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 동지팥죽 먹고 겨울풍경 즐기기
지난 22일은 밤이 가장 긴 동지였죠.
다들 팥죽은 드시고 액운을 쫓아 냈는지요?
동지가 되면 우리나라에서는 팥죽을 먹는 관습이 있고, 절에서도 동지팥죽을 공양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동지날 아침, 팥죽을 싫어하는 딸 아이가 친구 집에 놀러 가자 집사람이 오랜만에 절에 가서 구경도 하고 동지 팥죽도 먹자며 길상사에 가자고 하네요.
그래서 길상사에 가서 동지팥죽을 먹고, 길상사 겨울풍경을 담아봤습니다.
길상사는 1년에 한 번 이상은 다녀오곤 하는 곳입니다.
예전 포스팅 한 글도 있네요.
길상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이 바로 법정스님 입니다.
법정스님이 세운 절,
정확히 말하면 대원각의 주인인 김영한(법명 길상화)이 시주하여 만든 절이지요.
도심에 이런 고즈넉한 절이 있다는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한적하고 고요한 성북동 마을에 위치합니다.
길상사 주차장은 길상사 위에 있고, 무료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맑고 향기롭게~~
법정스님에 의해 무소유 운동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발족한 사단법인이죠.
1994년에 첫 출발을 했고, 길상사 내에 사무국을 두고 있습니다.
이제는 서울을 넘어 각 지역에 지역모임이 형성되어 이웃을 돕고 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각산 길상사 정문모습
동지날이라 절을 찾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입구에서는 길상사 달력도 나누어 주고 있어서 얻어 왔습니다.
길상사는 김영한(법명 길상화)이 성북동 배밭골을 사들여 대원각이라는 한식당을 만들어 운영하다가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받아 대원각 터와 40여 동의 건물을 절로 만들어주기를 청하였습니다.
이에 법정스님은 1997년 12월 14일 대원각이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로 창건되는 아름다운 법석에서 김영한에게 염주 한 벌과 길상화라는 불명을 내려 줍니다.
길상사는 현재 당시의 건물들을 그대로 살려 절로 만든 곳입니다.
길상화 보살이 된 그녀는 '나 죽으면 화장해서 눈이 많이 내리던 날 길상현 뒤뜰에 뿌려주시오'라는 유언을 남기고 1999년에 육신의 옷을 버리게 되었답니다.
그녀는 1916년에 태어나 16세의 나이에 기생으로 입문합니다.
1937년 천재시인 백석으로부터 자야라는 아명으로 불리었던 그녀는 1953년 중앙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생전에 '선가 하구일 선생 약전'이라는 저술도 남겼다고 합니다.
아무튼 길상화 보살은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감명받아 길상사를 만들게 되었으니 그 정신만큼은 본 받을만 합니다.
길상사는 대웅전 격인 극락전이 있고, 불교도서관과 다원이 있는 지장전, 법정스님이 머물었던 진영각 등이 있고, 길상선원, 길상보탑 등이 있습니다.
겨울이라 조금 삭막해 보이는 절
가을에 유독 멋진 길상사입니다.
하긴 겨울에 눈 내린 길상사를 상상해 보니 정말 멋질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라니다원과 불교용품점 등이 있는 지장전 입니다.
이곳 1층이 공양을 받을 수 있는 곳이라 도착하자마자 동지팥죽을 먹으러 갔습니다.
동지팥죽은 오후 1시까지 하는데 1시 약간 넘어서 들어갔습니다.
자원봉사 하시는 아주머니들이 바쁘게 움직이시네요.
공양받은 동지팥죽입니다,
먹음직스럽죠.ㅎㅎ
제가 어려서부터 팥죽을 되게 좋아했습니다.
객지생활 할 때 집에 가면 어머니가 팥죽을 끓여주시던 생각이 나네요.ㅠㅠ
새알은 한 두개 들어가 있고 대부분 밥알이 들어가 있습니다.
맛은? 단맛과 짠맛이 부족한 느낌?
그래도 절에서 주는 것이라 맛있게 먹었네요.ㅎㅎ
식당에 적힌 글귀
"오관게"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에 온갖 욕심 버리고 몸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2층에는 길상사 다원인 다라니 다원이 있습니다,
들어가 마시고 싶었는데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돌아섰습니다.
다라니 다원 영업시간은 10:00 ~ 16:30 입니다.
지장전 입구에 있는 맑고 향기롭게 가게
극락전 앞에 있는 아기보살
그리고 극락전 앞에 커피와 녹차까지 마실 수 있게 준비해 뒀네요.
길상사 극락전 모습
극락전 내부 모습
길상사 범종
그리고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사무실이 있는 곳입니다.
법정스님이 머물렀던 진영각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곳이 바로 생전에 법정스님이 머물렀던 진영각이네요.
현재는 법정스님의 초상화와 유품들을 전시해 두고 있는 곳이죠.
법정스님은 1932년 해남출신으로 1956년 효봉 학눌의 문하로 출가하여 수행자의 기초를 다진 후 해인사 전문강원에서 대교과를 졸업하고 쌍계사, 해인사, 송광사 등 선원에서 수선안거했습니다.
1975년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수행하기도 했으나 세상에 명성이 알려지자 아무도 모르게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홀로 청빈과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였습니다.
1997년 김영한의 보시로 길상사를 창건하고, 2010년 3월 11일 법랍 55세, 세수 78세로 길상사 행지실에서 입적하였습니다.
저서로 '무소유', '버리고 떠나기', '물소리 바람소리', '화엄경', '숫타니파타' 등 역작을 남겨뒀습니다.
입구에 전에는 못 봤던 법정스님 유골을 모신 곳이 있습니다.
누구나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세상, 무소유의 삶이 가슴에 와 닿게 하네요.
진영각 내부의 법정스님 초상화
그리고 생전 앉아 있던 의자를 비슷하게 만들어 집 앞에 두었네요.
스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을 수 있는 노트와 함께...
내려오는 길
옛날 한식당이었던 대원각 시절의 건물들은 스님들의 처소로 이용되고 있다네요.
지독한 도는 어려움이 없나니 오직 분별하는 것을 꺼릴 뿐이다.
사랑하고 미워하지 않으면 툭트여 명백하리라.
길상사 겨울의 계곡은 말라 있네요.
시주 길상화 공덕비
김영한(길상화)은 그녀의 유언대로 다비 후 그녀의 유골은 49재를 지내고 첫눈이 온 도량을 순백으로 장엄하던 날 길상헌 뒤쪽 언덕바지에 뿌려젔습니다.
그리고 무주상보시의 귀한 뜻을 오래도록 기리고자 2001년 11월 21일에 공덕비를 세웠습니다.
길상사 불교대학과 길상사 템플스테이가 이루어지는 곳
]
그 옆으로 길상 7층보탑
조선 중기(1600~1650년 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이 법정스님과 길상화 보살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 종교화합의 의미를 전하고자 무상으로 기증한 것입니다.
평화롭고 한가로운 모습의 길상사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이렇게 길상사에 오면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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