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아트홀에서 영등포연극협회가 준비한 연극 '작은 할머니'가 공연된다고 해서 일찌감치 예매를 했습니다.
연극 작은 할머니는 결혼을 앞둔 손녀에게 할머니가 왜 자신이 작은 할머니가 되었는지에 대한 과거 이야기를 풀어놓는 형태로 진행되는데요.
한 가정의 씨받이로 들어온 작은댁이 3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해 갈등을 겪다 이듬해 아들을 낳고, 이후 한국전쟁으로 인해 큰댁이 숨지면서 이어진 고된 삶을 그려내고 있는 연극입니다.
탤런트이자 배우인 정종준과 박형준 등 유명 배우가 캐스팅된 연극이기도 합니다.
영등포 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작은 할머니에 대한 내용입니다.

연극 작은 할머니가 공연되는 영등포아트홀
영등포아트홀은 옛 영등포구민회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2009년에 개관한 복합문화센터로 영등포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영등포구민은 공연 관람료를 30% 할인해 주고, 별도로 후원멤버쉽 포커스를 통해 후원하면 기획공연 선예매 및 무료/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등포아트홀 주차장 주차요금은 최초 30분 무료, 이후 10분당 300원이며, 공연관람 시 4시간에 3,000원입니다.

"침묵을 깨고,
시대를 넘어,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연극"
연극 작은 할머니는 1995년 엄인희 작가의 소설 '작은 할머니'를 원작으로 한 연극이 '그 여자의 소설'이라는 제목으로 서울연극제에서 초연된 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당시 남녀 연기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영등포문화재단에서는 영등포문화재단의 협력 프로젝트 'YDP Pick!'의 첫 번째 작품으로 선정되어 공연을 하게 됐는데요.
작년에도 영등포아트홀에서 공연이 진행되었는데, 출연진도 60% 이상 동일하더군요.
연극 작은 할머니
공연일시: 5.30(금) ~ 5.31(토)
시간: 금 19:30, 토 16:00
러닝타임: 90분
장소: 영등포아트홀
관람연령: 중학생(13세) 이상
관람료: 15,000원(영등포구민이면 1만원)
원작: 엄인희의 소설 '작은 할머니'
연출: 강영걸
제작: 극단 목련

연극 작은 할머니 무대
화려함 없이 단순한 무대에서 진행된 연극은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관객들을 공연 속으로 빠지게 하는데 무리가 전혀 없었습니다.,
작가 엄인희(1955~2001)는 서울예대를 졸업,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부유도'가, 경향신문 신툰문예에 희곡 '저수지'가 각각 당선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1983년 대한민국문학상 희곡 부문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강영걸 연출가는 작품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행간의 섬세한 상징을 끄집어내는 치밀한 연출방식으로 정평이 나있는 감독이라고 합니다.
'불 좀 꺼주세요', '피고지고 피고지고', '그 여자의 소설' 등의 흥행작이 있습니다.
극단 목련은 2023년 6월, 영등포연극협회 지부 산하로 창단되었다고 합니다.

작은 할머니 연극 티켓
구민 1만원에 이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니...

연극 작은 할머니 출연진
권경하(작은댁), 정종준(할아버지), 한록수(큰댁)
박형준(본 남편), 구재숙(귀분내), 홍성숙(서산댁)
김성은(조춘), 서혜주(손녀), 김호준(진범)
배우 정종준과 박형준은 유명해서 대부분 알고 계실텐데요.
박형준이 나오는 부분은 한 5분 정도로 짧게 나옵니다.
주인공인 작은댁 역의 권경하는 고교생 일기., 여심, 토지, 제4공화국, 복희누나 등 TV와 영화를 통해 자주 접하는 배우입니다.
그리고 조춘 역의 김성은은 1998년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미달이 역을 맡았던 배우입니다.

연극 ‘작은할머니’ 작품소개
한 시대를 살아낸 작은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의 역사와 가족 그리고 여성의 삶을 다시금 마주하는 깊은 울림의 공연
씨받이로 들어가 작은댁으로 살아야 했던 한 여인의 기구한 일생을 그린 작품인데요.
일제강점기부터 광복과 6.25 전쟁, 현대에 이르기까지 굴곡의 삶을 살아온 우리 할머니들과 어머니들의 애환이 담겨있답니다.

연극 작은 할머니 줄거리
때는 일제강점기 말 혼란기,
남편은 독립운동하러 떠나 소식이 없고 홀로 시아버지와 딸을 데리고 근근이 어려운 생활을 해 오던 그녀는 가족들을 위해 부득이 10년 동안 아들을 낳지 못하는 김씨 집의 씨받이가 됩니다.
그녀는 아들만 낳아주면 옛 시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아 큰댁의 원성을 사게 되고 3년이 지나서야 아들을 낳게 되는데요.
김 씨의 괴롭힘에도 서로 의지하며 친자매 이상으로 서로를 위하며 지냅니다.

전쟁이 일어나고 큰댁이 죽음을 맞이하나 작은댁은 큰댁의 죽음을 숨긴 채 자신의 아들에게 자신이 친 어미가 아니라 작은 엄마라고 속인 채 살아갑니다.
당시는 가부장제가 기세를 떨치던 시절이라 여자들은 남자들과 겸상을 하지 못한 채 부엌에서 쪼그려 앉아 밥을 먹었고, 마을 남정네들 앞을 지나가지도 못했으며, 남자가 자기 아내를 개 패듯이 패도 주위에서 아무도 못 말리는 그런 세월이었습니다.

연극 작은 할머니는 바로 그런 옛 시절의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가 있습니다.
씨받이로 들어간 후 광복군이었던 남편이 다리 불구의 몸이 되어 돌아오지만, 이미 재가를 해 자식을 기르고 있는 몸이니, 가슴 에이는 눈물을 쏟지만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배우들 모두 연기가 너무 좋아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는데요.
작은 할머니에서 눈물을 쏙 빼는 장면은 작은 할머니의 형님이 6.25 전란으로 죽은 후 땅에 묻으면서 슬퍼하는 작은댁과 귀분댁의 슬픈 연기,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어머니를 찾아온 조춘의 상봉 장면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귀분댁으로 나온 구제숙 연기자의 연기는 울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리얼감 100%였습니다.
연극 작은 할머니 엔딩 인사모습을 영상으로 보세요.
연극 작은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시대에 희생된 한 여성의 삶을 통해 가족과 여성의 강인함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손녀의 시선을 통해 작은할머니의 삶을 회상하는 구조는 따뜻하면서도 뭉클합니다.
무대 연출과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뛰어나고, 시대의 아픔을 고요하게 담아낸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한 여성 서사가 아닌, 한 세대의 기억을 되짚게 하는 울림 있는 공연이었네요.
단순히 과거 여성의 비극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인간다운 품위와 존엄을 지켜낸 한 사람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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