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용문사와 용문사 은행나무, 늦가을의 비오는 날 풍경
지난 일요일,
어머니를 영영 보내고 서울로 돌아와 집에만 있기엔 너무 힘들어 기분전환을 하고 싶었습니다.
평소 어머니는 가끔 절에 다니시곤 해서 드라이브로 기분전환도 할 겸 절에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어머니의 명복을 바라는 기원을 드리고 싶었죠.
그래서 양평군 용문산에 있는 용문사에 다녀왔습니다.
전에 용문사는 두어 번 다녀간 적이 있는 곳입니다.
늦가을이라 용문사 은행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었지만, 멋진 단풍나무 앞은 남아있고, 비까지 내려 제 기분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했습니다.
용문사에서 생전 처음 부처님 앞에 엎드려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비오는 날 용문산의 가을풍경을 담았습니다.
양평군 용문산은 경기도 양평군과 옥천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된 용문사 은행나무가 유명한 산입니다.
그리고 양평군 용문사는 용문산 아래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 신덕왕 2년(913)에 대경대사가 창건한 것로 전해지니 1,000년이 훌쩍 넘은 천년고찰입니다.
(물론 일제에 의해 불타서 사라진 후 중건되었지만요)
일설에는 경순왕(927~935)이 친히 행차하여 창사하였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고려 우왕 4년(1378)에는 지천대사가 개풍 경천사의 대장간을 옮겨 봉안했고, 조선 태조 4년(1395) 조안화상을 중창하였다고 합니다.
용문산 용문사 입구
서울시 양평동에서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까지는 85km 정도
같은 '양평'이란 이름을 가진 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용문사 입구 상가 쪽에 있는 단풍나무 모습
용문사 주차장 주차비는 시간 상관없이 소형차 기준 1일 주차에 3,000원입니다.
주차비 징수시간은 09:00~17:00정도 인것 같은데 자세한 정보가 없네요.
여름과 겨울엔 시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니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비가 내려 차도 막히고 해서 2시간 넘게 소요됐습니다.
비가 주룩주룩 내려 가을단풍을 바라보는 풍경이 오히려 더 운치가 있고 멋져 보입니다.
용문사 관람안내
입장료 : 성인 2,500원, 청소년/군경 1,700원, 어린이 1,000원
경로 및 7세 이하, 장애인, 유공자, 조계종 신도증, 양평군민 등은 무료입니다.
관람료 징수시간은 10:00 ~ 17:00인듯 하고, 그 이후에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용문산 단풍이 조금 떨어졌지만, 비오는 날에도 예쁜 자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용문산 야영장 방향 숲에는 '무궁회 꽃이 피었습니다' 조각품이 전시되어 추억소환을 하네요.
중앙광장에는 포토존들이 있어서 사진찍기 좋습니다.
이곳은 양평 친환경농업박물관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보세요.
양평군 용문사에 가면 양평 친환경농업박물관에 들러보세요
주룩주룩 내리는 비해 아랑곳 없이 서 있는 단풍나무들,
제 마음을 알아주기나 할까요? ㅎㅎ
한국민족 독립운동 발상지 기념비와 독립운동 기념비, 항일투쟁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용문사는 1907년 후기의병 당시 양평의병 근거지였다고 합니다.
일제가 광무황제를 강제 퇴위시키고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하면서 의병의 항쟁은 격화되었는데요.
이런 일로 용문사는 일본인들에 의해 모두 불타는 비운을 겪었답니다.
양평의병은 용문산 용문사를 비롯, 상원사, 사나사를 근거지로 삼아 활용했다네요.
양평군 관광안내도
용문산관광지를 비롯하여 쉬자파크, 양평레일바이크, 들꽃수목원, 세미원과 두물머리, 두메향기, 오르다온, 소나기마을 등 가볼만한 곳이 제법 많습니다.
나중에 하루 관광으로 다녀봐야 겠네요.
용문산 등산안내도
용문산 가섭봉(1157m)까지 5개의 코스가 있는데 2.7~7.2km까지 왕복 6시간 정도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용문산 용문사 일주문 모습
가을이 가득 묻어나네요.
오후 4시 반 정도 되었는데, 벌써 날이 어둑어둑해집니다.
예쁜 용문산 단풍
비가 와서 계곡에 물도 졸졸졸 흘러 내려가네요.
용문산 주차장에서 용문사까지 소요시간은 도보로 15~20분 정도 소요됩니다.
출렁다리도 보이네요.
용문사 사천왕문
천천히 우산을 쓰고 풍경을 보면서 걸어오니 이윽고 용문사에 도착했습니다.
용문사 일대 보습
양평 용문사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이 용문사 은행나무입니다.
천연기념물 30호로 지정되어 있고, 노란 은행잎을 보러 정말 많은 분들이 다녀가시는 곳이기도 합니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동양최대로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927~935)의 세자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다가 심었다고 전해지기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625~702)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았더니 이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성장한 것이라고도 전해집니다.
대략 잡아도 1,100년이 넘은 정말 오래된 은행나무죠.
수고 41m, 흉고둘레가 11m를 넘는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입니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전란 속에서도 불타지 않고 살아남은 나무라 하여 천왕목이라고도 불리웠고, 조선시대 세종 때에는 정3품 이상에 해당하는 벼슬인 당상직첩을 하사받았다고도 합니다.
정미년 의병이 일어났을 때 용문사를 불태웠지만, 은행나무만은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바닥에 가득 떨어진 노란 은행나무 잎들
가을이 벌써 깊어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무 두께를 봐도 얾나 많은 세월을 버티었을까 상상이 갑니다.
어떤 사람이 은행나무를 자르려고 톱을 대니 피가 쏟아지고, 하늘에서는 천둥이 쳤다고도 합니다.
또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에는 소리를 내어 그것을 알렸고, 고종이 세상을 떠났을 때 큰 가지 하나가 부러졌다고 하네요.
용문사 안내도
대웅전과 삼성각, 범종각, 지장전, 관음전 등 일반 사찰 구조와 크게 달라보이는 부분은 없습니다.
석탑 뒤로 보이는 건물은 지장전 모습입니다.
대웅전
일제는 순종원년(1907년) 의병의 근거지로 사용되자 용문사를 모두 불태웠다고 합니다.
그 후 1909년 취운스님이 큰방을 중건, 1938년 태욱스님이 대웅전, 어실각, 노천, 칠성각, 기념각, 요사등을 중건했고, 1982년부터 지금까지 새로 중건해 왔다고 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 교회에 자주 나갔으나, 지금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머니는 시골에 있는 절에 종종 다녀오셔서, 이곳 용문사가 문득 생각나 방문했는데요.
생전 처음 어머니를 위해 부처님께 삼배를 습니다.
평생 농사일로 고생만 하시다가 이제 좀 살만하다 싶었는데 허리아파 고생했고,
그 허리통증을 조금 줄이기 위해 시술하다가 아무 준비없이 가신 우리 어머니.
아직도 원통하고 원통하네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어머니는 준비없이 가셔서 원통하시겠지만, 남은 자식들이 힘든 길 가는 것을 원하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래도 이대로 덮고 가기엔 너무 억울해서 그러지를 못하겠어요.
조금의 한이라도 풀어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 이제 좋은 세상에 가셔서 웃으며 행복한 생활을 하시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이곳에 남은 우리형제 의 좋게 열심히 살아갈테니 모두 잊어버리세요.
비오는 용문사 가을풍경
가슴이 먹먹합니다.
석탑 아래 앙상한 은행나무가 있지만 풍경은 멋지고 운치가득합니다.
용문사 경내에 있는 단풍나무
용문사 대웅전 앞 모습
개금불사전
기품이 있어보이는 대웅전 모습
내려오는 길은 벌써 어둠이 잔뜩 깔렸습니다.
늦은 시간, 비오는 날이라 관광객 없이 우리 세 식구 호젓하게 산책하듯 다녀왔는데요.
어머니를 기리는 마음으로 기분전환도 하려고 다녀오긴 했지만 여전히 허전함은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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