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사찰] 인왕사 및 인왕산 선바위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기차바위를 거쳐 인왕산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인왕산 선바위와 인왕사에 들렀습니다.
인왕산 등산코스, 개미마을 - 기차바위 - 인왕산 정상
인왕산 선바위는 형상이 마치 중이 장삼을 입고 서 있는 것 같아서 ‘禪(선)’자를 따서 선바위(선암)라 불렀다고도 하며, 조선 태조와 무학대사의 상이라는 전설, 또는 이성계 부부의 상이라는 전설도 있는 곳으로 서울시 민속자료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인왕산 인왕사는 이성계가 한양으로 도읍을 정한 후 경복궁을 수호하는 호국도량으로 창건된 사찰입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소실되었다가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탄옹이 대원암을 지었고, 이후 다른 암자들이 만들어지면서 1942년에 분리된 암자들을 통합하여 인왕사로 칭하고 봉은사 말사에 등록된 사찰입니다.
인왕산 선바위와 인왕사의 여러 암자를 구경해 보시기 바랍니다.
인왕사 정상에서 내려와 범바위를 지나 한양도성 성곽에서 서쪽으로 빠져나가는 길이 있는데요.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인왕산 선바위와 인왕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왕사 위쪽에 있는 기도처
계곡 석굴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찾는 곳인가 봅니다.
인왕사 국사당과 선바위가 무신을 섬기는 곳이라 곳곳이 이런 무신에게 기도하는 곳이 있는 듯하네요.
인왕산 선바위(선암)
아이를 갖기 위한 부인들이 이곳에서 기도를 많이 해 기자암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선바위 앞 화사한 철쭉꽃
인왕산 선바위는 인왕사 국사당 바로 위에 위치하는데, 중이 장삼을 입고 참선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선자를 따서 선바위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선바위가 태조와 무학대사의 상이라는 설화와 이성계, 태조 부부의 상이라는 설화가 있다고 합니다.
바위가 구멍이 숭숭 뜷려 있어 예사 바위로는 보이지 않네요.
일제가 남산에 있던 국사당을 이 바위 근처로 옮긴 뒤부터 선바위와 국사당은 무신을 모시는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인간이 죽어서 석불이 되었다는 인간의 화신으로 설화되어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여 신앙의 대상이 된 것 같습니다.
특히, 자식 없는 사람이 이 바위에 빌면 효험이 크다고 하여 정성을 들이는데, 작은 돌을 붙이면 효험이 더욱 크다고 하여 작은 돌을 문질러서 붙인 자국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를 ‘붙임’이라 하며, 이러한 바위를 ‘붙임바위’라고도 합니다.
선바위에 내려오는 설화가 있습니다.
조선 태조 때 한양천도 시 한양도성을 쌓을 때 무학대사는 선바위를 도성 안에 포함되도록 설계하려 했고, 정도전은 성 밖에 두도록 설계했었다고 합니다.
정도전은 선바위가 한양도성 밖에 있으면 유교가 흥하고, 성 안에 들이면 불교가 흥할 것이라며 태조를 설득해 결국 도성 밖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무학대사는 유교를 흥하게 한다는 정도전의 말에 탄식했고, 실제 조선은 숭유억불정책으로 이어졌습니다.
선바위 아래 모습
선바위에서 연등접수도 받고 있네요.
선바위에서 바라본 인왕사
조선시대의 인왕사는 임진왜란 때 완전 소실되었고, 일제강점기인 1912년부터 선암정사(본원정사), 대원암, 안일암, 극락전, 치성당 등이 들어서는 등 1930년경에 10여 개의 암자가 군락을 이루었습니다.
1942년에 분리된 여러 개의 암자를 통합해 인왕사라 칭하고 봉은사의 말사로 등록되었습니다.
지금은 5개 종단의 11개 사암이 인왕사라는 한 명칭의 사찰아래 공존하고 있답니다.
각 암자마다 종단이 다르고 주지가 따로 있지만, 4년에 한 번씩 대표역할을 하는 총주지를 선출하여 절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인왕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본원정사는 대웅전과 요사, 유물관인 심우장 등의 건물과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주요 법회와 각종 행사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인왕사 보광전
지난 2019년에 화재가 나 타 버린 상태에서 아직까지 그대로 방치되고 있네요.
인왕산 산불로 번지지 않은게 천만다행입니다.
여러 개의 암자들을 모아 인왕사라 칭하고 있는 사찰 모습
인왕사 대웅전
왠지 인왕산 인왕사답지 않은 초라한 모습의 대웅전이네요.
인왕사 범종
인왕사 국사당
조선시대에 나라에서 남산을 신격화한 목멱대왕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입니다.
이 사당은 나중에 굿당으로 변했는데, 현존하는 무신도의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국사당은 원래 남산 팔각정 자리에 있다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조선신궁을 지으면서 1925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습니다.
사당 안에는 무신도가 걸려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곳은 인왕산 선바위와 함께 내림굿, 치병굿, 재수굿 같은 굿판이 21세기 서울에서 벌어진다고 하니 신기하네요.
인왕산 인왕사 선암정사
여러 개의 암자들이 모여 인왕사가 되다 보니 사찰안에 암자와 또 다른 사찰이 있는 이색적인 모습입니다.
국사당 아래에 작은 점빵(구멍가게)인 선바위상회도 있습니다.
이 사찰의 정체가 참 아이러니합니다. ㅎㅎ
봉원정사 앞에서 바라본 풍경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인왕사 내 또 다른 사찰, 송림사가 있습니다.
이곳은 서래암
현재의 인왕사가 있기까지의 과정입니다.
순종 융희 4년에 거사 박선묵이 수칸의 집을 구입하여 동반과 함께 수도하다가 1912년 선암정사를 세웠다.
1914년 탄옹화상이 대원암을 세웠다.
1922년 서옹화상이 극락전을 세웠다.
1924년 자인 여스님이 안일암을 세웠다.
1927년에 춘택화상이 또 극락전을 세웠다.
1930년 묘법 여스님이 치성당을 세웠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각자가 사사로이 세운 것이다.
1942년 12월에 이들을 모두 통합하여 인왕사라 하고 봉은사의 말사로 소속시켰다.
인왕사 입구 일주문
인왕사는 여러 개의 암자들이 군락을 이룬 이색적인 사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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