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지마을, 온평포구 용천수 공원쉼터와 황루알
동백꽃이 아름다워 다시 찾은 혼인지에 이어 혼인지에서 해안가로 내려오면 온평포구가 있는 혼인지마을이 있습니다.
작년과 같이 이번에도 혼인지마을에 들렀는데요.
전에는 벽랑국 삼공주가 들어 있던 나무상자가 발견된 황루알을 찾지 못했지만, 이번엔 황루알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곳까지 다녀왔습니다.
당시 삼공주가 들어 있던 나무상자가 발견된 곳은 속칭 '쾌성개'라고 불리는 곳인데, 이것이 도착한 해안은 '황루알'이라고 불리며 지금도 여기에는 삼신인이 바닷가에서 처음 디딘 발자국이 암반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만 찾지는 못했습니다.
혼인지마을, 온평포구 풍경과 온평리 용천수 공원쉼터, 그리고 황루알의 흔적을 찾은 이야기입니다.
일주동로 혼인지마을, 온평리 입구에 세워진 삼신인과 삼공주
온평리는 열누니, 예혼 또는 열온이라고도 부르는데요.
본래 정의현 좌면이었으며 예전에 고, 부, 양 세 신인이 이곳에서 세 신부를 맞아 혼례를 지냈으므로 예혼이라고 했던 것이 변하여 온화하고 태평한 곳이라는 뜻으로 온평리라고 바꾸었습니다.
탐라국의 시조인 삼신인과 삼공주 이야기는 삼성혈과 혼인지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혼인지마을, 온평리 도로에는 첨성대를 닮은 현무암으로 만든 건축물이 있습니다.
도대라고 부르며, 옛날의 등대 역할을 한 것이라고 합니다.
'도'는 입구를 나타내고 '대'는 돌을 쌓아 만든 시설이라는 제주어입니다.
뱃길을 나간 어부들이 생선 기름들을 이용하여 불을 밝혔다가 안전하게 돌아와 그 불을 끄고는 했던 전통 등대인 ‘도대’가 아직도 보존되고 있으며, 제주에는 7개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하네요.
온평포구, 혼인지마을에 있는 용천수 공원쉼터
이곳은 제주 올레길 2코스가 끝나고 3코스 시작점입니다.
탐라 삼신인의 전설이 내려오는 온평리
사실을 떠나 신화나 전설로 내려오는 지역은 역시 살기좋은 고장임에는 틀림이 없나 봅니다.
바닷가 근처까지 먹을 수 있는 물이 솟아오르는 용천수가 있고, 배를 타고 드나들기 좋은 자연포구인 온평포구를 갖춘 곳이기 때문이죠.
지금도 용천수가 나오는지는 모르겠고, 용천수가 나오는 곳은 이렇게 둥글게 만들어 둔 곳이 있습니다.
옛날부터 제주도에서 물은 귀했는데, 이곳 용천수에서는 1년 내내 마르지 않고 용천수인 솔베기물이 나오는 장소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용천수 공원쉼터
올레길을 걷다가 바다풍경도 보고 삼신인과 삼공주를 보러 잠시 들리면 좋은 곳입니다.
바다 방향으로 돌탑들이 쌓여 있고, 익살스러운 모습의 조형물도 만들어져 있어서 구경할만합니다.
온평포구 전경
혼인지마을인 온평리 마을
제방 끝지점에는 삼신인과 삼공주가 각각 만나 바라보는 동상들이 세워져 있어 이곳이 혼인지 마을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 데리고 들어온 소와 조랑말 등의 가축 조형물도 세워져 있습니다.
고을라, 양을라, 부을라 중 누구일까요?
온평리 용천수 공원쉼터에서 나와 해안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면 환해장성을 복원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온평리 환해장성
환해장성은 바다로부터 침입해 오는 적을 방어하기 위해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쌓은 300여 리(120km) 성인데요.
제주도는 섬이다 보니 바다로부터 침입하는 적들이 상륙하기 좋은데, 제주도에 많은 현무암을 이용해 2~3m 높이의 성을 쌓은 것입니다.
현재 온평리와 애월, 북촌, 한동, 신산 등 제주도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특히 환해장성은 고려 원종 11년(1270) 몽고와의 전쟁에서 패하고 굴욕적인 강화에 반대하는 삼별초군이 진도에 들어와 용장성을 쌓아 항거하다 함락되자 탐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쌓은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고려왕조 말까지 보수와 정비를 하면서 왜구 침입을 방어한 기지였습니다.
저 멀리 황노알이 있다는 표시
벽랑국 왕이 하늘의 계시를 받고 사신과 함께 세 공주가 상륙하여 삼신인을 만날 때, 그때 황금빛 노을로 바다와 땅이 찬란하게 물들었다 하여 지명을 황노알이라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혼인지마을, 온평리 바다 풍경
온평리 바다 현무암 사이로 꿋꿋하게 자라고 있는 식물
무슨 식물일까요?
황노알 지역임을 알려주는 표시인 듯...
사람과 말발자국이 나란히 찍힌 암반이 있다고 하는데 찾지는 못했습니다.
바닷물이 썰물 때에는 삼선녀가 끌고 상륙한 말발굽 자국이 지금도 남아있다고 하니, 밀물 때라 보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과 말발자국 옆에는 세 공주가 목욕했다는 선녀탕이 있는데, 아마도 이곳이 선녀탕인 듯합니다.
온평포구 어느 쪽에 황노알과 선녀탕이 있다고만 하고, 제대로 된 표시가 없는 점은 무척 아쉽습니다.
하루빨리 전설이지만, 그 흔적을 제대로 표시를 해 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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