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 태종 이방원의 헌릉과 순조의 인릉, 헌인릉
조선왕릉은 남한에 40기, 북한에 2기가 있는데, 이중 80% 이상의 조선왕릉은 다녀온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아직 방문하지 않은 조선왕릉인 서울 헌릉과 인릉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시국인 데다 겨울엔 마땅히 가볼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을 때엔 조선왕릉 숲길을 산책하면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헌인릉의 헌릉은 요즘 드라마도 하고 있는 조선 3대 태종 이방원와 원경왕후의 쌍릉이며, 인릉은 조선 23대 순조와 순원왕후의 합장릉입니다.
서울 헌인릉은 조선왕릉 중에서 유일하게 두 개의 왕릉 모두를 가까이 올라가서 볼 수 있는 곳이라 조선왕릉을 견학하기 위한 나들이라면 다른 조선왕릉보다는 헌인릉을 추천드립니다.
헌인릉은 서울시 내곡동, 대모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조선왕릉 중에서 도성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에 있는 조선왕릉 중 가장 남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헌릉로를 따라 서쪽으로 난 헌인릉로를 따라 100여미터 들어오면 좌측에 한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도로가에 있는 이 한옥은 헌인릉의 재실입니다.
재실은 알다시피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건물인데요.
왕릉의 재실에는 참봉(종9품)과 령(종5품) 등이 제향을 지낼 때에 재실에 머물면서 제향에 관련된 일을 하였던 곳입니다.
재실의 집무실인 재실(재방), 제향을 준비하는 전사청, 향과 축문을 보관하는 향대청, 제기를 보관하는 제기고와 부속공간인 행랑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헌인릉의 재실은 원래 능역 안에 위치해 있었느나 6.25 이후 농지로 개간되면서 이렇게 도로에 인접한 형태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헌인릉 재실 입구 모습
이곳에서 도로를 따라 50여 미터 이동하면 헌인릉 입구와 주차장이 나타납니다.
재실이 능역 밖에 있듯 원래 헌인릉의 면적은 상당했을 것 같은데 지금은 헌릉과 인릉이 있는 곳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모두 개발되어 있는 상태인 듯합니다.
헌인릉에 들어서면 우측은 헌인릉 무료주차장, 좌측에는 지정차량 주차장이 있습니다.
근처에 국정원같은 비밀스러운 건물이 있는지 촬영이나 차량출입이 삼업하게 관리되고 있더군요.
내곡동 비밀스러운 공간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더군요.ㅎㅎ
주차장에서 헌릉과 인릉 입구까지는 100여미터
사진에서 보듯 입구에서 바로 왕릉이 보입니다.
다른 왕릉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입니다.
재실이 밖에 있을 정도로 주위가 많이 개발된 원인입니다.
서울 헌릉과 인릉
헌인릉은 조선 제3대 임금인 태종과 왕비 원경왕후의 능인 헌릉과 제23대 순조와 왕비 순원왕후 능인 인릉을 합쳐 이름 붙인 곳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한에 있는 40기의 조선왕릉
헌인릉도 이에 포함이 됩니다.
서울 헌릉과 인릉 관람안내
관람시간 2~5월/9~10월 09:00~18:00, 6~8월 09:00~18:30, 11~1월 09:00~17:30
(입장마감은 1시간 전 마감)
휴무일(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료(입장료) 만 25~64세 1,000원, 그 외 무료
주차장 무료
관람 소요시간 30분~1시간 내외
주차장 무료
헌인릉에 들어서면 곧바로 만나는 왕릉은 인릉입니다.
인릉은 제23대 순조(1790~1834, 재위 1800~1834)와 그 왕비 순원왕후가 합장되어 있는 합장릉입니다.
순조는 정조의 아들로 11살에 왕세자로 책봉되었고, 같은 해 정조가 세상을 떠나자 왕위에 올랐습니다.
11살이라는 어린 나이라 당시 대왕대비였던 정순왕후(영조의 두 번째 왕비)가 1803년까지 수렴청정을 하였습니다.
순조 재위 기간은 역사에서 그리 중요한 시기는 아니었는지 역사 기록에 특별히 기억나는 사건은 드문 것 같습니다.
단지 정순왕후의 수렴청정으로 외척의 세도정치가 국정을 어지럽혔으며, 자연재해와 민란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였습니다.
순원왕후 김씨는 영안부원군 김조순의 딸로 1802년(순조 2)에 왕비로 책봉되었습니다.
순조와의 사이에서 문조로 추존된 아들과 3녀를 낳았고, 후계는 손자인 헌종이 왕위를 이었습니다.
이후 헌종이 후사없이 죽자 철종을 양아들로 들여 왕위에 오르게 하였는데요.
당시 왕위에 오른 헌종과 철종이 어려 조선 역사상 수렴청정을 유일하게 두 번이나 한 왕후 이기도했습니다.
순조와 순원왕후의 능은 능침이 무척 높아 보이지 않고, 문인석과 무인석 머리만 겨우 보이는 정도입니다.
1834년 순조가 세상을 떠나자 파주 교하(파주 장릉 근처)에 인릉을 조성했습니다.
이후 1856년(철종 7년)에 현재의 자리로 옮겼고, 이듬해 순원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순조와 합장하여 합장릉의 형태로 능이 조성되었습니다.
인릉 정자각에서 바라본 향로와 어로 그리고 홍살문
인릉 비각
비각은 비석이나 능 주인의 업적을 기록한 신도비를 세워둔 건물을 말합니다.
비각 안에는 인릉구비문과 인릉신비문이 각각 있습니다.
신구의 구분은 조선국으로 표시되었던 구비문,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으로 표시한 비석이 신비문이라고 합니다.
역문에는 순조와 순원왕후의 탄생과 승하까지의 일대기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인릉에서 나와 우측으로 돌아가면 인릉을 지척에서 볼 수 있는 언덕길이 있습니다.
조선 왕릉 중 헌인릉 두 곳의 왕릉 모두 왕릉까지 올라갈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답니다.
이후 나올 헌릉을 보면 알겠지만, 인릉은 다소 소박한 모습인 반면 헌릉은 규모도 커 보이고 문인석과 무인석 등도 더 많고 웅장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조선을 개국한 공신이면서 태조의 아들이라 왕들 중에서도 격이 느껴지는 듯하네요.
순조와 그의 왕후가 뭍혀있는 합장릉 모습
인릉 순조능에서 바라본 인릉 정작각 모습
인릉에서 헌릉으로 이동하는 길은 오리나무 숲을 따라 나무데크길로 가면 더욱 운치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보기 드물게 대모산 남쪽으로 유입되는 빗물에 의해 형성된 습지대에 오리나무 군락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엔 오리나무를 비롯해 산초나무, 꼬리조팝나무, 노란물봉선 등 다양한 습지식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조선왕릉 숲
조선왕릉은 독특한 건축양식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담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조선왕릉 대부분 능역에는 숲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나무와 전나무, 잣나무 등이 주로 심어져 있습니다.
특히 능의 좌우나 후면에는 소나무를 심고 전면의 낮은 지대에는 오리나무를 식재하도록 한 것은 조선왕릉 능을 조성하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조선왕릉 습지
능역 안을 흐르는 물길이 퇴적 등으로 인하여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면서 생겨난 곳입니다.
서울 헌정릉을 비롯하여 구리 동구릉, 서울 선정릉, 고양 서오릉 등에서 이런 습지가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 이런 습지가 있으면 오리나무나 버드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나무데크를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전방에 헌릉이 살며시 나타납니다.
헌릉 모습
헌릉은 조선 제3대 임금인 태종과 왕비 원경왕후의 쌍릉입니다.
1420년(세종 2년)에 원경왕후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헌릉에 모셨고, 2년 뒤에 태종이 세상을 떠나자 쌍릉의 형태로 조성했습니다.
보통 조선왕릉에서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진 길로 향로(제향 시 향을 들고 가는 길)와 어로(임금이 다니는 길)가 있는데, 헌릉에는 어로가 보이지 않습니다.
원래부터 향로만 조성되었는지, 아니면 어로가 멸실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태종(1367~1422, 재위 1400~1418) 이방원은 태조와 신의왕후의 다섯째 아들입니다.
아버지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에 큰 공을 세웠고, 1392년(태조 1)에 정안군에 봉해졌습니다.
이복동생의 세자책봉에 불만을 품고 왕자의 난을 일으켰고, 정도전 등의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1400년에 조선 3대 왕으로 즉위하였습니다.
현재 KBS 역사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나오고 있던데, 그의 왕위에 오르기까지는 폐륜이라 할 수 있는 행적이 있었죠.
하지만 왕위에 오른 이후엔 중앙과 지방 체제 확립, 군사제도, 토지 조세제도 등을 정비하며 나라를 안정시키는데 큰 업적을 남겼고, 무엇보다도 그의 셋째 아들인 세종대왕이 성군이 되도록 기여한 왕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헌릉은 다른 조선왕릉과 다르게 정자각 등 아래쪽에서 능침이 모두 보이고 있습니다.
원경왕후 민씨는 여흥부원군 민제의 딸로 1382년 태종과 혼인하였고, 조선건국 후 태종이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남동생들과 적극적으로 도운 여걸이었습니다,
하지만 태종이 왕자의 난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외척과 공신들을 제거하였는데 원경왕후의 남동생들도 이때 죽임을 당하였습니다.
헌릉 비각
왕과 왕비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이 있는 건물입니다.
헌릉 신도비 2개가 있는데, 구비와 신비입니다.
구비는 1424년에 건립되었으나 새겨진 글씨가 떨어져 나가 알아보기 어려워 숙종 21년(1695) 원래의 비 옆에 신비를 설치했습니다.
구비(1424년)와 신비(1695년) 모두 보물 제180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헌인릉 윗길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산책로는 570여 m로 10분 정도 천천히 산길을 따라 걸을 수 있어 좋더군요.
헌인릉 산책로
찾는 관광객들도 거의 없어 한가로이 거닐기 무척 좋답니다.
헌릉 능침으로 가는 길
물론 진입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헌인릉 산책로
헌인릉 산책로를 모두 돌고 나오면 우측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옵니다.
헌릉도 인릉과 같이 왕릉 옆에까지 올라가서 능침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좌측이 태종 이방원의 무덤이고, 우측이 원경왕후의 무덤입니다.
헌릉에는 문인석과 무인석이 다른 조선왕릉에 비해 많기도 하고, 규모도 더 큽니다.
방금 전 인릉에서 본 문인석과 무인석에 비교해봐도 더 많이 세워져 있고, 그 크기도 큽니다.
당시 태종의 권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네요.
태종 부부의 헌릉 능침에서 바라본 헌릉 정자각과 비각
태종과 원경왕후 능침 역시 둘레로 가로지른 돌들도 그 위엄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조선왕릉을 찾았는데요.
포록이 우거진 봄에서 가을에 방문해도 좋지만, 코로나와 추위가 공존하는 겨울에도 한적하게 숲길을 산책하면서 구경하는 것도 무척 매력이 있는 곳입니다.
특히 조선왕릉 중 헌인릉의 매력은 왕릉까지 올라가 가까이에서 봉침과 문인석, 무인석 등을 자세히 관찰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본 조선왕릉 중에서는 유일했거든요.
그리고 쌍릉의 봉침이 아래쪽에서 모두 보이고, 향로만 있고 어로가 없는 정자각까지의 길 등도 특이한 왕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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