾고 있으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증조들이 나타나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그동안 지구 상에 나타난 코로나의 역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기사에서 추려봤습니다.
인적이 끊긴 도심엔 야생동물이 출현해 자유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뭄바이 인근의 샛강에는 엄청난 규모의 홍학들이 나타나 분홍빛 물결이 일어나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매년 홍학들이 날아들긴 하지만, 올해에는 사상 최대 규모(15만 마리)로 날아왔다는데 코로나19 봉쇄령으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이 개선된 효과라는 분석입니다.
그만큼 홍학의 먹이군도 풍부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칠레에서는 새벽 도심에 퓨마가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태국의 중부도시 롭부리에서는 사원에 생활구역으로 둔 원숭이 무리가 관광객이 줄어 먹이가 부족해지자 시내에서 두 세력 간의 싸움이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까지 발생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150년 만에 불곰이 나타났습니다.
갈리시아 지역의 국립공원에서 낮에는 풀냄새를 맡으며 공원을 누비고, 밤에는 나무에 등을 긁으며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적이 사라지자 런던 주택가 인근에는 다마사슴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하고, 영국 북웨일즈에서는 휴양지 란두드노에서 야생 산양 무리들의 놀이터로 변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런던 교외의 한 주택가에는 순록떼가 나타나 일광욕을 즐긴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야생동물들은 사람들을 피해 샛길로 다니던 모습이 사라지고 이곳저곳 활보하며 다닌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도심에서 유유히 워킹하듯 나들이하는 거위 가족이 나타나기도 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코요테가 금문교 인근을 걸어가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네팔 카트만두의 사원에서는 원숭이들의 낙원이 되었다는 기사도 있었고요.
코로나에 정신 팔려 있는 사이 어느새 계절은 우리도 모르게 여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집 근처 담장에는 장미가 이렇게 예쁘게 활짝 피어 있네요.
우리를 얽매고 자유롭지 못하게 만드는 코로나가 원망스럽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코로나의 역설은 사람만 제외하고 모든 동식물들에게 숨을 쉬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하긴, 전 세계 도시들의 공기질이 좋아지고, 먼 거리의 풍경이 보일 정도의 환경개선은 오히려 인간들에게도 큰 혜택이 있는 것일 겁니다.
세계적 관광도시인 베네치아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곤돌라와 모터보트 등이 멈추자 운하의 탁도가 개선되었다고 하는데요.
강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짙은 녹색에 가까웠던 물이 투명해져 해파리는 물론 작은 물고기까지 볼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코로나가 이 지구에 사는 모든 동식물과 인간 모두에게 이로운 상황을 만들어주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인 것이네요.
코로나는 우리에게 또 다른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저번 주 신청한 긴급재난지원금이 나왔다기에 처음으로 재난지원금을 피자 알볼로에서 썼습니다.
피자 알볼로(Pizza Alvolo) 당산점, 포장할인으로 맛있게~~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부담 없이 사 가지고 온 피자
이것도 코로나의 역설이라면 역설이 되겠습니다.ㅎㅎ
아무튼 정부에서 통 크게 지원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알볼로 피자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세금을 걷어야 할 정부가 국민들에게 천문학적인 비용을 썼을 끼요?
그만큼 코로나19가 모든 걸 집어삼킬 만큼 큰 재난이었을 것입니다.
이제 코로나로 무너진 가정경제와 기업경제, 국가경제를 긴급재난지원금을 계기로 재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인간에겐 바이러스 재앙이지만, 지구에겐 백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어떤 기사의 제목이 생각납니다.
인간이 차지하고 있던 곳곳의 자리들을 동물들이 채워가는 시간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경각심을 주는 기회인지도, 우리가 지구를 진정 생각해야 하는 이유인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겠지만, 이러한 역설적인 상황이 주는 교훈을 간과해서는 절대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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