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속 아름다운 사찰(절), 화계사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삼각산 화계사는 북한산의 핵심을 이루는 삼각산의 동남쪽에 있는 사찰이며, 고려 광종 대에 왕사와 국사를 지낸 법인탐문대사가 인근 부허동에 보덕암이라는 암자를 세웠습니다.
1522년(중종 17)에 신월대사가 ‘꽃이 아름답고 시냇물이 아름답고 절이 아름다워 세 가지 아름다움이 갖추어졌다’하였고, ‘흰돌, 맑은 내, 꽃향기가 가득하다.’라고 하며 화계사를 창건했다고 합니다,
서울 도심과 가까이 있어 숲과 계곡이 감싸 안고 있어서 편안하고 아름다운 사찰로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절입니다.
화계사는 조선왕가의 원찰이었으며, 지금은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의 말사로 있습니다.
비가 조금씩 내리다 말기를 반복하는 날씨에 성북구에 있는 화계사를 다녀왔는데요.
도심 속 사찰로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화계사 풍경을 담았습니다.
화계사 모습
화계사는 강북구 수유동, 백운봉(836.5m), 인수봉(810.5m), 만경봉(787.0m)으로 북한산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삼각산의 동남쪽으로, 칼바위 능선을 지나 흘러내린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두심 속 사찰입니다.
화개사는 1522년(중종 17) 신월대사가 창건했으나 1618년(광해군 10) 화재로 모두 소실되었고, 1619년 도월스님이 선조의 생부인 덕흥대원군의 시주를 받아 중창했습니다.
이후 1866년(고종 3) 용선과 범운이 흥선대원군의 시주로 퇴락한 건물을 보수(전각 곳곳에 흥선대원군의 친필 현판들이 남아있음)했습니다.
1880년에는 조대비가 명부전의 불량답을 시주했으며, 이 무렵 화계사에는 대비와 상궁들의 왕래가 잦아 사람들이‘궁(宮) 절’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1933년에는 일제강점기 엄혹한 시절에 이희승, 최현배 등 한국학자 10여명이 화계사 보화루에 숨어들어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우이신설선을 타고 화계역 2번 출구로 나가 500여 미터 이동하면 삼각산 화계사라고 적힌 화계사 일주문이 있습니다.
일주문 앞에는 빽빽하게 들어선 주택가입니다.
절 입구인 일주문 바로 오른쪽에 백상원이 있는데, 이 건물은 동국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승이 머무는 곳으로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녹음으로 우거진 화계사 진입로
일주문만 들어서면 서울이 아닌 한적한 시골 사찰로 들어서는 느낌입니다.
화계사가 널리 알려진 건 근대에 들어서면서인데요.
1960년대 중반부터 30여년간 해외에서 포교활동을 해 온 승산 행원선사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 선원을 설립하고 힘쓴 결과 많은 외국인들이 화계사를 찾아오면서 화계사가 해외 포교의 상징으로 자리하면서부터입니다.
화계사 모습
정면은 화계사 범종각이며, 우측은 국제선원 전각입니다.
화계사는 서울 도심 속 사찰이면서 절 안까지 차를 가지고 들어올 수 있어서 접근성이 좋았습니다.
주차장은 무료로 운영하고 있더군요.
4층 건물의 화계사 대적광전
1층은 공양간, 2층은 불교대학 강의실과 스님들의 요사, 3층은 법당, 4층은 시민선원으로 운용되고 있는 건물입니다.
대적광전 앞에 있는 오래된 나무는 450여년 된 화계사 느티나무로 화계사 창건 이후 화재가 나고 1523년 덕흥대원군의 시주로 중창했을 당시에 심어진 것으로 보이는 나무입니다.
이 느티나무는 흥선대원군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습니다.
어느 무더운 여름, 흥선대원군은 평범하다 못해 남루해 보이기까지 한 옷을 입고 화계사를 찾았다. 세간의 눈을 피해 좀 더 편안한 차림으로 절을 찾기 위함이었다. 도심에서 화계사까지는 십리 길이라 옷은 땀에 흠뻑 젖었고 목도 무척 말랐던 흥선대원군은 절 마당의 느티나무가 보이자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휘적휘적 나무 아래에 당도하니 동자승 하나가 시원한 꿀물을 담은 사발을 들고 있다가 흥선대원군에게 내미는 것이 아닌가. 기특하고도 기이하게 여긴 흥선대원군은 동자승에게 느티나무 아래에서 기다린 이유를 묻자, 동자승은 말없이 그를 만인스님에게 안내했다.
만인스님은 흥선대원군의 정치적 야심을 이미 꿰뚫고 있었다. 그것은 불가의 가람을 훼손해야만 하는 것이어서 고심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중죄의 업보를 받더라도 시운을 따르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 만인스님은 안동 김씨의 세도정치에서 벗어나 왕권을 되찾을 수 있는 묘책을 가르쳐 주게 된 것이다. ‘충청도 덕산의 가야사 금탑 자리가 제왕이 나올 자리이니 남연군 묘를 그리로 이장하면 제왕이 될 귀한 왕손을 얻을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남연군 묘소를 이장하자 스님의 말대로 대원군의 아들 고종이 태어나 국통을 이어가게 되었다.(최완수 '명찰순례' 화계사 편 인용)
화계사는 북한산 둘레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찰 바로 앞은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있어, 도시사찰이라는 사실을 잊게 해 줍니다.
화계사 앞 계곡
화계사 범종각
1972년에 조성된 옛 범종각은 특이한 2층 6각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당시 화계사에서 가장 멋진 건물이었는데, 노후화로 인한 안전문제로 철거되고 2010년에 단일 목조건물로 지어진 것입니다.
범종각에는 보물로 지정된 서울 화계사 동종이 있습니다.
1683년(숙종 9) 조선시대 승려였던 사인이 보조 장인 5명과 함께 만든 범종으로, 원래 영주 희방사에 있다가 1898년(고종 35)에 화계사로 옮겼다고 합니다,.
당시 궁궐에서 많이 드나들어 궁절이라는 격을 맞추기 위함이었을 모르겠네요.
종의 꼭대기에는 보통의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 용의 머리가 연결되어 있고 이는 종을 매는 고리인 용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화계사 동종은 구성이 안정작이고 표현이 사실적이며 화사하여 조선시대 범종으로는 수작으로 꼽혀 역사적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대웅전과 명부전으로 올라가는 길
화계사 종무소
화계사 대웅전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중심 전각입니다.
화계사 대웅전은 1870(고종 7)에 흥선대원군의 지원을 받아 중수했으며, 왕실의 지원을 받아 지어져 궁절이라 불렸습니다.
외벽에는 석가모니의 일생을 8장면으로 그려진 팔상도가 그려져 있고, 대웅전 현판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인 위당 신헌이 쓴 글씨입니다.
대웅전에 있는 삼존불상 뒤에는 아미타후불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후불도는 불상 뒤에 봉안하는 불화로 예배의 대상입니다.
아미타후불도는 대웅전이 중수된 이후 5년 뒤인 1875년(고종 12)에 그려진 것으로 승려 화가 화산당 재근과 응파당 덕순이 그렸습니다.
대웅전 옆 명부전
명부전에는 보물로 지정된 서울 화계사 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이 있습니다.
지장보살 삼존상과 시왕상을 비롯하여 총 25구의 불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장보살은 얼굴과 몸의 비례가 상당히 안정적이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듯한 옷주름이 인상적입니다.
지장보살과 시왕상이 모셔진 명부전은 1870년(고종 7)에 신정왕후의 후원을 받아 세워진 건물로, 당시 왕실에서 조선에서 가장 훌륭한 지장보살상을 찾아 이곳 명부전에 모실 것을 주문해서 황해도 강서사에 있던 지장보살상과 시왕상을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라 합니다.
화계사 삼성각
삼성각에서 모시고 있는 산신과 칠성
화계사 천불오백성전
대웅전의 왼편에 자리 잡은 천불오백성전은 오백 나한을 모신 전각으로, 건물 자체가 높은 단 위에 설치된 데다가 내부에 많은 나한상을 봉안하고 있어 건물 높이가 제법 있는 편입니다.
봉안된 조각상은 찬하 최기남 거사가 조성한 것으로, 최기남은 1915년 관직에서 물러나 금강산에 들어가 조국의 광복을 기원하며 십팔나한상과 천불상, 오백나한상 등을 조각하였습니다.
조성한 조각상들을 강남 봉은사와 여주 신륵사에 봉안했다가, 1964년 최기남의 아들 무방거사의 시주로 천불오백성전을 건립하고 이곳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대광보전 4층 시민선원
요사채 앞 장독대
화계사 미륵전
미륵전에서 바라본 삼각산 화계사 전경
이번 성북구 화계사는 처음 방문했는데, 도심 사찰 같지 않아 너무 아름답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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