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여행 - 철원 향교, 철원 향교지가 왕건의 집터?
철원의 천년고찰인 도피안사에 들렀다가 맞은편에 철원향교가 있어 들렀습니다.
철원 향교는 태봉국 시절에 왕건 집터에 지어졌다고는 하나 정확한 연도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조선 선조 1년(1568) 유림들에 의해 중건되었고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습니다.
그 후 인조 15년(1637) 유림들이 재건했고, 해방 후 북한 공산치하에서 몰수돼 고아원으로 활용하던 중에 6.26 전쟁 때 다시 모두 소실되었습니다.
현재의 철원 향교(화지리)는 2004년에 포충사로 임시이전하였다가 2009년에 본래의 철원 향교지(월하리)에서 500여 미터 북쪽에 다시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복원을 추진하면서 시굴조사 도중 철원 향교지에서는 아래층에서 통일신라시대 석등하대석을 비롯한 유물과 유구가 확인돼 원래 위치에 복원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네요.
철원 향교를 통해 후고구려(태봉)의 도성 터와 궁예, 왕건에 대한 사실을 알게 된 이야기입니다.
도피안사에서 바라본 철원 향교 모습
철원은 1100년 전, 이곳을 터전 삼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보려는 꿈을 좇아 궁예가 내려와 후고구려(태봉)를 건국했던 곳입니다.
철원 DMZ 한가운데에 궁예가 세웠던 태봉국 도성 터가 있으며 18년 흥망성쇠를 간직한 땅입니다.
철원 땅 곳곳에서 미륵 세상을 꿈꾸었던 궁예의 자취가 지명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도피안사가 보여주듯 당시 철원은 미륵사상을 신봉했던 대표적인 지역으로 미륵의 현신이라는 궁예의 능력(관심법)은 스스로 몰락시키는 독약이 되었습니다.
결국 모여든 인재는 태봉을 떠났고, 궁예는 총애하는 부하였던 왕건에게 쫓겨난 패주가 되었죠.
철원 향교 홍살문과 하마비가 있는 풍경
원래의 철원 향교는 지금 있는 화지리의 철원 향교가 아닌 북쪽 500여 미터 지점인 월하리에 철원 향교지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으며 강원도 기념물 87호로 지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일각에서는 철원 향교지가 왕건의 집터였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철원향교가 도호부 남쪽 3리 떨어진 곳에 있는데, 본래 고려 태조가 궁예에게 벼슬하고 있을 때 살던 옛집’이라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과 '고려조의 고택이 지금은 향교가 되다'라는 시가 실린 이민구의 '동주집'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철원 향교지엔 집터는 고사하고 공터에 잡초만 무성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여기가 철원 향교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육안으로 짐작하기 어렵다고 하네요.
철원 향교지가 있는 마을을 월하리라고 하는데 이 지명은 궁예의 역린을 거스리지 않기 위해 왕건이 자신을 달로 자처하면서 그의 사저가 있는 마을을 월하리로 불렀다는 전설도 이곳이 왕건의 집터라고 믿고 있다네요.
(교수신문, 미륵불을 자처했던 궁예의 영욕이 잠든 태봉의 수도와 분단의 상처 기사 인용)
도피안사 입구 모습
궁예의 태봉 도성 터는 휴전으로 남북이 갈라진 DMZ 안에 있는데요.
남북을 동서로 가르는 휴전선이 정확하게 태봉국 도성 터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기 때문에 도성의 규모나 현재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궁예의 태봉 도성 터는 철원 평화전망대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나중에 남북이 함께 발굴할 날이 온다면 구체적인 후고구려(태봉)의 도성 흔적을 찾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현재 복원된 철원 향교
정문인 외삼문이 닫혀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어서 주위를 배회(?)하며 구경했습니다.
철원 향교를 이야기하다 보니 태봉의 궁예와 왕건 이야기로 살짝 빠졌네요.
이런 역사유적지를 다니다 보면 모르던 역사를 알게 되는 소중한 기억들이 쌀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향교는 유학자들이 위패를 모시는 사당이자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지역 유학 교육의 중심지였던 교육기관이었습니다.
철원 향교는 설총, 안향, 이황, 이이, 송시열을 비롯한 25인의 위패를 모시고 있습니다.
철원 향교 외삼문은 안쪽에 자리한 명륜당
명륜당은 서울의 성균관이나 지방의 향교에 부속되어 있는 건물로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하던 강당을 말합니다.
보통 명륜당이라고 하면 서울 성균관에 있는 건물을 가르킵니다.
명륜당 좌측엔 동재가, 우측엔 서재가 있습니다.
동재와 서재는 성균관이나 향교, 사원의 명륜당 앞 동쪽과 서쪽에 있는 문 건물을 말하며, 유생들이 글공부를 하던 곳입니다.
명륜당 건물 뒤편
명륜당 뒤쪽에는 대성전 출입문인 내삼문이 있습니다.
대성전과 명륜당의 내삼문 모습
철원 향교 대성전
대성전은 서울 문묘나 향교마다 있는 공자를 모시는 전각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자를 비롯하여 그의 제자들, 유학자들의 위패들도 모시고 있습니다.
철원 향교 대성전에는 설총, 안향, 이황, 이이, 송시열을 비롯한 25인의 위패를 모시고 있습니다.
대성전 마당 좌측엔 동무가, 우측엔 서무가 있습니다.
동무와 서무는 성균관이나 향교의 문묘에서 유현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대성전 앞 동쪽과 서쪽에 세운 건물을 말합니다.
철원 향교를 지나가는 천년 역사의 숨결 녹색길
철원 향교는 도피안사에 들렀다가 보이 길레 그냥 들린 곳인데요.
후고구려인 태봉국을 건국한 궁예와 왕건의 흔적까지 있는 곳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고, 기억 속에서 사라졌던 태봉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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