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진남교반] 영남대로의 가장 위험한 길, 문경 토끼비리
진남휴게소와 진남교반 일대를 산책하며 카페 진남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고모산성과 문경 토끼비리를 가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먼저, 문경 토끼비리는 석현성 진남문에서 오정산과 영강으로 이어지는 산 경사면에 개설된 천도(하천변의 절벽을 파 내고 건설한 길)로 문경새재를 넘어가는 영남대로의 옛길 중 가장 험난한 길로 알려진 곳인데요.
이곳이 토끼비리로 알려진 것은 고려 태조 왕건이 남쪽으로 진군하다가 이곳에 이르러 길이 사라져 난감해하던 중에 토끼가 나타나 벼랑으로 달아나면서 무사히 빠져나갔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곳입니다.
문경 토끼비리는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벼랑길이 6~7리(3km) 이어져 있고 돌을 깎아 만든 길은 500m 정도인데, 일부구간을 걸으며 고려시대 왕건의 절박한 심정을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모산성과 토끼비리, 석현성 진남문으로 가기 위해서는 문경 오미자테마터널 옆으로 난 길로 가면 됩니다.
석현성 진남문 모습
고모산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쪽 방향으로 계속 가면 됩니다.
토끼비리 가는 길
길 중에서는 최초로 문화재로 지정되어 명승 제31호가 되었습니다.
석현성을 따라 걸어가면 되는데요.
이곳에서부터 토끼비리는 3km 정도 이어지는데, 적당히 걷다가 나오면 됩니다.
토끼비리의 시작점
신증동국여지승람 문경현 산천조에 기록된 내용
'관갑천은 용연의 동쪽 벼랑을 말하며 토천이라고도 한다.
돌을 파서 만든 잔도가 구불구불 6, 7리나 이어진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고려 태종 왕건(927년, 태조 10년)이 남쪽으로 진군할 때 이곳에 이르러 길이 막혔는데, 마침 토끼가 벼랑길을 따라 달아나면서 길을 열어 진군할 수 있었으므로 토천이라 불렀다'
잔도는 험한 벼랑같은 곳에 낸 길을 말하는데, 단앵강 잔도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토천 구간(토끼비리) 전체 배치도
토끼비리에서 바라본 진남교반 모습
토끼비리는 토천이라고 부른 데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비리란 벼루의 사투리로 강이나 바닷가의 위험한 낭떠러지를 말하며, 이곳 토끼비리는 문경 가은에서 내려오는 영상이 문경새재에서 내려오는 조령천과 합류하는 곳에서부터 산간 협곡을 S자 모양으로 파고 흐르면서 동쪽 산지를 침식하여 만든 벼랑에 있는 길입니다.
좁은 길 아래에는 천길 낭떠러지입니다.
사진에서는 잘 표현이 되지 않는데, 거의 90도 경사를 이룬 낭떠러지가 이어집니다.
그 아래 끝은 영강입니다.
토끼비리는 벼랑의 석회암 바위를 인공적으로 절단하여 암석 안부를 파낸 곳입니다.
지금은 당시보다는 안전시설이 추가된 나무데크까지 놓아져 있어 그 옛날의 위험한 길이라는 생각은 상당히 반감되는 것 같습니다.
무척 좁은 토끼비리
안전망이 설치되어 있어도 위험한 구간이니 조심해서 걸어야 합니다.
중간에 돌탑이 있어서 잠시 멈춰 갑니다.
조선후기의 여행가로 알려진 권섭(1671~1759)의 손자인 권신응(1728~1787)이 그린 그림 '봉생천'에 당시 토끼비리를 지나다니던 사람들의 모습이 실감나게 나타나 있습니다.
봉생천 그림에 표시된 토끼비리
토끼비리를 따라 계속 가면 오정산 등산로로 이어집니다.
이곳에서 오정산까지는 4km 정도 되는 것 같네요.
토끼비리는 영남대로 구간 중 가장 위험하고 힘든 길이라고 하는데요.
영남대로는 과거 한양과 동래를 이어주던 도로 중 가장 넓고 짧은 길로서, 현재의 경부고속도로보다 무려 100여 리 이상이나 짧은 도로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영남대로가 한양으로 가는 지름길로 만들어진 길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낭떠러지
토끼비리를 걸을 땐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진남교반
토끼비리는 이어지지만 여기까지만 갔다가 되돌아 나왔습니다.
조금 더 가면 진남교반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나고, 오정산 등산로에 삼태극이란 정자도 나온다고 하네요.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전망대까지는 다녀오길 추천합니다.
오정산(804.9)은 문경시 호계면과 마성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삼태극이한 산과 물과 길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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