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박해 때 순교한 최경환 무덤이 있는 수리산 성지
지난 주말, 드라이브도 할 겸 수리산 성지에 잠시 들렀습니다.
수리산 성지는 천주교 성지로 병목골이라고 불리던 곳인데요.
조선시대 기해박해 때 천주교 신자들이 몸을 피해 숨어 살던 산골마을이었습니다.
김대건 신부에 이어 우리나라 두 번째 신부였던 최양업의 부친인 최경환이 천주교 박해를 피해 온 신자들과 이곳에 교우촌을 만들어 살면서 담대를 경작해 담배촌이라고도 불립니다.
당시 최경환은 기해박해 때 순교하여 이곳에 무덤이 있고, 박해 전 살았던 집이 남아 있으며 지금은 성당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수리산 성지와 최경환 묘로 가는 길에 있는 십자가의 길 모습을 담았습니다.
수리산 성지 순례자 성당
수리산 성지는 안양시 안양동 수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병목안로를 따라가면 병목안 시민공원이 나오고, 좁은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면 수리산 성지의 시작입니다.
수리산 성지에는 수리산 성지성당, 최경환 성인고택, 최경환 묘, 십자가의 길 등이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순례로 많이들 찾고 있었습니다.
과거 과천에 속했던 수리산 자락에 있는 이곳, 뒷듬이 마을은 소나무 숲 속에 숨겨진 작은 마을이었는데요.
양지바른 산비탈 여기저기에 드문드문 집을 짓고, 담배밭을 일구고, 옹기를 구워가며 살아가던 이 마을은 20여호 밖에
안되는 작은 마을이었지만, 기해박해(1839년) 때 천주교인들이 들어와 신앙 공동체를 이룬 오래된 교우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을 담배촌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수리산으로 가는 병목안로
좁은 길 중간중간에 무료주차장이 있더군요.
수리산 성지 앞으로 수리산 계곡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수리산 성지 순례자성당의 전체적인 외관은 옛날의 공소를 의미하며, 지붕의 십자가와 건물 상단을 돌며 박혀있는 십자가 돌문양은 신앙을, 그리고 외장의 적조는 순교자들의 피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성지를 찾는 순례객들이 찾아와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조배와 기도모임을 가질 수 있는 조그맣고 아담한 성당입니다.
성당에는 대희년전대사 지정순례지라고 적혀 있습니다.
복자 이성례 마리아상과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 상
1801년 충청도 홍주에서 태어난 이성례 마리아는 17세 때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과 혼인하여 홍주 다락골의 새터(현, 충남 청양군 화성면 농암리)에서 살면서 1821년에 장남 최양업 토마스 신부를 낳았습니다.
박해의 위험이 있자 다시 강원도를 거쳐 경기도 부평, 수리산 뒷듬이로 이주하였고, 그동안 장남 최양업 토마스는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마카오로 떠났습니다.
수리산에 정착한 뒤로는, 남편을 도와 이 마을을 교우촌으로 일구는 데 노력하였습니다.
장남 최양업 토마스가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어머니인 마리아는 형조에 체포되었고, 문초와 형벌 끝에 사형 선고를 받았고, 1840년 1월 31일(음력 1839년 12월 27일), 동료 신자 6명과 함께 형장으로 정해진 당고개(현, 서울 용산구 원효로2가)로 끌려가 39세에 참수형을 받아 순교하였습니다.
이성례 마리아는 대전교구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고자 한국을 사목방문한 교황 프란치스코(Franciscus)에 의해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동료 순교자 123위와 함께 시복 되었습니다.
수리산 성지 성당 앞에 있는 순교비
맞은편에는 마리아의 집이 있습니다.
일일피정을 하는 곳이자 식사장소로 이용된다고 하네요.
수리산 성지 고택성당
최경환프란치스코 1805-1839) 성인은 고향인 충청도 홍주 다락골(현 충남 청양군 화성면 농암리)을 떠난 뒤
서울의 낙동 지금의 회현동)과 여러 지방을 거쳐 과천의 수리산 뒤뜸이(현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의 담배촌)에 정착하여 다섯 아들과 함께 생활한 집터입니다.
빈터만 남아있던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의 생가터에 2006년 6월 4일 고택을 완공하여 내부에 작은 성당을 마련하여
매일 성인과 그 가족을 기리며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네요.
안양 9경 중 6경인 수리산 성지 최경환 성인
최경환 프란치스코는 두 번째 방인 사제인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부친으로 기해박해가 엄습하고 서울과 인근 지방이 기아에 시달리고 있을 때 그는 많은 의연금을 모아 옥에 갇힌 사람들을 돌보아 주었고, 순교자의 시체를 매장하였다고 합니다.
1839년 7월 31일 밤 서울에서 내려온 포졸들이 수리산에 이르러 고함을 치며 최 프란치스코의 집으로 달려들어 체포당했는데요.
아들 최양업이 나라 밖으로 나갔다는 이유로 무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1839년 9월 12일, 35세의 나이에 옥에서 순교하였고, 1925년 7월 5일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복 되었으며 1984년 5월 6일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을 기해 방한한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 되었습니다.
그의 아들 최양업(1821~1861. 6. 15, 본명 최정구)은 수리산에 정착할 당시 김대건, 최방제(풍토병으로 사망) 등과 함께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마카오로 갔습니다.
기해박해 때 아버지 최경환과 어머니 이성례를 모두 잃고, 1844년 김대건과 함께 부제서품을 받고 입국을 시도했으나 김대건은 성공했으나 그는 실패했습니다.
1849년 청나라 천주교회의 강남교구장인 마레스카 주교에게 조선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천주교 사제 서품을 받았고 그해 12월에야 압록강을 통해 비로소 입국할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사목 활동을 시작한 최양업은 6개월 동안 삼남지방 5천 리를 돌면서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주고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최양업은 1861년 6월 15일 영남 지방의 사목 활동을 마치고 주교에게 보고하기 위해 상경하던 도중에 과로와 장티푸스로 40세의 나이에 문경에서 병으로 선종하여 제천시 배론성지에 안장되었으며, 일제강점기 때 비석과 묘비를 세우려고 하였으나 일본의 방해로 이루지 못하다가 1945년 광복 이후 비석과 묘비를 세웠습니다.
제천 가볼만한 곳, 배론성지 - 배론성당, 황사영백서, 성요셉신학교, 최양업 신부 묘
김대건 신부는 '피의 순교자'라 하여 1984년 성인으로 시성 되었지만, 최양업 신부는 순직이었기 때문에 시성명단에서 제외되었는데요.
그 후에 '땀의 순교자'라는 호칭이 그에게 붙여졌으며, 2001년부터 한국 천주교회에서 불기 시작한 한국 시복시성운동의 일환으로 2004년 최양업 신부와 124명의 순교자들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교황청에 시복청원을 해놓은 상태라고 합니다.
최경환의 묘와 십자가의 길 가는 길
수리산 성지, 최경환 묘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수리산의 최고봉인 태을봉(489m)으로 등산할 수 있습니다.
1km 거리로 40분이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더군요.
수리산은 안양시 안양동과 군포시 속달동, 안산시 수암동에 걸쳐있는 489m 높이의 태을봉이 주봉인 산이며, 경기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수리산 등산코스와 주차장 정보는 아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받으심을 묵상합시다.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어느 순교자의 무덤인 듯합니다.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제6처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드림을 묵상합시다.
제7처 기력이 다하신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제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을 묵상합시다.
제13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제14처 제자들이 예수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림을 묵상합시다.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와 복자 이성례 마리아의 무덤
1839년 9월 12일 순교 후, 성인의 시신은 여러 번의 장소를 옮기는 어려움 끝에 성인의 둘째 형인 영겸씨 부자가 이곳 수리산에 안장하였다고 합니다.
1984년 5월 6일 시성식에 즈음하여 성인의 묘역에 기념비가 세워졌습니다.
성모동굴
최경환 성인의 시성 3주년과 성모성년 개막 기념으로 성인의 묘역 옆에 석동굴을 만들고 여기에 성모상이 모셔졌습니다.
성지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1987년 6월 7일에 성모상이 모셔지고 6월 14일 성모석동굴 축성식이 거행되었다고 합니다.
축성된 성모석동굴은 루르드 성모동굴을 본떠 성모상 아래에 샘물을 만들었고, 동굴 앞에 성녀 벨라 뎃다상을 세웠습니다.
두 분의 생애와 신앙생활
한쪽에는 당시 수리산 교우촌에 살았던 교우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최경환의 묘에서 바라본 십자가의 길과 야외미사터
야외미사터는 약 500명까지도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아름다운 야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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