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례 선잠례를 지낸 곳, 성북동 선잠단지
성북동에 가면 조선시대에 국가의례인 선잠례를 지내던 선잠단지가 있습니다.
선잠단은 누에를 처음 치기 시작했다는 중국 고대 황제의 황비인 서릉씨를 양잠의 신으로 받들어 제사를 지냈었다고 합니다.
조선의 선잠단은 1414년부터 1430년 사이에 새롭게 마련되었는데요.
1475년 국조오례의에 적힌 내용을 보면 '선잠단 크기는 사방 2장 3척, 높이 2척 7촌이며 4방향으로 나가는 계단이 있으며, 제단을 둘러싼 상단과 하단 담장의 둘레는 각각 25보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성북동 나들이가서 선잠단지가 보여 잠시 사진에 담았습니다.
선잠단지 모습
선잠제는 나라에서 지내는 제사 가운데 중사로 백성들에게 양잠을 권하고 누에치기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입니다.
우리나라의 선잠제는 고려시대에 시작하여 조선시대까지 꾸준히 진행될 만큼 누에치기를 무척 중요시하였습니다.
아울러 궁궐 후원에서는 왕비가 뽕잎을 따며 양잠의 모법을 보이는 친잠례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세종은 양잠을 크게 장려하였다고 전해지는데, 각 도마다 좋은 장소를 골라 뽕나무를 심도록 하였고 한 곳 이상의 잠실을 지어 누에를 키우도록 하였습니다.
이후 잠실도회를 설치하면서 잠실지역은 뽕잎을 먹여 누에를 치는 단지가 만들어졌던 곳으로 잠실이라는 지역명도 양잠업과 관계된 지명입니다.
임진왜란 후 유명무실해졌다가 조선말에서 일제 때 뽕나무가 다시 심어지고 잠업강습소가 설치되는 등 양잠업이 다시 성행했다고 합니다.
선잠례는 조선초기부터 시행되었고, 1908년(융희 3) 일제가 조선의 국가 제사를 축소하고 선잠단의 신위를 사직단에서 배향하게 하면서 중단되었습니다.
이곳의 선잠단지도 국유지에서 사유지로 팔렸다가 해방 후 도로 신설하면서 축소된 상태로 복원되었습니다.
사적 83호인 선잠단지 모습
제일 앞에 홍살문이 있는데, 사방으로 이런 홍살문이 있습니다.
선잠단의 유래와 연혁
1400년(정종 2) 조선왕조 최초 선잠제 시행(장소 개경)
1401년(태종 1) 선농과 선잠 악장정비 논의
1411년(태종 11) 선잠 폐백제도 상정, 희생으로 돼지에 양도 더함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음)
1414년(태종 14) 예조에서 선잠단의 제도와 규모 확인
1430년(세종 12) 선농과 선잠 악장정비 논의
1475년(성종 6) 국조오례의에 선잠제를 정비하여 수록
1908년(융희 2) 신위가 사직단으로 옮겨지고 선잠단지가 국유지로 이속됨
1939 고적 117호로 지정, 일부 보호구역 지장
1963 사적 제83호로 지정
홍살문을 지나면 재단 아래를 하유라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제관이 의례를 행하고, 악단이 음악을 연주하며 일무가 춤을 추던 곳입니다.
작은 계단 위가 상유라고 하며, 의례를 행하는 신하들이 다니는 곳입니다.
그리고 상유 중간에 선잠례 의례를 행하는 제단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단 좌측엔 예감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폐백과 축판 등 제사에 쓰인 물품을 묻거나 태워 제사를 마무리하는 장소로 사용했습니다.
지금의 선잠단지에는 선잠레 터만 남아있고, 주위에 뽕나무 50여 그루가 심어져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양잠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겨졌으면 국가의례로 선잠례까지 치뤘는지 이해할만한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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