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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장편소설, 하얼빈

by 휴식같은 친구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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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장편소설, 하얼빈

 

 

최근 중국 하얼빈에서는 일본 삿포로 눈축제, 캐나다 퀘백 윈터 카니발과 함께 세계 3대 겨울 축제로 거론되는 중국하얼빈국제빙설제가 개막했다는 뉴스를 보며 무척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한국인들에게서 하얼빈은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조선총독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를 시원하게 저격한 곳으로 나라를 빼앗긴 원통을 조금이나마 해소됐던 장소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김훈의 신작 장편소설, '하얼빈'이 작년 출간되자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가 잠시 주춤하더니,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다룬 영화 '영웅'이 개봉되면서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꾸준히 오르고 있는 소설입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소설가의 작품으로 우리 국민의 영웅인 안중근 의사를 다룬 점, 영화 영웅의 개봉 등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소설이네요.

 

작가의 말에서 김훈은 젊은시절에 안중근의 빛나는 청춘을 소설로 써보려는 생각에 틈틈이 자료와 기록들을 뒤지며, 이토 히로부미의 생애와 족적을 찾아 일본을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어느덧 시작도 하지 못한 채 늙어가는 모습을 보며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인생의 과업으로 삼아왔던 이 소설이 출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훈 작가는 소설' 하얼빈'에서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대의보다는 실탄 7발과 여비 100루블을 지니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으로 향하는 그의 가난과 청춘과 그의 살아 있는 몸에 대하여 말하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소설에서도 우덕순과 하얼빈에서의 거사까지 자세한 묘사와 함께 조도선, 유동하 등의 조력자는 거사와 관련성이 낮다고 판단해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소설 하얼빈

출판일 2022년 8월 3일
지은이 김훈

쪽수 307쪽
출판사 문학동네
정가 16,000원

 

지은이 김훈 작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기 소설가로 칼의 노래(2001), 화장(2004), 남한산성(2007), 공무도하(2009), 공터소설(2017) 등을 지은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그의 글은 늘어뜨린 문장을 쓰지 않고 장구한 묘사없이 매우 일상적인 단어들과 단문 형식의 문장만 사용하여 문장 전체가 한 번에 읽히는 재주를 가진 소설가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작가의 남성우월주의자 논란과 상차별 논란, 한국일보 기자 재식시절 전두환을 찬양, 미화하는 기사를 작성한 이력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놓을 수는 없다.” 고 말하는, 작가 김훈이 선보이는 또 한 편의 역작.

'하얼빈은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순간과 그 전후의 시간에 집중해 ‘동양 평화’를 가슴에 품은 청년 안중근, 인간 안중근을 그리고 있으며, 기록된 역사 그 너머의 안중근을 바라보게 하는 소설 - 소설PD 박형욱

 

안중근의 생애는 많이 알려져 소설의 줄거리는 의미가 없어 보이나, 단순 명료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김훈의 글쓰기 특징은 예전의 칼의 노래라는 대표작을 연상시킬 만큼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설 하얼빈의 차례 역시 간단, 명료합니다.

하얼빈이라는 대주제 하나에 후기와 주석, 작가의 말이 전부.

김훈 작가의 글쓰기 특징이 차례에도 묻어납니다/

 

 

안중근 의사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가족들의 애국하는 마음도 크게 본 받아야 할 내용입니다.

안중근 의사를 기념하는 전시공간이 서울 남산공원에 있는데요.

 

그곳에서 확인한 바로는 안중근의 어머니, 동생인 안정근과 안공근, 사촌동생인  안장근, 안경근, 조카인 안봉생, 안진생, 안춘생 등 안중근 일가에서 받은 훈장만 무려 15개에 달합니다.

소설 하얼빈에서는 우덕순, 안정근, 안공근 정도에 에 대해서만 나오고 있습니다.

 

안중근의 생애를 기억하다, 안중근의사 기념관

 

 

소설에서는 안중근의 거사 4~5년전부터 거사 후 사형에 처해질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천주교 신자였던 안중근 의사는 일제강점기의 천주교에서는 안중근의 정치적, 민족적 대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하얼빈의 거사를 죄악으로 단정한 뮈텔 주교와 개인적으로 처형 직전의 안중근에게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베풀여 성무 정지처분을 받은 빌렘신부 등을 다루어 천주교에서의 교리와 민족적 대의 중 어느 것을 중요시해야 하는지를 다루는 대목은 천주교에 대한 생각을 고민하게 됩니다.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이동경로

 

소설 하얼빈이 일각에서는 역사학자들이 안중근의 직업을 표현한 말이 사실이 아니며, 동지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전략이었고,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라는 사실을 돌려서 표현한 복화술인데 이런 부분에서 왜곡을 보였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소설 하얼빈 내용은 익히 알고 있던 내용이라 빠르게 읽어 나갔습니다.

마지막 후기에서는 안중근의 처와 자식들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인인 김아려는 안중근 처형 후에는 러시아 극동과 만주, 상해를 옮겨다니며 살다가 1946년에 상해에서 죽었는데, 그 생애는 알려진 것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장남인 안분도는 거사 당시 하얼빈에 아내와 함께 왔다가 흑룡강성에서 7살에 죽었습니다.

차남인 안준생은 1939년에 한국에 귀국해 일제가 현재 장충단공원 동쪽 신라호텔 영빈관 자리에 이토 히로부미를 기리기 위해 세운 박문사에 찾아가 이토의 명복을 빌고, 이토의 아들에게 사죄하는 있을 수 없는 행위를 하였다고 합니다.

김구 선생은 광복 직후 장제스에게 안준생을 체포해 사형시켜줄 것을 요청했고, 안준생은 조용히 광복 후 귀국해 한국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 갔다가 폐결핵으로 죽었습니다.

 

안중근의 장녀인 안현생 역시 1941년 남편과 함께 박문사에 참배하고, 아버지의 죄를 사죄했습니다.

1946년 귀국하고 1959년에 사망했습니다.

 

안중근 가족 모두가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데 비해 그의 자식들은 일본의 정당성을 위해 협박과 회유를 당했을 것이지만, 아버지와 조국을 배신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데에 무척 아쉽고 안타깝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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