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가볼만한 곳, 영랑생가(영랑 김윤식 생가)
본격적인 남도여행의 시작은 강진, 강진군을 남도답사의 1번지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광주 상무지구에서 숙소에서 일어나 강진으로 향했습니다.
가장 먼저 남도여행으로 선택한 곳은 영랑생가.
교과서에서 익히 들어봤던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지은 시인 영랑 김윤식 선생의 생가입니다.
원래 영랑생가를 갈 생각은 없었는데 다산초당으로 가는 도중 표지판이 나와 무작정 들어간 곳인데요.
영랑생가를 비롯하여 세계모란공원, 시문학파기념관, 금서당 등 둘러 볼만한 곳이 많은 곳이더군요.
남도여행의 일번지, 강진 가볼만한 곳으로 손색이 없는 영랑 김윤식 생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시인 김영랑(김윤식) 선생은 우리나라 대표 서정시인이자 항일 민족지사로 강진 출생입니다.
1903년에 이곳에서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1915년 강진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상경하여 기독청년회관에서 영어를 수학하고 휘문의숙에 진학했습니다.
휘문의숙 재학 중 1919년 기미독립선언운동이 일어나자 자신의 구두 안창에 독립선언문을 숨겨 넣고 당진으로 내려와 독립운동(강진 4.4 운동)을 주도하고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대구형무소에서 6개월간 옥고를 치르게 됩니다.
1920년 일본으로 건너가 청산학원에서 수학하고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귀국 후 창작활동에 몰두하였습니다.
영랑은 1930년 3월 창간한 시문학지(시문학파)를 중심으로 박용철, 정지용, 이하윤, 정인보,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보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과 우리 현대시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1934년 4월 문학지에 불후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발표하였고, 1935년에 '영랑시집'을, 1949년에 '영랑시선'을 출간했습니다.
영랑생가 주차장에 있는 강진군 관광안내소 모습
영랑생가 관람안내
관람시간 09:00 ~ 18:00
휴관일(휴무일) 연중무휴
관람료(입장료) 무료
주차장 무료
감성 강진의 하룻길
김영랑 선생은 해방이 이루어질 때까지 창씨개명과 신사참배, 삭발령을 거부한 채 외롭고 의롭게 살았으며, 광복 후에는 신생 조국 정부에 참여하였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부상당해 9월 29일 서울 자택에서 47세의 일기로 타계하였답니다.
영랑 김윤식 선생은 생애 87편의 시를 남겼다고 합니다.
그중 60여 편이 일제강점기에 창씨개명을 거부하며 이곳 영랑생가에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강진에서 하룻길은 영랑 김윤식 선생의 영랑생가와 현구 김현구 선생의 현구길, 다산 정양용의 사의재를 말하네요.
영랑생가 앞에 있는 탑골샘
영랑 김윤식 선생이 자주 이용하던 샘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담장에 적혀있는 김현구 선생 이야기
김현구(1903~1950)은 영랑과 함께 강진출신으로 1930년 시문학 2호에 '님이여 강물이 몹시도 괴롭습니다', 물 위에 뜬 갈매기', '거룩한 봄과 슬픈 봄', '적멸' 등 4편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하였습니다.
영랑생가가 있는 동네는 이외에도 다산 정약용의 남도 유배길이기도 합니다.
정약용의 남도유배길은 65.7km로 진정한 남도여행이 될 것 같네요.
영랑생가 앞에 있는 카페 시랑
너무 더워서 구경하다가 나와 아이스커피 한잔씩 마신 곳입니다.
영랑생가 앞에는 영랑선생이 만들고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문학' 동인지의 시인들인 시문학파기념관이 있습니다.
시문학파는 1930년대 창간한 시전문지인 '시문학'을 중심으로 순수시 운동을 주도했던 시인들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시문학파에는 영랑 김윤식, 용아 박용철, 정지용, 위당 정인보, 연포 이하윤, 수주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보 등의 시인들을 일컫습니다.
영랑생가 입구 모습
영랑생가는 1948년 서울로 이사한 후 몇 차례 전매되었으나, 1985년에 그의 생가를 강진군에서 매입하여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1986년에 전남 지방문화재로, 2007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정부는 2008년 김영랑 선생에게 금관문학훈장이 추서되기도 했습니다.
생가에는 시의 소재가 되었던 샘, 동백나무, 장독대 등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남도여행에서 느낀점 중에 하나는 강진과 해남출신의 이름난 시인과 소설가 등 문학가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문학관이 곳곳에 있답니다.
영랑생가 입구
영랑생가는 현재 문간체와 본채, 사랑채 등 3개 동만 남아 있습니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김영랑 선생의 대표적인 시인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교과서에서 접했을 대표적인 서정적인 시입니다.
영랑생가 문간채
영랑 김윤식은 일제치하에서 설움 받은 내용을 시로 표현하고, 자신의 젊은 정열과 민족의 기상을 은연중에 문학을 통해서 불살랐던 우리나라 현대문학의 거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가옥은 건축적 의미를 지녔다기보다는 영랑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곳이죠.
본채 옆에 있는 사랑채 모습
사랑채 옆에는 그의 시인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라는 시비가 있습니다.
"사개 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없는 듯이 앉아
아직 떠오를 기척도 없는 달을 기다린다
아무런 생각없이
아무런 뜻없이
이제 저 감나무 그림자가
사뿐 한 치씩 옮아오고
이 마루 위에 빛깔의 방석이
보시시 깔리우면
나는 내 하나인 외론 벗
가냘픈 내 그림자와
말없이 몸짓없이 서로 맞대고 있으려니
이 밤 옮기는 발짓이나 들려 오리라"
'동백닢에 빗나는 마음'이라는 시비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쳐 오르는 아침 날 빛이 빤질한
은결을 도도네
가슴엔 듯 눈엔 듯 핏줄엔 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 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문간채에는 각종 농기구와 농사에 사용되는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김영랑 선생의 시의 소재가 되어준 동백나무
영랑생가 본채 모습입니다.
본채인 안채에는 김영랑 선생이 사용한 안방에 초상화가 걸려있고, 부엌이 붙어있는 구조입니다.
영랑 김윤식의 시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시비
"오매 단풍 들겄네'
장광에 골불은 감잎 날러와
누이는 놀란 듯이 쳐다보며
'오매 단풍 들겄네.'
추석이 내일 모레 기다리니
바람이 잦아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단풍 들겄네."
본채 뒤쪽에는 대나무숲이 이루어져 있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세계모란공원이 있습니다.
모란이라는 꽃으로 인해 우리나라 서정시인의 대가가 되었던 김영랑 시인이네요.
영랑생가가 있는 이 일대는 영랑 김윤식과 다산 정약용이 가던 예던 길입니다.
영랑과 다산은 시대가 다르지만 민족의 애환이자 민족문화의 자부심이었죠.
발길 닿는 곳마다 영랑의 시향과 다산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남도답사의 일번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영랑생가와 세계모란공원 옆 150여 미터 위에는 금서당이 있는데요.
일찍부터 서당 역할을 하였고 일제강점기에 사립 금릉학교에서 강진공립보통학교를 거쳐 강진중앙초등학교로 이름이 바뀌면서 강진 지역에 신학문을 보급하는 터전이 되었던 곳입니다.
한동안 폐허로 방치되어 있었으나, 1950년 이후 화가 김영렬이 매입하여 관리해왔으며, 2003년 김영렬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부인 박영숙이 남편의 작품을 보관하며 관리하고 있습니다.
건물은 반쪽자리 2채의 건물을 붙여놓은 모습인데 반쪽은 기와, 다른 반쪽은 슬레이트지붕으로 되어 있으며, 몸체도 오래된 옛집에 벽돌집 절반을 붙여지었답니다.
영랑생가를 기점으로 세계모란공원, 금서당, 시문학파기념관 그리고 더 나아가 다산 정약용의 첫 유배생활지였던 사의재까지 둘러본다면 2~3시간은 잡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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