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가볼만한 곳, 내성천 풍경이 아름다운 선몽대
예천 선몽대는 예천군 호명면에 있는 조선전기 이열도가 1563년(명종 18)에 건립한 누정으로 내성천 남쪽 암산에 있는 정자입니다.
이열도는 퇴계 이황의 종손이며 문하생입니다.
선몽대에 오르면 선경에 비길 만큼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강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한국의 전통적 산수미를 보여주는 자연 속 정자로 대한민국 명승 제1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동서로 흐르는 내성천의 모래밭이 한눈에 들어오고, 대 아래에는 가늘고 긴 냇물이 굽이쳐 흐르고 뒷산에는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산중턱에 약수터가 있으며, 정자 주변에는 노송이 울창합니다.
지난 주말 김장하러 예천에 가는 길에 잠시 들러 선몽대 풍경을 담았는데요.
겨울이라 찾는 이는 없지만, 자연 속 아름다운 풍경은 더할 나위 없이 멋졌습니다.
선몽대는 예천군 호명면 백송리 내성천가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진입로부터 아름드리나무가 반겨줍니다.
낙엽이 모두 떨어져서 을씨년스럽지만 신록이 우거진 여름과 단풍이 지는 가을엔 무척 예쁠 것 같습니다.
선몽대 생태공원
선몽대생태공원이 있는 곳의 지형은 풍수상 평사낙안형으로 내성천의 백사장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위치하는 선몽대 숲은 역사가 깊고 수해 방비림, 방풍림, 수구막 숲 및 비보림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선몽대 관람안내
관람시간 제한없음
휴무일 없음
관람료(입장료) 무료
주차장 무료
선몽대생태공원의 내성천 건너편은 호명면 총산리입니다.
반짝이는 금모래빛 백사장이 아름다운 내성천
내성천은 경북 봉화군 물야면 오전리의 선달산(1,235m)에서 발원하여 남류 및 남서류하여 영주시와 예천군을 지나 문경시 영순면에서 낙동각으로 합류하는 110km의 낙동강 1지류 하천입니다.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영주댐이 건설된 후 모래가 유실되고 고착화되어 환경면에서 문제가 발생해 지금은 내성천 살리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내성천엔 물이 별로 없어 금모래빛 백사장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여름엔 피서지로 무척 좋을 것 같네요.
선몽생태공원 표지판
퇴계 이황이 꿈에서 보았다는 선몽대가 있는 곳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내성천을 바라보다 선몽대로 방향을 이동했습니다.
선몽대 가는 길에는 소나무가 무척 울창하더군요.
선몽대숲은 수해와 바람으로부터 백송리 마을을 보호하기 위하여 조성된 보호림 또는 비보림(풍수상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숲)으로, 수령 100~200여 년 된 소나무와 은행나무, 버드나무, 향나무 등이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이곳 선몽대 숲에서는 매년 정월 대보름에는 마을의 무사태평과 안녕을 위하여 동제를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선몽대 송림에는 이름 모를 비석이 2개 서 있고, 선몽대 앞에는 선몽대를 지은 우암 이열도 유적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선몽대공원 우측, 내성천가 언덕에 있는 곳이 선몽대입니다.
선몽대는 퇴계 이황의 종손이자 문하생인 우암 이열도(1538~1591)가 1563년에 지은 것으로 선몽대의 대호 세 글자는 퇴계 이황의 친필이라고 합니다.
건물의 이름을 짓기 전에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노는 꿈을 꾸고 지어 선몽대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정자 내에는 당대의 석학 퇴계 이황, 약포 정탁, 서애 류성룡, 청음 김상헌, 한음 이덕형, 학봉 김성일 등의 친필시(국학진흥원 보관)가 목판에 새겨져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암 이열도는 송시열의 호와 같은데요.
1538년 예천 백금리에서 태어났고, 증조할아버지인 퇴계 이황(1501~1570)이 장차 훌륭한 인물이 될 것이라 칭송받았다고 합니다.
1538년생인 이열도는 당시 38세인 퇴계 이황이 38세에 증조할아버지가 되었다는 건 아무리 일찍 결혼하던 시기였다지만 다소 이해하기 어렵네요. ㅎㅎ
우암 이열도는 1576년 별시에서 병과 1위로 급제했고, 승무원을 거쳐 사헌부감찰, 예조정랑, 고령현감, 평안도사, 형조정랑, 경산현령 등의 관직생활을 하고 1563년 아버지 이굉이 건립한 선몽대로 들어와 후학을 양성하며 여생을 보냈습니다.
당시 증조부 퇴계 이황은 선몽대의 창건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했고, 선몽대 현판과 시를 남겼다고 합니다.
선몽대 현판은 국학진흥원에 보관하고 있고, 이곳엔 복제품이 걸려 있다고 하는데 보질 못했습니다.
선몽대에서 바라본 입구 전각들과 내성천
간판은 없지만 이 전각이 선몽대 정자인가 봅니다.
정자 아래쪽에는 거대한 바위가 있고, 바위 사이와 바위 주변에 기둥을 세워 2층 누각으로 만들어진 모습이네요.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탓인지 정자의 모습은 조금 훼손되어 있습니다.
선몽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내성천 백사장 명사십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가늘고 긴 내가 자랑하고, 뒷산에는 병암으로 둘러싸인 힘찬 기암절벽이 주위를 휘감고 있습니다.
그럼 당대의 석학이 선몽대에서 바라본 내성천 풍경을 담은 시를 하나 보겠습니다.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5차례나 대사헌에 임명되었으나 강직한 성품으로 출사와 사직을 반복했던 김상헌(1570~1652)은 이곳 선몽대의 아름다움에 취해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겨놓았습니다.
모래는 깨끗하고 냇물이 밝아서 맑기가 텅빈 것 같으니
沙白川明澹若虛
옥산과 옥구슬 가득한 정원에 비교함이 어떠할까
玉山瓊圃較何如
신선의 땅이 하도 멀어 오기가 어렵다 하나
仙區萬里應難到
이 정자에 오고감을 소홀히 하지 말자
來往斯亭且莫疎
- 김상헌, 경차선몽대운(敬次仙蒙臺韻)
오천교 방향의 내성천
날씨까지 맑아 옛 성현들이 이곳 선몽대에서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던 모습을 상상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겨울이라 썰렁하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멋진 풍경에 취하는 것도 겨울낭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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