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으로 더욱 가까워진 칠궁
청와대 관람을 마치고 영빈문으로 나와 서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경복궁의 비밀궁궐인 칠궁이 있습니다.
청와대 관람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지금까지 관람하지 못하다가 최근에 좀 한가로워져서 이틀 전에 예약해서 드디어 관람하고 나왔는데요.
경복궁 같은 궁궐처럼 무척 아름답고 볼만한 곳이었습니다.
칠궁은 청와대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비밀정원으로만 있다가 지난 2018년 7월부터 예약자에 한해 개방했었는데요.
정확하게 말하면 1968년 1.21사태 이후 경비강화 차원에서 관람이 금지되었다가 5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셈이었죠.
금년 5월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칠궁도 자연스럽게 예약없이 관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칠궁은 조선의 5대 궁궐 외에 또 다른 궁으로 왕의 어머니가 된 7명의 후궁의 신주를 모신 곳입니다.
궁이라기보다는 사당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가장 익히 알려진 경종의 어머니인 장희빈의 신주도 이곳에 있습니다.
청와대 개방으로 더욱 가까워진 칠궁 모습을 담았습니다.
청와대 영빈관 바로 옆에 위치한 칠궁 입구인 외삼문
청와대 사랑채가 맞은편에 있습니다.
칠궁 관람안내
관람시간 09:00~18:00(30분 전 입장마감)
휴무일(휴궁일) 매주 화요일(공휴일인 경우 개방)
관람료(입장료) 무료
주차장 없음(경복궁 주차장 이용, 기본 2시간 3,000원, 초과 10분당 800원)
해설 09:30, 11:00, 13:00, 14:30, 16:00
칠궁 안내도
칠궁이란 명칭은 근래에 와서 지어진 이름으로, 조선시대에 왕을 낳은 일곱 후궁들의 신주를 모신 왕실 사당입니다.
(후궁들은 종묘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별도로 모셨다고 함)
원래 영조가 어머니 숙빈 최씨를 기리기 위해 1725년(영조 1)에 지은 사당으로 처음에는 숙빈묘라 하였습니다.
이후 1744년(영조 20)에 상서로움을 기란다는 의미의 육상이라는 묘호를 올렸고, 1753년(영조 29)에 궁으로 승격하여 육상궁이 되었습니다.
영조 임금은 소문난 효자로 알려졌듯이 재위기간 중 200여 차례나 육상궁을 방문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조선 후기 도성 안에 육상궁 외에도 왕을 낳은 후궁의 신주를 모신 사당이 여럿 있었는데요.
고종과 순종 때 저경궁, 대빈궁, 연호궁, 선희궁, 경우궁의 신주를 옮겼고, 1929년에 덕안궁을 옮겨 지금은 육상궁에 5개의 건물에 7분의 신주가 모셔지게 되었습니다.
삼락당은 칠궁의 재실로 제례를 준비하던 곳인데요.
지금도 매년 10월 넷째 주 월요일에 칠궁제를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풍월헌과 송죽재라는 두 개의 현판이 걸려있는 재실입니다.
영조는 육상궁에 올 때 예를 올린 후 삼락당과 풍월헌에서 신하를 접견했다고 합니다.
칠궁으로 들어가는 내삼문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
단풍나무도 색감이 이쁘네요.
수복방
조선시대에 종묘, 왕릉 등을 관리하거나 제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지내던 곳입니다.
단, 묘, 원, 능침, 전에서 청소하는 일을 맡아본 사람을 고려시대 이래 상소라 하였다가 1438년(세종 20)에 주례에 따라 수복으로 변경하였다고 합니다.
칠궁의 수복방은 냉천정을 바라보며 서쪽에 길게 자리잡고 있는데, 원래 육상궁에 딸린 시설이있으나 1753년(영조 29)에 육상묘가 육상궁으로 승격되면서 여기에 건축된 것으로 보입니다.
우측에 냉천정과 육상궁, 연호궁이 자리하고 있고, 위쪽으로 자경궁, 대빈궁, 선희궁, 경우궁, 덕안궁이 있습니다.
냉천정
영조가 어머니의 제사를 준비하고 휴식을 취한 장소로 건립기록이 전해지지는 않으나, 숙빈묘라는 명칭으로 육상궁이 처음 건립된 영조 때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서쪽 두 칸은 온돌방, 동쪽 한 칸은 대청으로 되어 있습니다.
영조의 어진을 모신 곳이라 봉안각이라 하였으나, 순조 이후 냉천정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냉천정이란 당호는 옆에 냉천이라는 우물이 있어 붙은 것입니다.
자연
냉천정 남쪽 아래에 잇는 네모난 연못으로 냉천에서 나오는 물이 이곳으로 흘러 들어오는 곳입니다.
연못의 남쪽에 자연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연못이 자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냉천
냉천정 뒤에 있는 우물로 제사 때 이곳의 물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냉천 북쪽 석축에는 영조가 냉천과 냉천정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오언시가 새겨져 있습니다.
'임금님의 글월을 새기다
냉천이 옛날에는 연온에 있었고
오늘은 이곳 정자에 있구나.
두 손으로 맑은 물을 어루만지니
냉천이 가히 좋구나.
(1727 정미년 3월 10일)
냉천 위의 초가정
오래되어 보이는 향나무
육상궁 입구인 내삼문
건물 하나에 육상궁과 연호궁이라는 두 후궁의 신주가 모셔져 있습니다.
연호궁 현판 안쪽에 육상궁이란 현판이 따로 붙어 있습니다.
육상궁은 영조의 어머니이자 숙종의 후궁인 숙빈 최씨의 사당입니다.
영조는 1724년에 즉위한 뒤 현재의 위치인 경복궁 북쪽에 사당을 짓고 숙빈묘가 완성되자 신주를 모셨습니다.
1744년에 육상이라는 묘호를 올리고, 1753년에 묘에서 궁으로 격상시켜 육상궁으로 바뀌었습니다.
1882년 화재 때 냉천정에 모셨던 영조의 어진은 송죽정으로 옮겨 모셨으나, 사당 내 숙빈 최씨의 신주와 옥책, 은인 등은 모두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연호궁은 추존 왕 진종의 어머니이며, 영조의 후궁인 정빈 이씨의 사당입니다.
정조는 영조의 명에 따라 효장세자의 뒤를 계승하여 왕으로 즉위하였고, 즉위 직후 효장세자를 진종으로 추존하고, 1778년(정조2) 정빈 이씨의 사당을 북부 순화방에 세웠습니다.
연호궁은 1870년에 육상궁 안의 별묘로 옮겼는데, 현재와 같이 한 건물 안에 숙빈 최씨와 합사된 내력은 분명하지 않다고 합니다.
육상궁/연호궁 앞 양쪽에는 댜칭되게 신주를 임시로 모시던 이안청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경궁, 대빈궁, 선희궁, 경우궁, 덕안궁 등 나머지 사당이 있는 내삼문입니다.
이곳엔 4개의 건물에 자경궁, 대빈궁, 선희궁, 경우궁, 덕안궁 등 다섯 명의 후궁들의 신주가 모셔져 있습니다.
덕안궁
덕안궁은 영친왕의 어머니이며, 고종의 후궁인 순헌 귀비 엄씨의 신주를 모신 사당입니다.
1897년 고종이 경운궁(덕수궁) 안에 엄씨가 거처할 곳을 짓고 경선궁이라 하였다가, 1911년 엄씨가 세상을 떠나자 이듬해 덕안궁으로 개칭하였습니다.
1913년 태평로에 사당을 지어 모시다가 1929년에 육상궁 안으로 모셨습니다.
덕안궁 앞 서쪽에 이안청이 하나 있습니다.
덕안궁 뒤쪽에는 3개의 건물에 4명의 후궁 신위가 있습니다.
좌측부터 순서대로 자경궁, 대빈궁, 선희궁/경우궁입니다.
선희궁과 경우궁은 육상궁/연호궁처럼 한 건물에 두 분의 신위가 모셔진 곳입니다.
세 건물 중 유독 다른 모습의 건물이 장희빈의 사당인 대빈궁인데요.
건축기법은 비슷하나 기둥이 사각대신 원기둥이며, 창호가 다른 곳보다 높이 있는 등 좀 더 화려합니다.
저경궁
저경궁은 추존 왕인 원종의 어머니이자 선조의 후궁인 인빈 김씨의 신주를 모신 사당입니다.
인빈 김씨는 인조의 아버지인 정원군을 낳았고 인조반정으로 인조가 왕위에 올랐고 아버지를 원종으로 추존한 것입니다.
영조는 1743년(영조 19) 인빈 김씨의 사당을 원종의 옛집이었던 송현방에 마련하였습니다.
이후 종실인 이증의 집으로 옮겨 모셨다가 1755년(영조 31)에 다시 송현궁으로 옮기면서 저경궁이라 개칭합니다.
1870년(고종 7)에 순조의 어머니, , 수빈 박씨의 사당인 경우궁 안 별묘에 모셨다가 1908년에 육상궁 안으로 모셨습니다
대빈궁
대빈궁은 경종의 어머니이자 숙종의 후궁인 희빈 장씨(장희빈, 옥정)의 신위를 모신 사당입니다.
1710년 장희빈이 사사된 후 정동에 신위를 모셨다가 경종은 1722년(경종 2)에 옥상부대부인으로 추존되면서 경행방에 사당을 세웠습니다.
1870년(고종 7)에 육상궁 안으로 옮겼졌으나 1887년(고종 24)에 원래대로 경행방으로 옮겼다가, 1908년에 다시 육상궁 안으로 옮겼습니다.
장희빈은 후궁이면서 우리 역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후궁이죠?
권력을 지향한 요부로 알려질 만큼 그의 마지막은 비극이었습니다.
경우궁과 선희궁
경우궁 현판 뒤에 선희궁이란 현판이 따로 붙어 있습니다.
선희궁은 추존 왕 장조(사도세자)의 어머니이며, 영조의 후궁인 영빈 이씨를 모신 사당입니다.
영조는 1765년(영조 41)에 순화방에 사당을 세우고 의열묘라 하였고, 정조는 1788년(정조 12)에 묘호를 선희궁으로 개칭하고, 1870년에 육상궁 안으로 모셨다가 1897년(고종 34)에 원래 있던 순화방으로 옮겼습니다.
1908년 다시 육상궁으로 옮겨서 현재는 경우궁과 같은 건물에 있게 됐습니다.
경우궁은 순조의 어머니이며 정조의 후궁인 수빈 박씨의 신위를 모신 사당입니다.
1824년(순조 24)에 양덕방 계동에 사당을 세워 경우궁이라 하였고, 이듬해 신주를 모셨는데요.
1884년 갑신정변 때 고종이 이곳에 머물렀고, 1886년에 인왕동으로 옮겨 짓습니다.
1908년에 신주를 육상궁 안으로 다시 옮겨서 현재는 선희궁과 한 건물에 있습니다.
칠궁은 2018년 임시 개방된 이후 2020년에 찾은 후 2년 만에 완전개방된 이후에 다시 찾게 된 곳입니다.
후궁이라는 이유로 종묘에 들어가지 못한 일곱 명의 신주가 있는 칠궁.
경복궁이나 청와대 방문할 때 함께 관람하면 좋은 곳입니다.
칠궁은 설명문을 읽어가며 관람해도 좋으나 이런 곳은 전문 해설사의 설명이 있으면 역사가 더욱 재밌어집니다.
09:30, 11:0, 13:00, 14:30, 16:00에 30명 선착순으로 해설예약으로 진행하니 미리 예약 후 방문하면 더욱 좋습니다.
(해설 소요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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