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사상과 실학자 탐구, 남양주 실학박물관 (자산어보 특별전)
정약용 유적지는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에 있으며, 정약용의 5대조부터 뿌리내린 곳으로 그가 나고 자랐으며 말년을 보낸 곳입니다.
다산 정약용은 유형, 이익으로 이어지는 실학을 계승했으며, 북학파의 사상까지 받아들여 실용지학, 이용후생을 주장하면서 실학을 집대성하였습니다.
다산은 일생 500여 권이 넘는 저술과 2,700여 수의 시를 남기고, 1836년(헌종 2) 75세의 삶을 일기로 고향 집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약용 유적지에는 정약용선생묘(경기도기념물), 생가인 여유당, 사당 문도사, 다산기념관과 다산문화관 등이 있습니다.
남양주 정약용 유적지 - 정약용 생가 여유당, 정약용 묘, 다산문화관
실학의 대가인 만큼 정약용 유적지 앞에는 실학박물관이 있는데요.
실학사상을 소개하고 연구하는 박물관으로 실학이란 무엇이며 실학사상과 실학자에는 어떤 학자들이 있는지 보겠습니다.
정약용 유적지에 자리한 실학박물관
2009년에 개관한 조선후기 학파인 실학을 테마로 한 역사테마박물관입니다.
박물관 1층에 기획전시실에서는 같이 유배를 떠나면서 헤어진 후 영영 만나지 못한 정약용의 형인 정약전이 지은 자산어보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2층에 3개의 전시장이 테마별로 구성되어 실학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학박물관 관람안내
관람시간 10:00 ~ 18:00(30분전 입장마감)
휴관일(휴무일)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 매년 1월 1일과 설 당일, 추석 당일
입장료(관람료) 무료
주차장 현재는 무료
실학박물관 입구
박물관 제1전시실에서는 실학의 형성이라는 테마로 꾸며진 전시장으로 서양문물이 전래된 배경과 조선사회의 개혁과 변화의 과정을 소재하고 있습니다.
제2전시실은 실학의 전개라는 주제로 조선이 근대화로 가는 가교역할을 하였던 실학사상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3전시실은 실학과 과학으로 조선시대 천문과 지리에 관한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데 하늘의 별자리를 그려넣은 천문도와 대한민국 지도와 세계지도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시대 실학사상을 형성하였던 대표적인 사상들을 소개하는데 이익, 박지원, 김정희, 정약용, 박제가, 홍대용, 유득공 등 실학자들이 집필한 고서들과 지도, 천문도구 등이 전시되고 있답니다..
실학박물관 1층 로비
기획전시실에서는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실학박물관 개관 15주년 특별전입니다.
실학박물관 특별전시실의 '그림으로 다시 쓰는 자산어보'
자산어보는 정약용의 형인 조선후기 문신 정약전이 귀양가 있던 흑산도 연해의 수족을 취급하여 1814년에 저술한 실학서입니다.
'자산어보'는 조선 후기의 실학적 정신을 대표하는 중요한 문헌이며, 당시의 해양 생물학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합니다.
정약전의 세심한 관찰과 기록은 오늘날까지도 귀중한 과학적 자료로 평가받고 있고, 이는 한국 자연과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자산어보 특별전 모습
전국의 발달장애 미술작가 39명이 함께 만든 전시입니다.
자산어보에 등장하는 다양한 바다생물과 자연풍경을 저마다의 독창적인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자산어보 이야기들
정약전의 유배지 흑산도에서 쓴 이유 등에 대해서 적혀 있습니다.
아울러 자산어보에는 물고기 그림이 없는데요.
이는 정약용과 정약전이 서로 다른 곳에서 유배하며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정약전은 바다생물의 그림을 그리려고 했지만 정약용이 그림 대신 글로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 복사본
원본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자산어보에는 226가지의 바다생물을 기록했습니다.
이중 131가지 바다생물의 이름은 정약전이 직접 지었다고 합니다.
정약전은 이 책에서 생물들을 인류, 무인류, 개류, 잡류 등 4가지 분류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비늘이 있는 생물(일반적인 물고기류), 무인류눈 비늘이 없는 생물(장어 같은), 개류는 껍질이 있는 생물, 잡류는 세가지 외의 다양한 생물을 가리킵니다.
지금으로선 기초적인 분류이지만, 당시로서는 해양생물에 대한 중요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고, 선진국에서도 근대과학적 동식물 분류법이 확립되지 않았던 시기 임을 감안하면 그의 관찰력이 대단함을 알 수 있습니다.
2층 전시실로 올라갔는데 로비에는 수레와 벽돌이란 조형물이 있습니다.
수레는 실학의 상징적인 존재라고 하는데요.
농업 생산력 향상과 상업발전을 위해서 수레는 매우 중요한 것인데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아 실학자들이 장려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벽돌 또한 그동안 사용했던 흙과 돌에 비해 실용성이 좋아 장려한 물건이었습니다.
실학박물관 제1 전시실, 실학의 형성
실학박물관 인트로 영상 '실학의 숲으로'
실학이란 무엇일까?
허학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현실성과 실용성, 진정성을 강조하는 학문입니다.
실속없고 헛된 것을 추구하는 것을 비판하는 학문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실학이 가리키는 대상은 시대에 따라 달라졌는데요.
조선전기에는 불교와 달리 유학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문이란 의미였고, 대한제국기부터 민족의 독립과 근대화에 매진하던 시기에는 조선후기에 있었던 개혁적, 실천적 학풍을 범주화하여 실학이라 불렀습니다.
실학은 일반적으로 조선후기 경기도와 서울을 중심으로 등장한 유학의 새로운 학풍을 말합니다.
16세기 중엽 이후 서양문물이 동양으로 전해지면서 한중일 삼국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조선정부는 여러가지 개혁을 진행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대동법이었습니다.
대동법은 곡물을 토지 단위로 쌀을 통일하여 징수한 세금으로 가난한 농부들의 부담은 줄어들고 상공업과 상품화폐의 경제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성리학 등의 학풍에서 벗어나 현실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학문적으로 제시한 것이 실학인 것입니다.
실학박물관 제1 전시실 모습
실학은 법고창신, 이용후생, 실사구시를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법고창신은 조전연구를 통해 현실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며, 이용후생은 공리공론을 배격하고 학문이 세상에 도움이 될 것을 강조했으며, 실사구시는 실제의 일에서 옳음의 판단기준을 찾은 것입니다.
실학의 탄생
조선의 주류 세력은 주자학을 교조적으로 적용하며 정치적 반대세력을 핍박했습니다.
경전해석을 주자학과 달리했다는 구실로 정치적 반대파인 윤휴와 박세당을 사문난적으로 탄압했습니다.
그러나 실학은 교조적 이념이 아닌 실질적 민생대책을 추구했는데요.
반계 유형원은 토지제도를 비롯해 전반적인 국가제도 개혁론(경세론)을 펼쳤으며, 이것이 바로 반계수록입니다.
서계 박세당은 농사체험을 바탕으로 우리 실정에 맞는 농서인 색경을 썼습니다.
'큰 것을 이루려면 작은 것이 치밀해야'
반계수록(1670년)은 토지제도, 교육, 관리충원제도, 국사제도와 국방의 문제를 다룬 변법적 국가개혁론입니다.
훗날 양득중이 영조에게 실사구시를 아뢴 후 이 책을 추천했다고 합니다.
'산해관 잠긴 문을 한 손으로 밀치도다'
연행사는 청의 수도인 연경(북경)으로 가는 사신을 말하며, 통신사는 일본 바쿠후에 파견되는 신사를 말합니다.
1644~1876년까지 612회의 연행사사, 1607~1811년까지 12회의 통신사가 파견되었습니다.
중국중심이었던 외교에서 명나라로 보내는 사신은 조천, 청나라에 보내는 사신은 연행이라 했는데요.
김창업의 오가재연행일기, 홍대용의 담헌연가,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이 있습니다.
'민의 부감을 줄이면서 국가 재정을 넉넉하게'
실학자들은 민부를 바탕으로 국부를 증진시키려 했습니다.
대표적인 제도가 대동법 시행이었습니다.
'서민이 성장하고 상업이 발달하다'
조선사회는 농업을 중시하고 상업을 경시했는데, 일부 실학자들은 상업이 산업에 끼치는 순기능을 주목했고, 상업활동을 국가재정을 위한 세원으로 파악해 관심을 가졌습니다.
실학박물관 제2 전시실, 실학의 전개
18세기에 실학과 관련한 두 그룹이 주목됩니다.
성호 이익에서 출발하는 성호학과와 18세기말의 연암 박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그룹입니다.
성호 이익은 학문이 세상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경세치용을, 연암 박지원은 상공업 진흥과 기술개발을 통해 백성의 살림살이를 넉넉하게 하는 이용후생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두 흐름은 다산 정약용에 의해서 집대성되었으며, 19세기 전반기의 추사 김정희는 실사구시설을 통해 학문적으로 사실에 근거하는 실증주의를 강조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학문적 성과를 냈습니다.
제2 전시실 전시 모습
성호 이익(1681~1763)의 경세치용
'경전을 연구하는 것은 실제에 쓰이기 위해서이다'
박지원(1737~1805)의 열하일기
당시 조선 지배층은 인순고식과 미봉에 대한 비판과 천하 정세를 살펴서 우리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 저술입니다.
압록강을 넘어 열하에 이르기까지 노정과 견문을 기록하는 한편, 연암의 실학사상을 담은 대표적인 연암의 저술입니다.
홍대용(1731~1783)의 의산문답
가상인물인 허자와 실옹의 대화방식을 통해 주자학 일변도의 닫힌 생각을 비판하며 인물균, 지구자전, 우주무한의 주장을 펼친 실학사상의 대표적인 저술입니다.
다산초당
다산초당은 정약용(1762~1836)이 강진 유배기에 거처했던 곳으로 다산학의 산실이었습니다.
제자를 가르쳤고,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저술을 남김으로써 후학들은 그의 업적을 기려 '다산'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다산 정약용의 고향 마재 마을의 풍경들, 유배지의 제자들, 학문과 저술, 가족사항 등
실사구시파의 추사 김정희(1786~1856)
'사실을 밝혀서 진리를 추구한다'
혜강 최한기(1803~1877)의 근대로의 가교
최한기는 실리와 변통을 강조했는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변화를 하는 것이 유교의 가르침이라고 보았습니다.
환재 박규수(1807~1877)
박규수는 1840년 아편전쟁이라는 충격적인 국제적인 정세변화에 응하여 해방책에 관심을 가졌으며, 동양문화의 우월감 아래 서양과 적극적으로 교섭하고자 했습니다.
제너럴 셔먼호를 화공으로 격퇴시키는 활약을 했지만 흥선대원군에게 개항하도록 설득했던 개항론자였습니다.
고산자 김정호(1804~1866)
우리 역사와 지리, 언어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실증, 실측의 방법이 강구되었습니다.
안정복의 동사강목, 유득공의 발해고, 한치윤의 해동역사, 이중환의 택리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유희의 언문지 등이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과 함께하는 북한강 여행
실학박물관 제3전시실, 실학과 과학
실학의 특징 중에서도 과학이라는 주제를 부각시킨 전시실인데요.
서양과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실학자들이 당시 천문학과 지구의 자전, 구형의 지구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각종 천문도구와 천문관측기구, 마테오리치의 곤여만국지도, 정상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실감콘텐츠 영상
조선의 하늘과 땅
일부분을 영상으로 감상해 보세요.
지구전후황도남북항성합도(19세기)
관상감에서 제작한 지도로 오른쪽 성도는 황도남북항성도, 왼쪽은 지구전후도입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1402년)
조건건국 10여년 후인 1402년에 제작된 세계지도로 중국 중심의 직방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조선은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와 함께 이 짝이 되는 지도로 이 세계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1395년)
고구려 천문도를 바탕으로 하늘의 모습을 12개로 나누어 지상의 분야와 연관해서 그린 조선시대 천문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관측할 수 있는 1,467개의 별(282개 별자리)을 하나의 동심원 표면 위에 그린 것입니다.
혼개통헌의, 혼천의, 방성도, 앙부일구 등
교과서에서만 접해 봤던 실사구시의 학문, 실학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는 박물관이었는데요.
그 실학을 집대성한 위대한 학자인 정약용의 업적까지 이해할 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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