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가볼만한 곳, 돈의문 박물관마을
한양도성의 서쪽에 있는 문, 서대문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돈의문.
돈의문은 한양도성의 4대문으로 1396년에 처음 세워졌으나 1413년 경복궁의 지맥을 헤친다는 이유로 폐쇄되었다가 1422년 정동사거리에 새로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돈의문에는 새문이라는 별칭이 붙었고, 돈의문 안쪽 동네는 새문안골, 새문안 동네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1915년 일제는 도시계획이라는 명목 아래 도로확장을 하면서 돈의문을 철거하였고, 서울 4대문(동대문인 흥인지문, 서대문인 돈의문, 남대문인 숭례문, 북대문인 숙정문) 중 유일하게 이야기만 전해져 내려오는 대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새문안 일대는 원래 모두 철거하고 공원으로 조상하려고 하다가 한양도성 서쪽 성문 안 첫동네라는 역사적 가치와 근현대 서울의 삶과 기억을 보존하기 위해 도시재생사업을 결정했고, 마을 전체를 박물관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바로 이곳이 돈의문박물관마을이 되었고, 아이와 함께 가볼만한 곳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6080세대의 추억이 살아있는 아날로그 감성공간 등 100년의 시간이 중첩된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에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정동사거리와 경희궁 사이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옛 마을을 만날 수 있게 꾸며져 있습니다.
100여 년간 자리를 지켜온 오래된 골목길과 조선시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는 건축물 총 40개 동으로 이뤄진 마을 그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인 곳이죠.
2018년 5월에 개관했다가 코로나로 잠시 운영을 보류하다가 작년 7월부터 다시 개관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 볼거리가 가득하고, 22개 입주 단체, 예술가, 작가들이 주축이 되어 40여 개 오감체험 프로그램도 연중 펼치고 있습니다.
어린이, 직장인 등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와인클래스부터 미술, 음악 치료 프로그램까지 내용과 분야도 다양하답니다.
옛 서대문인 돈의문이 있던 정동사거리에 있는 돈의문 박물관마을 모습입니다.
입구에 있는 건물들에는 수직정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건물 5개동의 구조보강 및 벽면녹화, 경관조명 사업을 완료하고 지난해 10일부터 개방했다고 합니다.
수직정원은 우리나라에선 생소한데 도심에서 부족한 녹지를 확충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도시녹화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돈의문박물관마을 안내도
박물관마을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시설이 있는 40여개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마을 전시관, 마을창작소, 체험교육관 등 모두를 둘러보려면 최소한 2~3시간은 소요됩니다.
마을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각 건물마다 특색이 있고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돈의문 역사관, 삼대가옥, 돈의문구락부, 서울미래유산관, 생활사전시관, 새문안극장, 콤퓨타게임장 및 새문안만화방, 서대문사진관, 삼거리이용원, 돈의문박물관마을 이야기, 돈의문체험관 등입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 관람안내
관람시간 10:00~19:00
휴무일(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관람료(입장료) 무료
주차장 서울역사박물관 주차장 이용(기본 1시간 1,000원, 이후 5분당 400원)
관람소요시간 2~3시간(하루종일도 가능)
돈의문 박물관마을에서 가장 먼저 방문할 곳은 안쪽에 있는 마을안내소입니다.
마당에 쉼터가 있는데, 각종 이벤트와 공연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많은 전시관들이 있기 때문에 건물마다 코로나 방문인증을 해야 하는데, 이곳에서 한 번만 방문인증을 하면 됩니다.
돈의문박물관마을 안내 리플릿도 받아서 돌아다니는 경로를 체크하면 됩니다.
마을안네소에서 체온을 재고, QR코드로 인증을 하면 놀이공원에서 차던 띠지를 지급 건네줍니다.
이 띠지로 돈의문 박물관마을 모든 건물을 출입할 때 방문인증을 생략하게 됩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둘러볼 땐 스탬프투어를 권해드립니다.
각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스탬프를 완성하면 속칭 불량식품 하나씩을 주는 것도 있지만, 방문 순서를 참고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에 방문하는 대부분이 이 스탬프투어에 참여하면서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스탬프는 돈의문상회에서 받으면 됩니다.
돈의문상회 내부 모습
만물끽다점에서 소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끽다점은 차와 커피를 파는 공간으로 경성 젊은이들의 쉼터이자 예술가들이 모여 사교와 창작활동을 하던 문화공간이라고 하네요.
돈의문상회에서 받은 스탬프투어 용지
평일 50명, 주말엔 300명까지 스탬프 투어에 참여할 수 있나 봅니다.
하단의 방문지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됩니다.
명인갤러리 - 서울미래유산관-작가갤러리-삼거리이용원-삼대가옥-생활사전시관-돈의문구락부-돈의문박물관이야기관까지 '돈의문박물관마을'이라는 8글자를 찍는 체험입니다.
마침 매일 오후 2시와 4시에 시행되는 도슨트 투어가 시작된다는 방송에 우리 가족도 참여했습니다.
도슨트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전시작품을 설명하는 전문 안내인을 말하는데요.
도슨트투어는 플레이 도슨트와 함께 추억의 공간을 즐기며 마을의 역사를 알아가는 코스입니다.
MC민지와 이새문, 이꽃분, 서대무, 나라떼 5명과 함께 돈의문박물관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6080 감성이 느껴지는 놀이를 하는 체험입니다.
국민학교 도슨트 체험에 참여하면 이런 번호표를 줍니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OX 퀴즈, 인물퀴즈, 음악퀴즈, 댄스까지 재미난 체험을 진행하더라고요.
각 놀이를 진행할 때마다 게임을 이기거나 퀴즈를 맞추면 이 불량식품(?) 하나씩을 주는 흥겨움까지 있습니다.
스탬프 투어를 하게 되면 이 과자를 하나씩 받기도 해요.
돈의문 역사관, 시민갤러리, 생활사전시관, 돈의문구락부로 이동하면서 행사가 진행되는데 소요시간은 30~40분 정도 걸린 듯합니다.
마지막 구간은 돈의문구락부에서 가족과 함께 게임을 하며 댄스까지 하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돈의문박물관마을에 방문하신다면 오후 2시, 4시 기억하셔서 함께 참여해 보시기 바랍니다.
도슨트 체험을 마치고 나니 더워서 목도 마르고 피곤해집니다.
돈의문박물관마을 마을소개소 앞에 있는 서궁이라는 카페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3층까지 있는데 카페도 이쁘고, 돈의문 터가 있는 정동사거리 풍경도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 본격적인 돈의문박물관마을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마을소개소에 있는 명인갤러리
명인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초대전이 매번 바뀌며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에는 악기, 한지, 전통 붓, 활, 자수 전 등이 열렸고, 방문했을 땐 창과 문이라는 주제로 소목장의 창호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명인갤러리 내부는 저작권으로 인해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더군요.
이어서 옆에 있는 돈의문 역사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돈의문 역사관은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돈의문 일대의 역사와 문화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시재생을 통해 돈의문박물관마을로 재탄생한 새문안 동네의 과거 모습과 그곳 사람들의 기억을 전시물로 만나볼 수 있답니다.
돈의문역사관은 새문안 동네의 식당으로 운영되던 건물들을 활용하여 새롭게 조성한 문화공간인데요.
1960년대 가정집으로 지어진 이 건물들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지오AGIO와 한정식집인 한 등 식당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아지오와 한정에서는 한양도성, 경희궁 궁장과 새문안로로 구획된 새문안 동네를 중심으로 공간의 역사와 건축물, 그리고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땅 속에서는 경희궁 궁장이 발견되어 현장 그대로를 보존함과 동시에 생생한 전시‧교육 현장이 될 수 있도록 유적전시실로 조성하였습니다.
경희궁지에 들어선 유적들
적십자병원과 유한양행, 동양극장, 경교장 등
새문안 동네인 홍파동의 골목모형
이곳은 작가 갤러리입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에 어울리는 예술가 및 큐레이터들을 발굴하여 지원하면서 다양한 전시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지금은 6월 27일까지 ‘나의 그림은 즐거운 생각을 향한 여정’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Gunwoo Andrew 작가의 <2021 Think FUN!>展이 열리고 있습니다.
돈의문 구락부
마을에 거주했던 미국인 테일러 이야기와 근대의 신문물을 접하고, 근대 사교장인 구락부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구락부란 클럽(club)을 일본식으로 음역한 단어로, 근대 사교장의 모습으로 재현한 테마 전시관입니다.
70~80년대 구락부의 무대를 재현해 놓은 모습
신여성
테일러 상회
2층엔 클럽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 개화파 인사 등이 파티, 스포츠, 문화교류 등이 이루어졌던 공간이라고 합니다.
삼대가옥
어린이날의 창시자, 어린이 인권에 힘쓴 민족운동가이자 아동문학가인 방정환의 삶을 재조명한 전시입니다.
어린이 해방을 주창하였으며, ‘어린 사람’이라는 존중의 의미로 ‘어린이’라는 용어를 널리 보급하는데 이바지한 방정환의 삶과 그 정신을 알리고자 만든 곳이라고 하네요.
학구열이 넘치던 과외 혹은 하숙방 모습을 재현해 놓은 모습입니다.
방정환의 일대기
방정환 선생은 1899년 서울 야주개, 현재의 종로구 당주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청년이 된 방정환 선생은 1918년 경성 청년구락부를 결성, 1919년에는 '신청년'을 발간하였습니다.
3.1 운동 때는 지하신문인 '조선독립신문'을 등사·배포하다가 체포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후 한국 최초의 영화잡지인 '녹성'을 창간하였으며, 종합잡지 '개벽'을 창간하였습니다.
언론, 출판인 방정환
1923년이 되면 방정환 선생은 본격적인 어린이 운동을 시작합니다.
아동 잡지 '어린이'를 창간하고, 어린이 문제 연구단체인 ‘색동회’를 창립하는 등의 활동에 이어 5월에는 전국 단위의 ‘어린이날’을 개최하였습니다.
나이가 어리거나 성숙하지 못한 불완전한 존재가 방정환 선생을 통해 ‘어린 사람’이라는 존중의 뜻이 담긴 ‘어린이’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어린이 인권에 힘썼던 방정환 선생은 1931년 7월 23일 “어린이를 두고 가니 잘 부탁하오.”라는 유언을 남기고 33세의 짧은 생을 살고 떠났습니다.
어린이날이라고 적힌 용지에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방정환 시대의 어린이관과 어린이날
새문안 동네에는 예전부터 과외방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 추억이 깃든 과외방 간판도 골목에 걸려 있네요.
돈의문 역사교육관
골목엔 1980년대 서대문 여관 간판이 글대로 걸려있습니다.
옛 서대문여관의 일부 모습을 남겨두어 여관방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생활사 전시관
응답하라 6080!
그 시절의 부엌과 거실, 공부방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체험형 전시공간입니다.
어른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아이들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입니다.
1960~80년대 부엌 모습
자개장이 놓여있는 방
이 정도라면 부유층의 집인 듯하네요.ㅎㅎ
감성공간인 새문안극장
새문안 극장은 60~80년대 영화관을 재해석한 공간으로, 1층은 예전 실제 영화 필름을 전시하고 있으며, 2층에서는 그 시절 영화나 만화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정겨움이 가득 묻어 나오는 영화관 모습
2층 극장 모습
원래 매일 영화가 무료로 상영된다고 하는데, 방문했을 때에는 코로나 때문인지 상영이 멈춰있습니다.
예전 만화영화와 일반영화인 로버트 태권V, 달려라 하니, 소나기, 아기공룡 둘리, 떠돌이 까치, 날아라 슈퍼보드, 맨발의 청춘, 고교얄개, 돌아오지 않는 해병 등이 상영된다고 하네요.
2층 극장에 있는 매점
극장 매표소
일반요금이 2,000원인 시대가 언제려나요...? ㅎㅎ
이곳은 서울미래유산관입니다.
서울 미래유산은 서울 사람들이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 온 공통의 기억 또는 감성을 지닌 유·무형의 자산으로, 미래 세대에 남겨주고 싶은 시민들의 소중한 추억이자 서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미래유산이 무엇이며 현재까지 지정된 미래유산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서울미래유산이란?
서울의 미래유산들
추억의 돈의문 콤퓨타게임장과 새문안 만화방
1층은 게임방, 2층은 만화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금 부모님 세대들이 어렸을 적 유행했던 게임과 만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추억의 갤러그, 엑스리온, 스트리트파이터, 1942, 버블버블 등을 모두 무료로 할 수 있는 게임장과 만화방입니다.
딸아이가 가장 좋아한 공간이기도 했어요.ㅎㅎ
저 역시 1942게임에 푹 빠졌다 나왔네요.
서대문 사진관
서대문 사진관은 근대 사교장과 1980년대 결혼식장 콘셉트로 조성된 예스러운 사진관입니다.
삼거리 이용원
삼거리 이용원은 곧고 단정한 헤어스타일 표현으로 우리네 아버지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1960~70년대 이발소를 재현한 공간입니다.
이용 의자, 요금표, 영업 신고증, 이발기 등 물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도로가에 자리한 돈의문박물관마을 이야기관입니다.
옛날 새문안 동네의 풍경을 미니어처로 꾸며 놓았네요.
이 공간은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전신인 90년대 새문안 동네의 모습을 단순화하고, 재구성하여 휴식공간으로 조성한 곳입니다.
돈의문 전차
1899년 서울에 등장한 전차, 100년 전 서대문을 지나가던 전차를 직접 타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 옆은 송월당으로 추억의 빵집을 재현해 놓았는데, 지금은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돈의문 AR, VR 체험관
대기가 많아서 체험은 하지 못하고 돈의문 모형만 구경했습니다.
1915년 일제강점기에 철거된 '돈의문'이 축소판으로 복원된 모습입니다.
시간이 되면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로 그 모습을 보면 더욱 실감이 나겠습니다.
과거의 돈의문과 IT로 복원된 돈의문 비교
조선시대 4대문인 서대문, 즉 돈의문이 있던 정동사거리 모습입니다.
2년 전엔 아직 정비가 되지 않아 볼거리가 별로 없어서 대충 보다 나왔는데, 지금의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완전히 바뀌어 있더군요.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추억을 생각하고, 앞으로 남길 추억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딸아이는 다녀오자마자 다시 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아이와 함께 가볼 만한 곳이네요.
아이가 있다면, 혹 데이트를 할 장소를 찾는다면 돈의문 박물관마을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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