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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의 집청소(writer 김완)을 읽고...

by 휴식같은 친구 2021.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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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의 집청소(writer 김완)을 읽고

 

 

이번 제주여행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많아 책을 좀 읽었습니다.

하도리에 있는 속솜이라는 카페에서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발견하고 빌려와서 읽었고, 동생집에 있는 책도 두어 권 읽었는데요.

 

그중에서 매우 이색적인 직업을 가진, 조금은 특별한 내용의 책을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김완이 지은 '죽은자의 집청소

죽음 언저리에서 행하는 특별한 서비스'

 

제목만으로도 다소 섬뜩한 내용일 것이란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죽은 자의 집 청소

 

출판일 2020. 5. 30

저자 김완

출판사 김영사

가격 13,800원

 

 

“누군가 홀로 죽으면 나의 일이 시작된다”
죽음 언저리에서 행하는 특별한 서비스에 대하여

수많은 언론이 집중 조명한 어느 특수청소부의 에세이입니다.

 

코로나로 실내 관광지는 거의 돌아 다니지 못하고, 주로 제주도 해안가에 있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기나긴 겨울밤에 동생 집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카페 속솜에서 우연히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발견하고, 빌려와서 읽은 내용입니다.

 

구좌읍 하도리에 새로 생긴 카페, 속솜카페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누군가 홀로 죽으면 나의 일이 시작된다"

 

이곳을 치우며 우연히 알게 된 당신의 이름과 출신학교,

그것은 당신에 대한 어떤 진실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집을 치우면서 한 가지 뚜렷하게 알게 된 것이 있다면 당신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향한, 이곳에 남은 자들의 마음입니다.

-본문에서

 

 

누군가 홀로 죽은 집,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집, 오물이나 동물 사체로 가득한 집…. 쉽사리 볼 수도, 치울 수 없는 곳을 청소하는 특수청소업체 ‘하드웍스’ 대표 김완의 특별한 죽음 이야기『죽은 자의 집 청소』.

‘특수’청소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일터엔 남다른 사연이 가득하다.

자살 직전에 분리수거를 한 사람, 자신의 세간을 청소하는 ‘비용’을 물은 뒤 자살한 사람 등.

현장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1장에는 픽션이라고 생각될 만큼 비현실적인 현실 이야기가 펼쳐지고, 2장에선 특수청소부로서 느낀 힘듦과 보람부터 직업병, 귀신에 대한 오컬트적인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그가 하는 일을 생생히 전한다.

특수청소부로 온갖 현장을 다니는 김완 작가의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고독사의 현실, 고독사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노인뿐만 아니라 중년 그리고 청년에게까지 엄습하는 쓸쓸한 죽음.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 고독한 죽음 이야기를 하나둘 접하다보면 고정관념이 점점 깨진다.

생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어떻게든 살아보려 삶의 절벽 끝에서 아등바등하던 흔적이 현장 곳곳에 남아 있다.

피와 오물, 생전 일상을 유추할 수 있는 여러 유품을 치우며 작가는 삶에 대해 사색한다.

그렇게 이 책은 ‘죽음’을 소재로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삶’을 이야기한다.

그래서인지 특수청소부의 현장 이야기가 마냥 무겁고 슬프지만은 않게 다가온다.

(교보문고)

 

죽은 자의 집 청소 저자인 김완은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고, 대학에서는 시를 전공했다고 합니다.

출판과 트렌드 관련 일을 하다가 전업작가가 되기 위해 산골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취재와 집필을 위해 일본에 몇 년간 머물면서 죽은 이가 남긴 것과 그 자리를 수습하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귀국 후 특수청소 서비스회사를 열고 일하면서 느낀 내용을 에세이로 적은 책입니다.

 

 

일본에서는 고독사로 인해 죽음이 한참 지난 후에 시신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지며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우리나라 또한 그런 빈도가 늘어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집을 청소하는 직업, 저자는 이 일을 특수청소 서비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저자 김완의 전공이 시(詩)이다 보니 에세이에 적힌 글의 내용이 잘 다듬어져 문학적인 가치도 있어서 책을 읽는 즐거움도 배가되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죽은 자의 집 청소는 크게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는 '홀로 떠난 곳을 청소하며'

독사로 인해 시신이 방치된 집 청소, 고양이의 사체 청소 등 그동안 특수청소를 하며 겪었던 경험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파트는 '조금은 특별한 일을 합니다'

특수청소라는 특별한 직업의 세계, 저자의 블로그 글을 보고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의 우연한 전화로 생명을 살린 일 등 본인의 직업으로 경험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특수청소 서비스는 다소 생소한 분야이기도 하고, 아무나 달려들 수 없는 정말 비위가 강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집안과 침대, 이불이 피로 물들고, 구더기가 가득한 집을 청소하는 건 보통사람이 하기 힘든 일이니깐요.

 

특수청소는 아직까지 표준직업분류에서 배관 및 세정원 및 방역원이란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만큼 생소한 직업이기도 합니다.

 

 

우리사회는 죽음에 대해 경도되고 그 엄숙함에 지나치게 몰입한 탓에 죽음에 관한 언급 자체를 부정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돌아보며, 우리 삶을 좀 더 가치 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과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가져야 할 사회적 책무를 생각하게 합니다.

 

저자는 누군가의 죽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직업적인 아이러니 속에서 이러한 기록으로 조금이라도 사람들에게 죽음과 사회적 책무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마무리를 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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