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가볼만한 제주오름, 물영아리오름(습지)
제주여행 5일째, 여전히 비가 내리는 날씨입니다.
휴무인 동생과 함께 비오는날 가볼만한 오름을 찾다가 선택한 곳은 물영아리오름(습지)입니다.
산책로가 험하지 않고 잘 조성되어 있으며, 비포장의 급경사가 없어서 비오는 날 슬리퍼 신고 올랐네요.
물영아리오름은 해발 508m로 물의 수호신이 산다는 말이 내려오는 곳으로, 산 정상에 습지가 형성된 습지오름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습지이다 보니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가 되어 자연생태에 관한 보존가치가 높은 오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며 2006년엔 국내 5번째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습니다.
비오는 날 오르게 되면 안개 자욱한 물영아리 습지 모습은 아련하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더군요.
물영아리오름 소요시간 등과 등산코스 그리고 물영아리오름 습지 모습을 담았습니다.
물영아리오름의 시작은 물영아리오름 생태공원에서 시작합니다.
물영아리오름은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에 있으며, 99번 남조로를 따라가다 보면 표지판을 보고 진입하면 됩니다.
물영아리오름은 산 정상 둘레기 1km에 이르며, 분화구의 깊이는 40여 m에 이릅니다.
2100~2800년 전에 퇴적된 습지 퇴척층의 깊이가 최대 10m에 이르는 습지오름입니다.
물영아리라는 지명은 이날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물영아리오름 정상화구에 물이 고이기 때문에 물이 있는 영아리라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영아리라는 말은 신령스러운 산이란 의미입니다.
물영아리오름이 있는 수망리 마을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남쪽에 위치하며, 180여가구 4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물영아리오름에서 전해져오는 전설이 있어 소개합니다.
수망리에서 처음 사람이 살기 시작할 때, 한 젊은이가 소를 들에 방목했는데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다.
젊은이는 잃어버린 소를 찾아 수망리 일대는 물론 주변 오름들도 샅샅이 뒤졌지만, 소는 없었고 결국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오름 정상까지 가게 되었다.
젊은이는 배고픔과 목마름에 기진맥진하여 더는 움직일 수 없었고 앉은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비몽사몽으로 있을 때 백발노인이 나타나 '여보게 젊은이, 소를 잃어버렸다고 상심하지 말게. 내가 그 소값으로 이 오름 꼭대기에 큰 못을 만들어 놓겠네. 그러면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될 것이고, 다시는 소를 잃어버리고 찾아 헤매는 일도 덜어질 것이네. 부디 잃어버린 소는 잊어버리고 다시 한 마리를 구하여 부지런히 가꾸면 분명 살림이 늘어 궁색하지 않을 것이네.'라고 하는 것이었다.
눈을 떠보니 아무도 없고 해는 저물어가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맑던 하늘에 먹구름이 덮이면서 어두워지더니 비가 폭포처럼 쏟아졌다.
눈앞에서 큰 못이 출렁거리고 못 가에는 소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
물영아리 생태공원에 있는 물영아리오름에 서식하는 생물을 모티브로 한 조형물
[제주오름] 물영아리오름 관람안내
관람시간 제한없음
휴무일 연중무휴
입장료(관람료) 무료
주차장 무료
소요시간 습지까지 40분, 둘레길 따라 내려오는 데까지 1시간 40분~2시간
난이도 중
접근성 하
정상 뷰 ★(습지뷰 ★★★)
물영아리오름습지센터
물영아리 생태공원을 빠져나가 오름으로 이동합니다.
물의 마을 수망리, 중잣성 생태탐방로
잣성(잣담)은 조선시대 중산간 목초지에 쌓아 만든 목장 경계용 돌담으로 농작물이나 삼림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수망리 물영아리오름 탐방로 입구에 중잣성 생태탐방로가 있는데, 이동할 수 없게 막혀 있습니다.
물영아리가 보이는 입구에는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안개로 휘감긴 물영아리 모습입니다.
초원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슬리퍼를 신고 이동하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물영아리오름습지 입구 초원은 마을 주민들이 산지축산을 운영하고 있어 목가적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를 이렇게 방목해서 키우는 곳이 얼마나 있을지...
비오는 날 여유롭게 넓은 초지에서 이렇게 풀을 뜯어먹고 사는 소들은 행복하겠지요?
물영아리오름은 올라가는 길은 대부분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 나무 아래를 지나기 때문에 여름에도 오를만한 곳입니다.
직진하면 물영아리오름으로 곧바로 올라가게 되고 소몰이길은 나중에 오름 분화구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로 이용하면 됩니다.
물영어리오름습지 입구의 초원 모습
습지 위로 이동하면 본격적인 물영아리오름습지 탐방이 시작됩니다.
초입엔 삼나무가 아름드리 솟구쳐 있네요.
물영아리오름 탐방길 안내
세 가지 코스가 있는데요.
계단길을 따라 올라가서 습지를 보고 능선길을 따라 내려와서 좌측 혹은 우측으로 둘레길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입니다.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안쪽입니다.
반대로 물보라길을 이용해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서 계단길로 내려오는 방법이 세 번째입니다.
물영아리오름 계단길 입구
처음엔 평평한 나무데크길을 따라갑니다.
이윽고 나타나는 나무계단길
1,000여개의 계단길이 40여도 경사로 계속 올라갑니다.
진흙밭이 없어서 비오는 날 슬리퍼도 무난합니다.
안개 자욱한 나무계단길
생각보다 비가 많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탐방객들이 제법 있더군요.
올라갈수록 안개가 자욱해집니다.
중간중간에 나무데크로 이루어진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가빠진 숨을 가라앉히고 이동하면 됩니다.
소나무 위 하늘은 안개만 자욱~
중간중간 쉼터에는 물영아리오름습지에 관한 시가 적혀 있습니다.
하나를 소개합니다.
우아한 비행 - 김영숙
그게 뭐
큰일이라고
벽 앞에서 울었을까
물영아리 천 여 계단
오르고야 알았다
벼랑길
한 두 번이야
누구나 만나는 것을
찌꾸리
"거 봐 거 봐"
응원인지 깐죽인지
삼나무 가지사이
깃을 치는 숲 속 오후
애벌레
고개 넘었다
살잠자리
날았다
오르는 쪽은 밋밋하지만 내려오는 쪽은 비가 왔을 때 미끄러지지 않게 작은 나무를 덧댄 모습입니다.
안개 낀 능선에 다 온 것 같습니다.
능선길로 가면 나가는 길이고, 산정습지 쪽으로 가봐야 합니다.
습지로 내려갔다가 구경 후 다시 능선길로 올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곳이 물영아리오름습지입니다.
평상시엔 분화구 습지에는 촉촉이 적셔 있는데, 비가 많이 와서 호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습지에 세차게 비가 내리는 모습
물영아리오름습지 전망대
이 물영어리오름 분화구의 습지는 40여 미터 아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산정 화구호는 둘레 300m, 깊이 40m입니다.
사진에서 보듯 습지는 바닥이 보일 정도로 낮게 물이 차 있는 모습입니다.
비가 내리는 물영어리오름습지를 구경해 보세요.
맑은 날 찾아도 좋겠지만, 물영아리오름은 비가 내리는 날 오르는 매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습지는 지구상에서 생명력이 가장 풍부한 곳이라고 하죠?
해발 508m의 물영아리오름 습지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인 긴꼬리딱새, 비바리뱀 등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물영아리오름습지를 뒤로 하고 다시 되돌아 나옵니다.
능선길을 따라 내려오면 갈림길이 2개가 나오게 됩니다.
능선길 내려가는 길은 오르는 계단에 비해 완만한 편입니다.
이곳이 능선길을 내려와서 갈라지는 길입니다.
좌측으로 가면 소몰이길로 향해 출구로 이동하는 물보라길이고, 우측으로 가면 전망대를 지나 출구 쪽으로 빠져나가는 삼나무길입니다.
좌측이 조금 먼 길이나 길이 편한 반면, 우측은 조금 짧으나 좌측 길에 비해 조금 험한 편이니 선택은 여러분 몫입니다.
물영어리오름 둘레길은 평탄합니다.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 있어 슬리퍼로 걸어도 무난하네요.
둘레길에 있는 첫 번째 정자
표선면 가시리 방면인데 맑은 날이면 조망이 좋을 것 같습니다.
넓은 밭이 펼쳐져 있네요.
물보라길 현재위치
반대방향에도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둘레길 사이에 보이는 오름
마흐니 오름인 듯...
소몰이길
물영어리오름습지 입구에 있는 초원으로 나오며 탐방을 마칩니다.
맑은 날 올라도 좋지만, 물영아리오름습지는 흐리거나 비올 때 오르면 운치있는 풍경, 물영아리오름 분위기에 맞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오름입니다.
신발과 복장 구애 없이 편하게 오를 수 있으니 기회되면 올라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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